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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7.16. 연중 제15주간 목요일                                                                                                            탈출3,13-20 마태11,28-30


                                                                                                        환대의 품


오늘은 '환대의 품'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환대란 말만 들어도 기분이 좋습니다. 환대받은 추억은 평생 잊지 못합니다만 역시 냉대받은 아픔도 평생 가는 상처입니다. 환대의 기쁨, 환대의 사랑, 환대의 평화입니다. 가슴의 품은 외로운 이웃을 안아 주라 있는 것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안아 줄, 품어 줄 편안한 이를 찾는 지요. 예전 시골 마을들 역시 어디나 산의 품 안에 자리하고 있었습니다. 집 자리 역시 전망 좋고 산 배경의 품 든든한 곳에 자리 잡았습니다. 요셉수도원 역시 참 좋은 불암산의 품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생래적으로 품을 찾는 사람입니다. 품안에서 안정과 평화를 느끼기 때문입니다.


품이, 환대의 품이 사라지고 있는 시대입니다. 가정 역시 보금자리 환대의 품 역할을 잃고 있는 시대입니다. 하여 몸 둘 곳이, 마음 둘 곳이 없어 많은 이들이 방황합니다. 많은 이들의 고백이 살아갈수록 찾아 갈 곳이, 찾아 갈 사람이 없다는 것입니다. 찾아갈 환대의 품이 없다는 것입니다. 자살하는 많은 분들에 대한 주위의 말을 들어도 결론은 늘 하나, '기댈 품이 없었구나, 정말 외롭고 힘들어 자살할 수뿐이 없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환대 중의 환대가 주님의 환대입니다. 환대의 주님입니다. 주님의 환대를 닮을 때 비로소 환대의 사람이 됩니다. 베네딕도회 수도원의 특징적 영성 중의 하나가 바로 환대입니다. 하느님의 환대, 자연의 환대, 수도자의 환대, 즉 삼위일체적 환대의 일치를 이룬 여기 요셉수도원입니다. 수도원의 환대를 통해 주님의 환대가 잘 드러납니다.


"찾아오는 모든 사람을 그리스도처럼 맞아들일 것이다. 왜냐하면 그분께서는 장차 '내가 나그네 되었을 때 너희는 나를 맞아 주었다'라고 말씀하실 것이기 때문이다."(규칙53,1절).


분도 성인은 분명 그의 규칙에 환대를 수도자의 의무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뜻하고 친절한 사랑의 사람 환대가 바로 주님 환대임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환대의 주님을 닮을수록 환대의 집, 환대의 사람이 됩니다. 우리의 환대에 전제되는 것이 주님의 환대입니다. 주님의 환대에 대한 보답의 나눔이 이웃에 대한 환대입니다. 진정 '주님의 집'인가, '주님의 사람'인가에 대한 분별의 잣대는 사랑의 환대임을 깨닫습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마태11,28)

환대의 주님이심을 천명하는 구절입니다. 고백성사 보속으로 많은 분들에게 써드리는 말씀의 처방전이기도 합니다. 궁극의 환대의 품은 주님이심을 깨닫습니다. 모두를 가슴 활짝 열고 환대하시는 주님이십니다. 온유와 겸손의 품으로 모두를 환대하시며 당신의 온유와 겸손을 배우라 하십니다. 


"내 멍에는 편하고 내 짐은 가볍다.“(마태11,30)


환대의 주님 품 안에서 주님의 온유와 겸손을 배움으로 비로소 우리의 불편한 멍에는 주님의 편한 멍에로 바뀌고, 우리 삶의 무거운 짐은 주님의 가벼운 짐으로 바뀝니다. 오늘 1독서의 모세가 이방의 미디안 땅에서 품 없이 방황하다가 비로소 하느님의 품 안에서 안식을 누립니다. 주님을 체험하고 사명도 부여받습니다. 새삼 궁극의 환대의 쉼터는 주님이심을 깨닫습니다. 다음 대목에서 저는 환대의 주님을 깨달았습니다.


'하느님께서 모세에게 "나는 있는 나다."하고 대답하시고, 이어서 말씀하셨다. "너는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있는 나'께서 보내셨다,"하여라.'(탈출3,14)


주님은 언제 어디서나 우리의 배경의 품으로, 환대의 품으로 현존하십니다. '있는 나(I AM)' 바로 이것이 하느님의 이름입니다. 여기에 보어를 붙이면 하느님의 존재는 더욱 분명히 드러납니다. 'I AM with you'(나는 너희와 함께 있다)' 'I AM for you(나는 너희를 위해 있다)' 얼마나 은혜로운 하느님의 이름인지요. 우리와 함께 '있는 나', 우리를 위해 '있는 나'이신 환대의 주님이십니다. 환대의 주님을 닮을 때 저절로 환대의 사람이 됩니다. 얼마전 주님의 환대를 상징하는 수도원의 정자, '회심정回心亭'을 보며 쓴 글입니다.


-사방四方 하늘로/이웃으로/활짝 열려 있는

 언제나/누구든/쉬어갈 수 있는

 주님의 집/환대歡待의 집/무아無我의 집/정자亭子같은 사람

 넉넉하고/편안한/향기香氣로운 사람-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으로 우리 모두를 환대해 주시며 당신 환대의 사람으로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맛보고 깨달아라. 행복하여라, 주님께 바라는 사람!"(시편34,9).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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