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5.14.화요일 성 마티아 사도 축일                                            사도1,15-17.20-26 요한15,9-17

 

 

사랑의 여정(旅程), 사랑의 사도(使徒)

-기도와 섬김-

 

 

 

 

“당신은 주예수의 사랑에 담겨

 그 자리 그영광을 넘겨받으니

 베드로 말씀따라 제비뽑혀서

 성령의 은덕으로 이루셨도다.”

 

성 마티아 사도 축일, 아침 찬미가도 아름답습니다. 사랑의 아름다움입니다. “다산, 어른의 하루; 날마다 새기는 다산의 인생 문장”에 따른 말씀이 참 유익합니다. 5월의 주제는 천륜지락(天倫之樂), “인연을 즐거워하라”라는 뜻인데 우리로 하면 하루하루 주어진 하느님의 뜻에 즐거이 순응하라는 말씀이겠습니다. 그대로 성령에 따른 사랑의 삶이겠습니다. 분명 오늘 축일을 지내는 마티아 사도는 물론 모든 사도의 삶이 사랑에 따른 물흐르듯 자연스럽고 즐거운 삶이었겠습니다. 이어 5월14일 오늘에 주는 옛 어른의 말씀입니다.

 

“어른은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낼 줄 아는 사람이다. 그것은 당당함이 되어야지 방종함이 되어서는 안된다.”<다산>

“어른은 스스로를 바르게 함으로써 만물을 바르게 하는 사람이다.”<맹자>

역시 기막히게 좋은 말씀입니다. 노인은 많은데 어른은 없다는 오늘의 현실에 어른의 참된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런 어른이야 말로 성인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역시 프란치스코 교황 성하야 말로 어른중의 어른입니다. 날마다 만나는 이들에게 주시는 말씀도 금과옥조의 교훈이 됩니다. 어느 카톨릭 분파 지도자에게 주신 짧막한 말씀이 깊은 울림을 줍니다.

“일치는 의무이다(Unity is a duty).”

“분파가 되지 마라(Don’t become a sect).”

가톨릭교회 공동체에 몸담고 있는 이들 모두가 깊이 새겨야 할 말씀입니다. 교육기관 학생들과의 만남에서는 “지식은 포용적이 되어야 함(Knowledge must be inclusive)”을 강조했습니다.

 

이어 이태리 남부 해발 4170피트 산정상에 자리잡은 900년 전통의 수도승들을 만난 자리에서 수도승의 두 중요한 요소, “기도와 섬김(prayer and service)”과 연관하여, 수도승들에게 “당신 자신을 ‘하느님께 선물(a gift to God)’이 되고, ‘하느님의 선물이 될 것을(to be a gift of God)” 촉구했습니다. 

 

비단 수도승뿐 아니라, 믿는 모두에게 해당되는 “사람의 기도와 사랑의 섬김”이겠습니다. 그러고 보니 제 매일 강론도 기도와 섬김의 열매임을 깨닫습니다.  예수님의 평생 삶은 “사랑의 기도와 사랑의 섬김”으로 요약되며 평생 예수님과 함께 생활하면서 보고 배웠을 사도들입니다. 

 

그래서 성 요한 사도만 제외하고 모든 사도가 기도와 사랑의 절정인 사랑의 순교로 생을 마감했음을 봅니다. 오늘 제1독서 사도행전은 마티아가 배반자 유다 자리에 사도로 선출되는 극적인 장면늘 보여줍니다. 선출 과정중에서 베드로 수제자의 리더십이 참 기민하고 지혜롭습니다.

 

“주 예수님께서 우리와 함께 지내시는 동안 줄곧 우리와 동행한 이들 가운데에서, 곧 요한이 세례를 주던 때부터 시작하여 예수님께서 우리를 떠나 승천하신 날까지 그렇게 한 사람이 우리와 함께 예수님 부활의 증인이 되어야 합니다.”

 

한결같이, 항구히 주님과 함께, 주님 안에서 정주했던 제자들이라면 예수님의 사랑의 기도와 사랑의 섬김을 그대로 보고 배웠을 것이며, 사필귀정 예수님의 부활을 체험한 부활의 증인이 되었음은 불문가지이겠습니다. 부활의 증인으로 마티아가 제비뽑기로 뽑혔으니 이 또한 하느님의 뜻에 따른 신비로운 섭리입니다. 부활의 증인, 얼마나 영예로운 칭호인지요! 바로 오늘 복음은 부활의 증인이 되기 위한 필수 과제가 주어집니다. 사랑의 기도와 사랑의 섬김이 종합된 사랑의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해 왔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아버지의 사랑을 그대로 보고 배운 예수님의 사랑 안에 머물며 그 사랑을 배우라는 것입니다. 바로 당신 계명을 지키라 하십니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평생 배워도 부족한 예수님의 우리 사랑입니다. 서로 사랑하되 제 좋을 대로의 내 중심의 이기적 사랑이 아니라 상대방 중심의 이타적 아가페 사랑을 살라는 것입니다. 집착없는 초연한, 깨끗한 사랑, 자유롭게 하는 사랑, 생명을 주는 사랑,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랑, 판단하지 않고 용서하는 사랑, 나누고 섬기는 사랑, 부요하고 행복하게 하는 사랑, 바로 예수님께서 우리를 향한 사랑이 이런 아가페 사랑입니다. 

 

부단히 인내하는 사랑, 기다리는 사랑, 희망을 포기하지 않는 사랑, 끝까지 신뢰하는 사랑입니다. 정말 기도하지 않으면 불가능한 사랑입니다. 사랑의 기도가 있어 이런 지칠줄 모르는 섬김의 사랑임을 깨닫습니다. 얼마나 부족한 우리 사랑인지 참 부끄러울 것입니다. 이런 사랑의 절정이 바로 사랑의 순교이겠고, 이미 살아서 사랑의 순교자되어 사는 이들이 진정 예수님의 제자라 할 수 있습니다. 예수님의 다음 말씀도 우리에겐 큰 위로와 격려가 됩니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을 실천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가 된다...너희가 나를 뽑은 것이 아니라, 내가 너희를 뽑아 세웠다. 너희가 가서 열매를 맺어 너희의 열매가 언제나 남아있게 하려는 것이다.”

 

얼마나 멋지고 영예롭고 자랑스런 우리의 품위인지요! 주님께 뽑힌자로 주님의 친구가 되어 사랑의 열매를 부단히 맺는 삶이 바로 영원한 삶임을 깨닫습니다. 사랑하라 연장되는 나날입니다. 세상을 떠나면서도 마지막 남은 아쉬움은 더 사랑하지 못했음에 대한 아쉬움 하나 뿐이겠습니다. 시간되시면 바오로 사도의 사랑의 대헌장 1코린토 13장을 묵상하시기 바랍니다.

 

영원히 남을, 하늘에 쌓아두는 보물이 사랑의 열매들입니다. 부단한 사랑의 실천과 친구인 예수님과의 우정도 함께 감을 봅니다. 바로 이의 결정적 모범이 사랑의 사도들입니다.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주님은 다시 한 번 평생 교훈을 말씀하십니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은 이것이다. 서로 사랑하여라.”(요한15,17).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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