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8.15.성모 승천 대축일 

묵시11,9ㄱ;12,1-6ㄱㄴㄷ 1코린15,20-27ㄱ 루카1,39-56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우리 모두 승천하신 마리아 성모님과 함께-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참으로 오늘 성모 승천 대축일에 적절한 권고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즉위 5주년인 2018년 3월19일 자신의 세 번째 교황 권고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에 서명했고, ‘현대 세계에서 성덕의 소명에 관한’이라는 부제를 단 이 교황 권고는 4월9일 전 세계에 공개됐습니다. 말 그대로 ‘현대 그리스도인을 위한 지침서’입니다.

 

“모든 거룩하고 충실한 하느님 백성의 전구와 더불어, 여러분에게 저의 새 권고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를 보내 드리게 되어 기쁩니다. 저는 모든 이가 각자 일상생활에서 성덕의 소명을 받아들이도록 격려하고자 이 권고를 작성했습니다.”

 

교황님의 서두 말씀이 큰 위로와 격려가 됩니다. 오늘은 성모 승천 대축일과 더불어 일제 식민지로부터 해방된지 78주년이 되는 광복절입니다. 얼마나 성모 마리아님과 축복된 인연의 한반도 나라인지 깨닫습니다. 참으로 믿는 이들에게는 하루하루 날마다 승천 대축일이요 성모님과 함께 승천 여정의 삶입니다. 

 

희망과 꿈이 사라진, 길을 잃고 방황하는 혼돈과 어둠의 시절에 주님은 승천하신 성모님을 통해 우리 모두에게 희망의 하늘길을, 하늘문을 활짝 열어 주셨습니다. 바로 성모님 승천의 희망의 빛이 우리의 어둠을 환히 밝힙니다. 문득 성모님께 무엇인가 선물로 드리고 싶은데, 하루하루 날마다 나를 통째로 다 드리기에 드릴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문득 생각이 났습니다. 주님 앞에 갔을 때 저는 매일 평생 써놨던 연서(戀書)와 같은 강론집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성모님을 뵈올 때는 지금까지 써놨던 연시(戀詩)와 같은 사랑의 시집을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도 지금 바치고 싶은 두 편의 시가 생각나 그대로 나눕니다. 앞 시는 주님께, 뒤 시는 성모님께 드리는 선물 시입니다.

 

“당신이 꽃을 좋아하면

당신의 꽃이

당신이 별을 좋아하면

당신의 별이

당신이 하늘을 좋아하면

당신의 하늘이

되고 싶다

늘 당신의 무엇이

되고 싶다”-1998.12.25.

 

사랑하올 주님께 바칠 연시로 “늘 당신의 무엇이 되고 싶다”에 이어 오늘 승천하시어 우리를 위해 늘 전구하고 계신 성모님께 드리는 다음 “임오시면”이란 연시입니다. 

 

“임오시면

달맞이꽃 

연노랑 저고리에

메꽃

연분홍 치마

달개비꽃

영롱한 고무신

해드리고 싶네

임오시면”-2000.7.16.

 

모두가 여름철에 들판에 피어나는 영롱하고 청초한 야생화 들꽃들입니다. 이 시와 더불어 오늘 일어나자마자 수도형제들과 함께 주님과 성모님께 선물로 바쳤던 아름다운 성무일도 초대송에 이어 찬미가와 후렴들을 소개하고 싶습니다.

 

1.“오늘 그리스도의 모친 마리아 하늘에 오르셨으니, 어서와 우리 주님께 조배드리세”(초대송 후렴)

2.“태양의 빛입으신 동정녀시여 열두별 머리위에 꾸미신이여

저달을 발판삼아 우뚝서시니 환하게 빛나도다 당신의 광휘”(찬미가1절)

 

이어 5절까지 계속되는 찬미가 내용들은 얼마나 깊고 아름다운지, 우리 영혼을 고무하고 위로하며 환희에 넘치게 합니다. 이어지는 후렴 둘도 아름답습니다.

 

3.“기뻐하라. 오늘 동정녀 마리아, 하늘에 올림을 받으셨도다. 그리스도와 함께 영원히 다스리시는도다. 동정녀 마리아, 하늘에 올림을 받으셨도다. 그곳에 왕중의 왕께서, 별빛 찬란한 옥좌에 앉아 계시는도다”

 

온통 하늘에 올림을 받으신 승리와 영광의 성모님을 기리는 내용들입니다. 참 고마우신 주님에 이어 참 아름다운 성모님입니다. 성모님이 좋아 말이 많다보니 서론이 길었습니다. 성모님 사랑과 자랑에 서론만 쓰다 강론이 끝날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주님과 함께, 성모님과 함께 승천 여정을 살고 있는, 이미 지상에서 천국의 하늘 나라를 살고 있는 복된 우리들입니다. 어떻게 이렇게 살 수 있을까요? 그 방법을 나눕니다.

 

첫째 믿음(信)의 참된(眞) 삶입니다.

겸손과 섬김, 순종의 믿음입니다. 바로 성모님의 삶이 그러하셨습니다. 혈연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지만 마리아 성모 어머니는 영원히 살아계십니다. 제 강론을 쓰는 책상 위 사제서품식때 가족사진의 신마리아 어머니는 지금도 살아 계셔서 저를 보는 듯 합니다.

 

겸손과 섬김, 순종과 믿음의 어머니 마리아 성모님은 친히 영적도반 엘리사벳을 찾아 나섭니다. 감격에 벅찬 엘리사벳의 환대와 더불어 크나큰 위로와 격려를 받는 마리아 성모님입니다. 

 

“내 주님의 어머니께서 저에게 오시다니 어찌 된 일입니까? 보십시오, 당신의 인사말 소리가 제귀에 들리자 저 태 안에서 아기가 즐거워 뛰놀았습니다. 행복하십니다, 주님께서 하신 말씀이 이루어지리라고 믿으신 분!”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는지요! 바로 이런 성모님을 닮아 참된 믿음의 삶, 겸손과 섬김, 순종의 삶을 사는 것이요, 바로 이것이 승천의 삶입니다.

 

둘째, 희망(望)의 참 좋은(善) 삶입니다.

희망과 기쁨의 삶입니다. 성모님의 삶이 그러하셨습니다. 희망에서 샘솟는 기쁨이요, 무한한 인내의 기다림입니다. 성모님을 통해 은은히 빛나는 그리스도요, 바로 성모님이, 그리스도가 우리의 희망과 기쁨이 됩니다. 성모님을 통해 궁극의 승리와 영광으로 빛나시는 그리스도야 말로 우리의 희망이자 기쁨의 샘이 됩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원수를 그리스도의 발아래 잡아다 놓으실때까지는 그리스도께서 다스리셔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파멸되어야 하는 원수는 죽음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사실 모든 것을 그의 발아래 굴복시키셨습니다.”

 

아 이런 궁극의 희망이자 기쁨이신 그리스도가, 하느님이, 성모님을 통해 환히 드러납니다. 화답송 시편과 묵시록에 소개되는 성모님의 모습은 얼마나 우리의 희망과 기쁨을 붇돋우는지요!

 

“오피르 황금으로 단장한 왕비, 당신 오른쪽에 서 있나이다.”

‘하늘에 큰 표징이 나타났습니다. 태양을 입고 발밑에 달을 두고 머리에 열두 개 별로 된 관을 쓴 여인이 나타난 것입니다.’

 

바로 승리와 영광의 성모님이, 주님이 우리의 영원한 희망과 기쁨의 원천이 됩니다. 우리 모두 주님을 닮아 희망과 기쁨의 참 좋은 승천의 삶을 살게 합니다.

 

셋째, 찬미와 감사의 삶입니다.

성모님의 삶이 바로 그러했습니다. 찬미와 감사의 사랑(愛)에 기쁨이요, 찬미와 감사의 아름다움(美)입니다. 묵시록의 마지막 말씀도 우리의 찬미와 감사를 북돋웁니다. 성모 마리아 어머니를 통해 환히 드러나는 그리스도의 권세입니다.

 

“이제 우리 하느님의 구원과 권능과 나라와, 그분께서 세우신 그리스도의 권세가 나타났다.”

 

찬미의 기쁨, 찬미의 사랑, 찬미의 행복입니다. 감사의 기쁨, 감사의 사랑, 감사의 행복입니다. 하느님 찬미와 감사가 우리의 운명을 바꿉니다. 긍정적 낙관적 인생관을 지니게 합니다. 살 줄 몰라 불행이요 살 줄 알면 행복입니다. 행복은 선택입니다. 영혼 건강, 정신 건강에 하느님 찬미와 감사보다 더 좋은 영약(靈藥)은 없습니다. 

 

그러니 찬미와 감사의 삶을 선택하여 부단한 훈련을 통해 찬미와 감사를 습관화하는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신 은총에, 은혜에 감격하여 바치는 오늘 복음의 마니피캇 찬미감사가는 얼마나 우리 전존재를 찬미와 감사의 기쁨과 사랑으로 가득 채워주는 지요! 

 

참으로 성서의 가난한 사람들인 아나뷤의 후예들인 우리가 바칠 참 자랑스런 특권이 이런 찬미와 감사의 기도입니다. 2천년 동안 가톨릭교회가 저녁기도때 마다 성모님과 함께 바치는 참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마니피캇 찬미감사가입니다. 늘 바쳐도 늘 샘솟는 찬미의 기쁨, 감사의 기쁨을 선물하는 마니피캇입니다.

 

“내 영혼이 주님을 찬송하고, 내 마음이 나의 구원자 하느님 안에서 기뻐 뛰니, 그분께서 당신 종의 비천함을 굽어보셨습니다. 이제부터 과연 모든 세대가 나를 행복하다 하리니, 전능하신 분께서 나에게 큰 일을 하셨기 때문입니다. 그분의 이름은 거룩하고, 그분의 자비는 대대로,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미칠 것입니다.”

 

참 사랑스럽고 아름다운 성모 승천 대축일입니다. 성모님 자랑하기로 하면 끝이 없습니다. 성모님을 통해 환히 드러나는 그리스도요 하느님의 영광이요, 주님의 은총이 우리 모두 지상에서 성모님처럼 영적 승리와 영광의 삶을 살게 합니다.

 

1.섬김과 순종의 참된 믿음의 삶을, 

2.희망과 기쁨의 참 좋은 삶을, 

3.찬미와 감사의 아름답고 사랑 충만한 삶을, 한마디로 요약하여 승리와 영광의 승천의 삶을 살게 합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이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성모님을 닮아 진선미(眞善美)의, 신망애(信望愛)의 영원한 삶, 승천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오늘 승천하시어 승링의 영광을 누리시며 우리를 위해 끊임없이 전구하고 계시는 성모 마리아는 참으로 우리의 영원한 미래요 희망입니다.

  

“마리아 하늘에 올림을 받으셨으니 천사들이 기뻐하며, 주를 찬미하는도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61 영원한 생명 -주님과 만남과 따름의 여정-2023.8.21.월요일 성 비오 10세 교황(1835-1914)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8.21 255
3160 평화의 길, 상생의 길, 지혜의 길 -주님이 답이다- “주님을 믿고, 희망하고. 사랑하라”2023.8.20.연중 제20주일 프란치스코 2023.08.20 277
3159 어린이 예찬 -하늘 나라의 삶-2023.8.19.연중 제19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08.19 315
3158 하느님 중심의 교회 공동체 -전례; 우정의 여정-2023.8.18.연중 제19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3.08.18 276
3157 탈출(Exodus)의 여정 -날마다 새로운 출발-​​​​​​​"산처럼, 물처럼-"2023.8.17.연중 제19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3.08.17 285
3156 올바로 ‘보는 눈(觀)’ -하느님 중심의 올바른 공동체관(共同體觀)-2023.8.16.연중 제19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08.16 308
»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우리 모두 승천하신 마리아 성모님과 함께-2023.8.15.성모 승천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3.08.15 307
3154 분별력의 지혜 -사랑이 답이다-2023.8.14.월 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사제 순교자(1894-194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8.14 308
3153 “우리 모두 ‘믿음의 뿌리’를 튼튼히 합시다.” -기도하라, 사랑하라, 함께하라-2023.8.13.연중 제19주일 프란치스코 2023.08.13 312
3152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삶 -믿음의 답이다-2023.8.12.연중 제18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08.12 327
3151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예수님을 따라 “해맞이꽃 사랑”으로-2023.8.11.금요일 성녀 클라라 동정(1194-1253)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8.11 327
3150 영원한 삶 -주님을 섬기고 나누며 따르는 삶-2023.8.10.목요일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225-258) 축일 프란치스코 2023.08.10 336
3149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 “영적승리의 삶” -끊임없는, 한결같은 기도와 회개, 믿음의 훈련-2023.8.9.연중18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08.09 344
3148 하느님 중심의 삶 -기도와 회개, 믿음과 겸손, 자비와 지혜- “선택, 훈련, 습관”2023.8.8.화요일 성 도미니코 사제(1170-122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8.08 357
3147 섬김과 나눔의 위대한 지도자들을 본받읍시다 -모세, 예수, 프란치스코 교황- 2023.8.7.연중 제18주간 월요일 ​​​​​​​ 프란치스코 2023.08.07 353
3146 변모의 여정 -갈망, 만남, 이탈, 경청, 추종-2023.8.6.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프란치스코 2023.08.06 351
3145 희년(禧年)의 영성 -인간의 해방, 경제적 해방, 생태적 해방-2023.8.5.연중 제17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08.05 341
3144 믿음의 여정 -전례와 믿음; 믿음의 은총, 믿음의 공부와 훈련-2023.8.4.금요일 성 요한 마리 비안네 사제(1786-1859)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8.04 357
3143 귀향(歸鄕)의 여정 -늘 새로운 시작2023.8.3.연중 제17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3.08.03 324
3142 참선물, 참보물 -“찾으라, 발견하라, 반기라”-2023.8.2.연중 제17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08.02 339
Board Pagination Prev 1 ...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 183 Next
/ 183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