2022.10.23.연중 제30주일(전교주일)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한 미사

이사2,1-5 로마10,9-18 마태28,16-20

 

 

우리는 모두 주님의 '선교사'이다

-사랑, 꿈, 제자, 선교사-

 

 

오늘은 제96차 전교주일이며 우리는 민족들의 복음화를 위해 미사를 봉헌합니다. 교회는 1926년부터 해마다 10월 셋째 주일을 전교주일로 정해 그리스도인의 선교 사명을 일깨우면서 전교 지역을 돕는 행사를 하고 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담화문에서 그리스도를 증언해야 하는 것은 모든 그리스도인의 소명이라 하며 다음과 같이 강조하셨습니다.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 아버지의 ‘선교사’로서 가장 먼저 파견되신 분으로, 하느님 아버지의 성실한 증인이십니다. 이와 마찬가지로 모든 그리스도인은 선교사가 되고 증인이 되라고 부름 받았습니다. 그리고 그리스도의 제자 공동체인 교회는 그리스도를 증언하여 온 세상에 복음을 알려야 하는 사명 외에는 다른 어떤 사명도 없습니다. 

 

복음화하는 일이 바로 교회의 정체성입니다. 그러니 세례 받은 이는 저마다 교회 안에서 그리고 교회의 가르침에 따라 선교 사명으로 부름 받았습니다. 결국 사명은 각자 개인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교회 공동체와 이루는 친교 안에서 언제나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선교는 교회의 존재이유입니다. 선교 없는 교회는 죽은 교회요 이미 존재이유의 상실입니다. 선교하는 교회, 바로 교회의 정체성입니다. 그러니 교회는 선교적이어야 하며 교회에 속한 우리들은 모두 선교사입니다. 우리로 말하면 안으로는 수도승이요 밖으로는 선교사입니다. 과연 어떻게 하면 주님의 선교사로서 훌륭한 삶을 살 수 있겠는지 그 방법을 나눕니다.

 

첫째, 사랑의 선교사로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그리스도 예수님을, 교회를,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참으로 하느님을 사랑하는 이는 그리스도 예수님을, 교회를, 이웃을 사랑합니다. 선교사로서 우선적 자질이 사랑입니다. 갈림없는 마음, 한결같은 마음으로 온 힘을 다해 사랑하는 것입니다. 사랑은 고백입니다. 사랑의 고백입니다. 성서의 언어는 대부분 고백의 언어입니다. 주님께 대한 믿음의 고백, 희망의 고백, 사랑의 고백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고백에 대한 가르침이 고맙습니다.

 

“예수님은 주님이시라고 입으로 고백하고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셨다고 마음으로 믿으면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곧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습니다. 같은 주님께서 모든 사람의 주님으로서, 당신을 받들어 부르는 모든 이에게 풍성한 은혜를 베푸십니다. 과연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모든 이가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언젠가의 구원이 아니라 오늘 지금 여기서 주님께 사랑을, 믿음을 고백할 때 구원의 체험입니다. 참으로 주님께 사랑을 고백하는 마음으로 이 거룩한 미사를 봉헌하시기 바랍니다. 그러면 주님은 더욱 당신을 사랑할 수 있도록 우리 마음에 당신 사랑의 성령을 부어주실 것입니다.

 

둘째, 꿈의 선교사로 사는 것입니다.

꿈이 있을 때 선교 열정도 샘솟습니다. 참으로 주님을 사랑하는 이들은 꿈꾸는 사람들입니다. 정말 우리 선교사에게 우선적인 것이 꿈이자 희망이자 비전입니다. 성서와 교회의 모든 성인들의 꿈의 사람, 희망의 사람이었습니다. 예수님께는 하느님의 나라가 영원한 살아있는 꿈이었습니다. 꿈이 있어야 쉽게 좌절하지 않습니다. 꿈이, 희망이 있어야 끝까지 기다릴 수 있고 인내할 수 있습니다. 다시 힘차게 일어납니다. 오늘 제1독서는 이사야 예언자의 꿈을 보여줍니다. 하느님의 꿈, 영원한 평화의 꿈이요 언젠가 실현될 꿈입니다.

 

“세월이 흐른 뒤에 이러한 일이 이루어지리라. 주님의 집이 있는 산은, 모든 산들 위에 굳게 세워지고, 언덕들보다 높이 솟아오르리라. 모든 민족들이 그리로 밀려들고, 수많은 백성이 모여 오면서 말하리라. 

‘주님의 산으로 올라가자. 야곱의 하느님 집으로! 그러면 그분께서 당신의 길을 우리에게 가르치시어, 우리가 그분의 길을 걷게 되리라.’ 

이는 시온에서 가르침이 나오고, 예루살렘에서 주님의 말씀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사야의 꿈은 먼 훗날 오늘 지금 여기서 우리를 통해 그대로 실현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나 영원한 현재 진행형으로 실현되는 하늘나라의 꿈입니다. 이사야의 꿈은, 바로 하느님의 꿈, 평화의 꿈은 바로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해 실현됨을 봅니다.

 

“그분께서 민족들 사이에 재판관이 되시고, 수많은 백성들 사이에 심판관이 되시리라. 그러면 그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워 익히지도 않으리라. 야곱 집안아, 자,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자.”

 

오늘날도 여전히 회자되는 평화의 꿈입니다. 이래서 우리는 그리스도는 우리의 평화라 고백합니다.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드는 평화의 꿈은 바로 하느님의 꿈이자 예수님의 꿈이요, 교회의 꿈이자 우리의 꿈입니다. 그러나 작금의 상황은 어떻습니까? 

 

예나 이제나 영원히 계속되는 전쟁입니다. 요즘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평생 애써온 어느 정치가의 자서전을 구입해 읽고 있는데 책 제목이 “다시, 평화”입니다. 남북이, 미중소일 사강이 첨예하게 대치對峙하고 있는 한반도에서 평화가 참으로 절박한 시점입니다. 우리는 모두 영적 야곱의 집안입니다. 그러니 평화의 꿈이 실현되도록 하루하루 노력하면서 평화의 일꾼, 평화의 전사, 평화의 선교사가 되어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도록 합시다.

 

셋째, 제자답게 사는 것입니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안으로는 주님의 제자요 밖으로는 주님의 선교사입니다. 선교의 활동이전에 관상의 친교가 우선입니다. 관상의 친교를 통해 주님과의 우정을 날로 깊이 하는 것입니다. 우리의 주님이자 스승이요 영원한 도반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이십니다. 

 

그러니 하느님 공부, 예수님 공부는 평생 필수 공부입니다. 늘 기도하고 말씀을 공부하고 실천하여 주님과의 관계를 날로 깊이 하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자기가 믿지 않는 분을 어떻게 받들어 부를 수 있겠습니까? 자기가 들은 적이 없는 분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습니까? 선포하는 사람이 없으면 어떻게 들을 수 있겠습니까? 파견되지 않았으면 어떻게 선포할 수 있겠습니까?”

 

참으로 제자로서 믿어야 받들어 부를 수 있고, 들어야 믿을 수 있고, 이렇게 스승인 주님께 믿고 듣고 배워야 선교사로 파견되어 진리를 선포할 수 있으니 선교에 앞서 제자로서 끊임없는 기도를 통한 주님과의 관상적 친교와 공부 수행이 우선임을 깨닫습니다. 

 

넷째, 선교사답게 사는 것입니다.

안으로는 주님의 제자, 밖으로는 주님의 선교사입니다. 선교사명은 우리의 기본적 사명이요 존재이유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 내 삶 자체가 선교이며, 내 삶의 자리가 복음화의 자리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제자들을 선교사로 파견하며 말씀하십니다.

 

“나는 하늘과 땅의 모든 권한을 받았다.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지키게 하여라.”

 

우리 주변의 모두가 복음 선포의 대상이요 궁극에는 주님의 제자들이 되게 하는 것입니다. 교황님의 담화문중 다음 내용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우리 제자들은 개종시키기 위해서가 아니라, 복음을 선포하기 위해서 파견됩니다. 그리스도인들은 개종시키지 않습니다. 사도행전은 이러한 선교적 확장을 말하고, 주 그리스도의 증인이 되라는 부르심에 충실하여 밖으로 나가는 교회의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주님의 선교사, 바로 우리의 신원입니다. 과연 주님을 잘 드러내는 선교사로서의 삶인지 자문하게 됩니다. 우리가 주님을 닮을수록 선교 사명은 잘 이뤄질 수 있겠습니다. 이사야의 말씀 그대로입니다.

 

“기쁜 소식을 전하는 이들의 발이 얼마나 아름다운가!”

 

기쁜 소식을 전하는 순수와 열정의 선교사들보다 매력적이고 아름다운 사람은 없을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은 들음에서 오고 들음은 그리스도의 말씀으로 이루어집니다. 참으로 우리 선교사로서의 삶이 그리스도의 말씀이 육화된 삶이라면 얼마나 멋지고 아름답겠는지요. 

 

우리는 모두 주님의 제자이자 선교사입니다. 주님을 열렬히 한결같이 사랑하는 제자이자 선교사입니다. 끊임없이 관상적 친교와 공부로 주님과의 우정을 깊이하는 주님의 제자요, 주님의 현존이 되어 끊임없이 참 좋으신 주님을 증언하는 선교사입니다. 또 예수님처럼 하늘나라의 꿈, 평화의 꿈을 끊임없이 실현시켜 나가는 주님의 꿈쟁이 선교사들입니다. 

 

이런 하늘나라의 꿈과 희망, 평화의 꿈과 희망에서 끊임없이 샘솟는 열정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의 제자이자 선교사로 살 수 있도록 도와주십니다. 무엇보다 평생 늘 함께 하시겠다는 임마누엘, 주님의 다음 약속 말씀보다 더 큰 결정적 도움은 없습니다. 언제나 마음에 담고 사시기 바랍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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