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4.10.부활 제2주간 수요일                                                             사도5,17-33 요한3,16-36

 

 

구원은 선물이자 선택이다

-주님을 선택하라, 주님을 사랑하라-

 

 

“주님을 바라보아라. 기쁨이 넘치고,

 너희 얼굴에는 부끄러움이 없으리라.”(시편34,6)

 

오늘 옛 어른 다산 정약용의 어록부터 나누고 싶습니다.

“많은 현자들이 이렇게 통찰했다. ‘가장 오래 간직된 부는 어려운 누군가를 위해 내놓은 기부였다.”

“재산을 숨겨두는 방법으로 남에게 베푸는 것보다 더 좋은 것은 없다.”-여유당전서.

 

어제 열심한 개신교 신자이면서 가톨릭교회로 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자주 피정오는 자매가 제 강론을 선물받고 보낸 짧은 답신의 말마디입니다.

 

“아멘. 메멘토 모리, 코람데오, 카르페 디엠!”

 

메멘토 모리, ‘죽음을 기억하라’, 카르페 디엠, ‘지금을 살라’는 말은 알겠는데 코람데오는 생전 처음보든 라틴어 말마디였습니다. 검색해보니 개신교에서는 잘 쓰이는 유명한 말마디가 코람데오(Coram Deo), ‘하느님 앞에서’였습니다. 이 좋은 말마디를 몰랐다니 순간 부끄러웠습니다. 늘 하느님 앞에서 품위있고 고결한 삶이라면 얼마나 멋지고 아름답겠는지요! 

 

여기에 한말마디를 더해야 완벽하겠습니다. ‘아모르 파티(Amor Fati)’, ‘운명을 사랑하라’ 즉 운명애입니다. 엊그제 강론을 쓴후 저절로 나온 고백에 만족했습니다. “주님은 내 운명이자 사랑이듯 강론 역시 내 운명이자 사랑이다.” 그렇습니다. 저뿐만 아니라 우리 수도자들은 물론 주님을 믿는 모든 이들에게 주 예수님은 내 운명이자 사랑이 되겠습니다. 그러니 주님께 대한 사랑은 아모르 파티, 운명애요, 꼭 기억해야 할 말마디는 다음 순서의 넷이 되겠습니다.

 

“코람데오, 메멘토 모리, 카르페 디엠, 아모르 파티”

 

오늘 강론 제목은 “구원은 선물이자 선택이다-주님을 선택하라, 주님을 사랑하라-”입니다. 마침 카톡을 열어보니 어제 어느 신부님께 보낸 메시지에 대한 답신이었습니다.

 

“절망은 없다, 힘내세요! 사랑하는 신부님!”

“인생의 봄날은 언제나 오늘입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운명이자 사랑인 봄날같은 내 인생입니다. 새벽 집무실에 들어 옛 자작 시집을 펼치는 순간 23년전 “선물”이란 시에 반갑고 기뻤습니다. 언젠가 한 번 인용했지만 새롭게 마음에 와닿습니다.

 

“꽃처럼 환한 웃음보다 더 좋은 선물 있을까

 삶은 선물이다

 꽃같은 삶이다

 눈여겨 보지 않으면 순식간 사라져가는 꽃들

 바로 선물 인생 아니던가

 얼마나 그 많고 좋은 선물들 놓쳐 버리고 살았는지

 살아 있는 동안은 그대로 꽃인 인생인 거다

 어제의 꽃폈다 지면 오늘의 꽃폈다 지고...

 평생을 그렇게 날마다 죽을 때까지

 파스카의 꽃으로 사는 거다

 끊임없이 폈다 지면서 떠나는 삶이다

 잘 떠날 때 아름답지 않은가

 길이길이 향기로 남는다

 그리스도의 향기, 존재의 향기, 사랑의 향기, 겸손의 향기”-2001.4.23.

 

온갖 만개한 파스카의 봄꽃들 선물로 가득한 축제같은 부활시기 4월입니다. 또 오늘 4월10일은 나라의 명운(命運)이 달린 총선거날입니다. 잘 투표하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바라고 할 수 있는 무혈 혁명은 선거혁명 하나뿐입니다. 분별의 요령은 당이든 사람이든 그가 살아온 과거 역사를 면밀히 잘 들여다 보면 답은 저절로 나올 것입니다. 어느 당이, 어느 인물이 진정 나라를, 국민을 사랑하고, 정의롭고 지혜롭게 활약하며, 섬기는 마음으로 민생을 챙겨 왔는지 잘 들여다 본후 선택하는 것입니다. 축제와 같은 선거 결과가 나오길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입니다.

 

사랑의 눈만 열리면 온통 주님의 선물로 가득한 세상입니다. 선물중의 선물, 최고의 참 좋은 하느님의 선물이 파스카의 예수님입니다. 오늘 복음이 그대로 증거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세상을 너무나 사랑하신 나머지 외아들을 내주시어, 그를 믿는 사람은 누구나 멸망하지 않고 영원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이다.”

 

새삼 구원의 믿음도 선택임을 깨닫습니다. 구원도 심판의 멸망도 선택입니다. 아드님을 믿는 사람은 심판을 받지 않으나 믿지 않는 자는 심판을 받습니다. 그러니 스스로 선택 여부에 따라 자초하는 심판입니다. 심판의 내용은 복잡하지 않고 단순합니다. 

 

“빛이 이 세상에 왔지만, 사람들은 빛보다 어둠을 사랑하였다.” 

 

무지의 악을, 무지의 어둠을 사랑하여 선택하는 무지에 눈먼 사람들이 문제인 겁니다. 그리하여 악을 선택하여 악을 저지르는 자는 누구나 빛을 미워하고 빛으로 나아가지 않습니다. 자기가 한 일이 드러나지 않게 하려는 것입니다. 반면 진리를 사랑하여 선택, 실천하는 이는 빛으로 나아갑니다. 자기가 한 일이 하느님 안에서 이루어졌음을 드러내려는 것입니다.

 

삶은 구원의 선물이자 선택입니다. 죽음이 아닌 생명을, 어둠이 아닌 빛을, 거짓이 아닌 진리를, 불행이 아닌 행복을, 절망이 아닌 희망을, 전쟁이 아닌 평화를, 미움이 아닌 사랑을, 허무가 아닌 충만을 선택하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요약하여 파스카의 예수님을 선택하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무지와 허무에 대한 구원의 답은 파스카의 예수님 선택 하나뿐입니다.

 

삶은 빛과 어둠의, 진리와 거짓의 싸움이요 이것이 영적전쟁의 요체입니다. 그러나 빛이 어둠을, 거짓이 진리를 이길수는 없습니다.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 내용이 이를 입증합니다. 어둠의 세력을 대변하는 대사제와 모든 동조자들과 사두가이파 사람들, 그리고 빛의 세력을 대변하는 사도들과의 대결이요, 사도들을 인도하는 자는 주님의 천사입니다. 

 

사도들이야말로 빛이신 주님을 사랑하여 선택한 분들이 아닙니까? 세상 그 누구, 그 무엇도 진리이자 빛이신 주님을 이길 수도, 가둘 수도 없습니다. 그러니 사도들의 승리는 불문가지(不問可知)요, 다음 사도들의 승리를 예견하는, 또 승리의 결과를 알리는 말마디입니다.

 

“가거라. 성전에 서서 이 생명의 말씀을 모두 백성에게 전하여라.”

사도들을 직접 진두지휘(陣頭指揮)하는 주님의 천사입니다.

 

“여러분께서 감옥에 가두신 그 사람들이 지금 성전에 서서 백성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전하는 소식이 흡사 사도들의 승전보(勝戰譜)처럼 들립니다. 구원은 선물이자 선택입니다. 주님을 선택하고 주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주님의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날마다 주님을 선택하고 사랑함으로 영적승리의 삶으로 이끌어 주십니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행복하여라, 그분께 몸을 숨기는 사람!”(시편34,9).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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