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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3. 연중 제31주간 화요일                                                                로마12,5-16ㄴ 루카14,15-24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 삶


위기의 시대라지만 오늘날은 정말 공동체 삶의 위기의 시대입니다. 공동체를 떠나 사람이 되는 것은 불가능한데, 날로 붕괴되어 가는 가정공동체에 늘어나는 결손가정 아이들입니다. 나라 공동체의 분열 현상 역시 날로 심각해 집니다. 하여 가톨릭교회 공동체의 핵심을 이루는 미사전례가, 공동체 삶의 증거가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습니다. 특히 복음적 삶의 증거에 공동생활보다 더 좋은 증거는 없습니다.


요즘 ‘혼밥’ ‘혼술’이라는 말이 유행이라 합니다. 혼자서 밥을 먹고 혼자서 술을 먹는 세태를 풍자한 말입니다. 1인 가구 500만 시대,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를 통해 폭넓은 관계를 맺고 있지만, 정작 밥 먹고 술 마실 땐 다른 사람과 함께 하길 부담스러워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성인 6.6%가 우울장애를 앓고 있는데, 1인 가구일 경우엔 14.5%까지 늘어나 두 배 더 많다며 이런 원인을 혼밥과 혼술의 영향이라는 리포트입니다. 문제는 1인 가구 급증은 대세라는 것이며 1990년 9.0%에 불과했던 1인 가구는 2013년 25.9%로 증가했고, 뚜렷한 증거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그 중 절 반이 가정을 이루고 살아야 할 20-40대라 합니다.


새삼 이런 현 사회에 교회공동체의 사명이 얼마나 큰 지 깨닫습니다. 날로 증가하는 ‘1인 1가구’ 시대에 ‘13명 1가구’를 이루는 요셉수도공동체의 증거가 시대의 표징 같다는 생각도 듭니다. 공동생활 자체가 힘든 수도입니다. 고백성사중 대부분의 죄도 형제들과의 관계입니다. 함께 살기에 죄도 짓지만 겸손을 배움으로 사람이 되어갑니다. 아주 예전 상담 중, 어느 자매가 죄를 짓고 사느니 이혼하여 혼자 사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했을 때 강력히 제지했던 경우도 생각납니다.


“절대 아닙니다. 죄짓더라도 함께 살아야 구원입니다. 혼자 살면 구원 못 받습니다. 천국 입장시 혼자서는 못들어 갑니다. 부부점수 합하여 60점 넘어야 함께 통과합니다. 별다른 수행이 필요없습니다. 함께 살았다는 수행 자체로 구원입니다.”


힘든 것이 공동생활이요 이에는 지름길도 답도 없습니다. 함께 산다는 자체가 최고의 수행이요 사람의 되는 구원의 길입니다. 그러니 어떤 형태든 공동체에 몸담고 있어야 합니다. 살기위해 공동체 생활입니다. 공동체에 소속되고 싶어하는 것은 인간의 본능입니다. 공동체와 유리되어 고립단절된 삶이 바로 지옥입니다. 오늘 복음의 큰 잔치 비유가 상징하는바 공동체 삶입니다. 


“하느님의 나라에서 음식을 먹게 될 사람은 행복합니다.”


오늘 복음의 서두 말씀을 이 거룩한 미사전례를 통해 앞당겨 체험하는 우리들은 행복합니다. 1인 가구 급증의 시대에 공동체 삶을 체험할 수 있는 공동미사전례는 얼마나 소중한지요. 바로 주님은 모두를 이런 하느님의 나라 공동체 잔치에 초대하십니다. 


주님은 우리를 공동체 삶으로 부르십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여 하느님 나라의 잔치에 참여할 때 뚜렷이 드러나는 우리 삶의 의미요 신원입니다. 공동체를 떠나선 우리 삶의 의미도, 신원도, 정체성도 잃어버립니다. 누구나에게 활짝 열려있는 구원의 초대입니다. 오늘 복음의 사람들은 모두 하나같이 양해를 구하며 부르심을 거부하니 그대로 오늘날 사람들의 모습입니다. 주님의 실망이 얼마나 컸겠는지 짐작이 갑니다.


“큰 길과 울타리 쪽으로 나가 어떻게 해서라도 사람들을 들어오게 하여, 내 집이 가득 차게 하여라.”


바로 이것이 모두가 구원되기를 바라는 하느님의 마음입니다. ‘어떻게 해서라도’는 폭력이 아니라 간절한 초대를 뜻합니다. 옛날에는 이 본문을 바탕으로 강제로 회개 또는 개종시키는 것을 정당화 했는데 이 비유에도 맞지 않을뿐더러 복음정신에도 더욱더 어긋납니다. 


우리 모두는 그리스도 안에 한 몸을 이루면서 서로서로 지체가 되고, 저마다 하느님께서 베푸신 은총에 따라 서로 다른 은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하여 공동체는 다양성의 일치를 이루게 됩니다. 하느님 나라의 공동체 생활은 이상이 아니라 현실입니다. 로마서의 바오로가 부르심에 대한 구체적 응답으로 공동체의 이상이 실현될 수 있는 길을 보여줍니다. 


말그대로 그리스도인의 공동체 생활규범으로 그리스도 안에서의 새 생활을 가능하게 하는 대헌장입니다. 내용이 참으로 적절하여 전문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1.사랑은 거짓이 없어야 합니다. 2.악을 혐오하고 선을 꼭 붙드십시오. 3.형제애로 깊이 아끼고, 4.서로 존경하는 일에 먼저 나서십시오. 5.열성이 줄지 않게 하고, 6.마음이 성령으로 타오르게 하며 7.주님을 섬기십시오.


8.희망 속에 기뻐하고, 9.환난중에 인내하며, 10.기도에 전념하십시오. 11.궁핍한 성도들과 함께 나누고, 12.손님 접대에 힘쓰고, 13.박해하는 자들을 축복해 주십시오.


14.기뻐하는 이들과 함께 기뻐하고 우는 이들과 함께 우십시오. 15.서로 뜻을 같이 하십시오, 16.오만한 생각을 버리고 비천한 이들과 어울리십시오.“


교회공동체나 수도공동체에 몸담고 있는 이들이 수시로 점검해 봐야할,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다양성의 일치를 보장해 주는 금과옥조의 16개 항목들입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하늘나라 잔치의 미사은총으로 당신을 중심으로 사랑의 일치 공동체를 이루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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