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4.13.부활 제2주간 토요일                                                                사도6,1-7 요한6,16-21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인생 항해 여정-

부활하신 주님 중심의 공동체

 

 

“주님, 저희가 당신께 바라는 그대로

 저희 위에 자애를  베푸소서.”(시편33,22)

 

오늘 화답송 시편도 은혜롭습니다. 새삼 부활하신 주님이 바로 우리 삶의 중심임을 확인하게 됩니다. 오늘도 일어나 집무실에 들어오자마자 십자가의 예수님과 태극기 앞에서 만세칠창으로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작년 8.15일 광복절이후 계속되는 만세칠창의 기도입니다. 두팔을 번쩍 들으니 기도와 동시에 전신 운동도 됩니다. 

 

때로 집무중에도, 또 하루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어가기전에도 바치는 몸과 마음이 하나된 만세기도입니다. 이보다 유쾌하고 정신 번쩍 들게 하는 기도도 없습니다. 참 많이도 권하는 기도입니다.

 

“하느님 만세!”

“예수님 만세!”

“성령님 만세!”

“대한민국- 한반도 만세!”

“가톨릭 교회 만세!”

“성모님 만세!”

“성 요셉 수도원 만세!”

 

삼위일체 하느님 중심의 삶임을 새롭게 고백하는 만세칠창의 기도입니다. 제가 수도생활 초창기부터 지금까지 35년동안 여기 수도원에 정주하면서 참 많이 했던 강론 주제가 주님은 우리 “삶의 중심”이라는 것입니다. 삶의 중심을 잃었을 때 무질서에 방황과 혼란이요, 이보다 더 큰 재앙은 없습니다. 또 하나 2014년 산티아고 순례 여정후, 10년 동안 참 많이 사용한 강론 주제 말마디가 “삶의 여정”입니다. 오늘 말씀 묵상 및 우리 요셉 수도원을 생각하던중 떠오른 강론 주제입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인생항해 여정”

“부활하신 주님 중심의 공동체”-

 

오늘 복음은 짧지만 참 은혜롭습니다. 인생항해 여정중인 주님의 제자 공동체를 상징합니다. 잠시 부활하신 주님이 부재할 때 어둠과 더불어 거세어지는 파도에 주님의 제자들은 두려움의 공포에 사로잡힙니다. 바로 인생항해 여정중의 제자공동체가 위기에 봉착했을 때 부활하신 주님의 개입입니다. 호수 위를 걸어 배에 오시는 부활하신 주님을 발견하자 거센 파도와 더불어 더욱 두려움에 사로잡힌 제자들에게 주님께서 주시는 오늘 복음의 중심 말마디입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말라.”

 

‘나다!(I AM!)’ 바로 하느님 이름입니다. 이 이름은 제가 40년전 이미 타계하신, 1970년대 한때 민주화운동의 상징적 인물이었던 당시 해직된 연대 김동길 교수의 특강때 들은 이름입니다. 아버지가 밤늦게 귀가하여 문을 두드릴 때 “누구요?” 물을 때 “나다!” 대답하는 아버지이고, 이때 “나가 누구요!” 묻는 사람 없을 정도로 자명한 존재가 하느님이라는 사실입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바로 성 요셉 수도 공동체의 중심 자리, 십자로의 중심에 부활하신 예수님상 바로 아래 바위판에 새겨진 말마디입니다. 늘 거기 그 자리 공동체의 중심 자리에 머물러 찾아오는 손님들을 환대하며 위로와 격려하시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너나할 것 없이 다양한 두려움의 어둠에 포위되어, 사로잡혀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나다’ 하느님의 이름이자 예수님의 이름입니다. 영어 I AM에 보어 둘을 붙이면 하느님의 정체는, 예수님의 정체는 분명히 드러납니다.

 

“I AM with you”(나는 너희와 함께 있다)

“I AM for you”(나는 너희를 위해 있다)

 

나와 함께, 나를 위해 계신, 또 우리와 함께, 우리를 위해 계신 주님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니 이런 주님과 함께 할 때 저절로 나오는 고백이 시편 23장 1절의 “주님은 나의 목자 아쉬울 것 없어라”는 고백입니다. 말마디를 바꿔 “주님은 나의 목자, 두려울 것 없어라. 무서울 것 없어라. 불안할 것 없어라, 걱정할 것 없어라.” 모두 통합니다.

 

성서에도 참 많이 나오는 “두려워하지 마라”는 말마디이며 무려 365회 나옵니다. 날마다 우리를 향해 “두려워하지 마라”는 주님의 말씀이 용기백배, 사기충천케 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우리 인생항해 여정중의 중심에 모실 때 비로소 안정과 평화임을 다음 대목이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래서 그들이 예수님을 배 안으로 모셔 들이려고 하는데, 배는 어느새 그들이 가려던 곳에 가 닿았다.’

 

바로 인생항해 여정중 삶의 기적을 상징하는 은혜로운 대목입니다. 참으로 부활하신 주님을 삶에 모실 때 이미 목적지에 도달한 삶이라는 것입니다. 목적지를 앞당겨 미리 지금 여기서 목적지의 하늘나라 삶을 살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부활하신 주님을 중심에 모실 때는 언제나 오늘 지금 여기가 목적지에서의 삶이라는 것입니다. 

 

성 요셉 수도원이 1987년에 설립되어 올해 37년째 인생항해 여정중인데 뒤돌아보니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한 느낌이요 주님께서 늘 공동체의 중심에서 함께 해 주셨음을 봅니다. 부활하신 주님을 중심에 모시지 않아 세상 바다를 항해하다 폭풍에 파선되거나 조난당한 개인이나 공동체의 배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새삼 인생항해 여정중의 공동체에 부활하신 주님을 선장의 중심 자리에 모시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깨닫습니다. 바로 성 요셉 수도원의 십자로 중심 자리에 있는 부활하신 주님과 더불어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는 말씀이 공동체를 보호해 주셨고 앞으로도 늘 보호래 주시리라 믿습니다.

 

오늘 제1독서의 말씀도 깊은 가르침과 깨우침을 줍니다. 그 잘 나가던 사도행전의 초대교회 공동체가 흡사 인생항해여정중 내적분열로 난파될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나라든 가정이든 외적의 침입에 망하는 경우보다는 내적 분열이나 부패로 무너지는 경우가 태반인데, 바로 오늘 사도행전의 교회 공동체가 그러합니다. 그리스계 유다인들과 히브리계 유다인들 사이에 차별로 인해 발생한 내분입니다. 차별당하고 무시당하던 그리스계 유다인들이 불평을 터 뜨리기 시작합니다. 

 

바로 공동체가 내분과 분열로 파선될 위험에 처한 순간 사도들의 분별력의 지혜와 신속한 결단의 행위로, 또 적절한 역할 분담으로 공동체는 다시 원상복구되어 계속 항해 여정에 오를 수 있게 됩니다. 사도들의 빛나는 리더십이 공동체를 살렸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말씀을 제쳐놓고 식탁봉사를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형제 여러분, 여러분 가운데에서 평판이 좋고 성령과 지혜가 충만한 사람 일곱을 찾아내십시오. 그들에게 이 직무를 맡기고, 우리는 기도와 말씀 봉사에만 전념하겠습니다.”

 

이 말에 온 공동체가 동의하였고, 사도들은 참 기민하게 그들을 안수합니다. 마치 마리아의 관상가들과 마르타의 활동가들이 조화와 균형을 이룬 공동체의 모습입니다. 이어 하느님의 말씀은 더욱 자라나, 예루살렘 제자들의 수가 크게 늘어나고 사제들의 큰 무리도 믿음을 받아들였다니 공동체가 성장과 성숙과 더불어 순탄대로 항해 여정에 오르게 됐음을 봅니다. 사도들을 통해 부활하신 주님께서 인생 항해 여정중의 공동체의 중심에 확고하게 자리잡은 것이지요. 

 

이래서 평생 하루하루 날마다 끊임없이 수도원의 중심인 이 거룩한 성전에서, 부활하신 주님을 중심에 모시고 시편성무일도와 미사 공동전례기도를 바치는 인생 항해 여정중인 우리 성 요셉 수도공동체 형제들입니다.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

바로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우리 내면의 두려움을 몰아내시고, 부활하신 주님 중심의 공동체를 날로 견고히 해 주시며, 성공적 인생 항해 여정을 살게 하십니다. 화답송 시편 고백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보라, 주님의 눈은 당신을 경외하는 이들에게, 

 당신 자애를 바라는 이들에게 머무르신다.

 죽음에서 그들의 목숨을 건지시고, 

 굶주릴 때 살리려 하심이네.”(시편33,18-19).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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