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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1.16. 연중 제33주간 월요일 

                                                                             마카오베상1,10-15.41-43.54-57.62-64 루카18,35-43


                                                                            개안開眼의 여정


오늘 복음은 복음중의 복음이며 바로 미사장면을 상징합니다. ‘길가에 앉아 구걸하는 눈 먼’이가 상징하는 바, 마음이 눈먼 가련한 인간입니다. 비단 육신의 눈만 아니라 마음의 눈인 심안이, 영혼의 눈인 영안이 눈 먼 이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눈이 있다고 다 보는 것이 아닙니다. 


무지나 탐욕, 질투나 분노, 교만으로 마음의 눈이, 영혼의 눈이 멀어 보고도 보지 못하는 경우는 얼마나 많겠는지요. 어찌보면 눈 뜬 맹인으로, 어리석은 사람들로 가득한 세상인지도 모릅니다. 진정 마음의 눈이 활짝 열린 깨어있는, 깨달은 각자覺者들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복음의 걸인은 보고자 하는 강렬한 갈망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인생을 마칠 수 없다는, 주님을 기다리는 간절한 열정이 있었습니다. 눈은 멀었지만 마음의 눈은 활짝 열려 그분을 찾았고, 마음의 귀는 활짝 열려 있어 그분의 말씀을 기다렸습니다. 이런 기다림의 열정, 만남의 열정이 없었더라면 평생 길가에 앉아 구걸하는 삶으로 그 인생 마쳤을 것입니다. 사실 이렇게 체념과 자포자기로 인생을 마감하는 이들도 많을 것입니다.


간절히 주님을 찾을 때, 기다릴 때 주님은 오십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주님을 만납니다. 예수님이 지나가신다는 말을 듣자 전광석화, 응답하는 눈 먼 걸인입니다. 늘 마음의 귀가, 활짝 열려 있었다는 증거입니다.


“예수님,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영혼 깊이에서 터져나오는 간절한 기도입니다. 잠자코 있으라 꾸짖는 이들에게 아랑곳 없이 더욱 큰 소리로 부르짖습니다.


“다윗의 자손이시여,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눈 먼 걸인의 기도는 바로 우리가 미사가 시작되면서 세 번 거푸 바치는 자비송이 아닙니까. 그대로 오늘 복음 장면은 미사를 상징합니다. 과연 우리는 눈 먼 걸인처럼 간절한 마음으로 자비송을 바치는지요. 이렇게 자비송의 기도를 바치지 않았더라면 예수님은그냥 지나치셨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눈 먼 걸인은 물론, 이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를 향해 묻습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화두와 같은 단답형의 물음입니다. 과연 무어라 대답하겠습니다. 물음이 간절하고 절실하면 답도 간명단순합니다.


“주님, 제가 다시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바로 이 거룩한 미사때 주님께 드리는 우리 모두의 소원입니다. 눈이 다시 열려 볼 수 있게 해 달라는 말씀입니다. 사실 이보다 더 중요한 소원은 없습니다. 고정관념, 편견, 선입견, 오해, 착각등으로, 제대로 보지 못해 파생되는 어려운 일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하여 오늘의 강론 제목은 ‘개안의 여정’입니다. 불교 용어지만 저는 눈이 열려 깨달아 알게 된다는 개안이란 말을 좋아합니다. 한 번으로 끝나는 개안이 아니라 평생 마음의 눈이, 믿음의 눈이, 영혼의 눈이 열려가는 개안의 여정이라는 것이지요. 평생 끊임없는 회개와 함께 가는 개안의 여정입니다. 바로 우리의 평생 수행이 목표하는 바입니다.


“다시 보아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이 또한 거룩한 미사에 참석한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믿음의 눈이 활짝 열려 주님을 만남으로 운명이 바뀐 눈 먼 걸인입니다. 평생 길가에 앉아 지내던 눈 먼 걸인이 이제는 하느님을 찬양하며 길 자체이신 주님을 따라 나섭니다. 주님을 향해, 주님을 따르는 찬양과 감사의 역동적 삶이 펼쳐지게 되었습니다. 


주님은 그의 뚜렷한 삶의 목표가, 방향이 되었으며, 삶의 중심이자 의미가 되었습니다. 주님은 그 인생의 모두가 되었음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주님을 따름으로 ‘분별의 눈’을 지닐 때 세속주의, 물질주의, 배금주의, 기복신앙의 유혹에 빠지지 않습니다. 바로 오늘 마카베오기 상권의 이스라엘 백성들의 두 경우가 우리에겐 좋은 교훈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한 부류는 그리스의 이민족의 풍속에 동화되어 정체성을 잃었고, 다른 한 부류는 이교 풍속에 동화되기 보다는 자기 고유의 순수한 정체성을 지키기 위해 순교를 택했습니다. 오늘날은 종교의 자유가 주어졌고 목숨까지 위협받는 순교의 상황은 없기에, 분별의 눈을 지닌 우리들은 혼합주의나 배타주의에 빠지지 않고도 주님을 잘 따를 수 있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눈을 열어주시어 당신을 뵙게 해 주시고, 또 잘 따를 수 있게 해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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