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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9. 주님 공현 후 토요일                                                                1요한5,14-21 요한3,22-30


                                                            회심의 여정, 겸손의 여정

                                                                     -겸손 예찬-


고 김수환 추기경님의 진솔한 고백이 감동입니다.


"나는 가난한 집 출신이다. 여러 해 동안 남의 집 셋방에서 살았다. 그런데 신부가 되면서 가난을 점점 잊어버리더니 주교, 대주교, 추기경이 되면서 불행하게도 귀족이 되어 버렸다. 십자가에 죽기까지 당신을 낮추신 그리스도의 위대한 사랑은 겸손이다. 그걸 먼저 깨달아야 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 하늘나라가 그들의 것이다.”(마태5,3).


마음이 가난한 사람이 겸손한 사람입니다. 오늘은 겸손에 대한 묵상을 나눕니다. 겸손한 사람이 참 사람입니다. 흙(humus)같이 겸손(humilitas)해서 비로소 사람(homo)입니다. 흙에 어원을 둔 겸손과 사람입니다. 


겸손의 아름다움, 겸손의 향기, 겸손의 매력입니다. 하느님을 알고 자기를 아는 지혜롭고 자비로운 자가 진정 겸손한 사람입니다. 하느님께 가까이 이르러 하느님을 닮아갈 수록 지혜롭고 자비롭고 겸손한 사람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영적 삶은 ‘겸손의 여정’이고, 일상의 크고 작은 모든 시련을 겸손을 배우는 계기로 삼을 때 비로소 내적성장과 성숙입니다. 평생을 ‘겸손의 수련자’로 사는 이가 진정 구도자요 수행자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하느님께 속한 사람은 아무도 죄를 짓지 않습니다. 하느님에게서 태어나신 분께서 그를 지켜주시어 악마가 그에게 손을 대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하느님에게서 태어난 사람은 바로 그리스도 안에 머무르는 사람이고 이런 이가 겸손한 사람입니다. 


‘겸손은 여타의 모든 덕을 망라하는 최고의 덕입니다. 오직 겸손만이 하느님의 은총을 인간 영혼에 끌어들일 수 있는 힘을 지닙니다. 겸손은 사람을 분노에 면제되게 하고 어느 누구도 분노할 수 없게 합니다. 겸손한 사람에게 불유쾌한 일이 일어나면 그는 언제나 자신에 대해 완전한 책임감을 지녀야 합니다. 그는 어느 누구도 비판해선 안되고 그가 직면하는 무슨 문제든 그 원인에 대한 비난도 거부합니다. 하여 그의 영혼은 완전히 평화롭습니다. 아, 이런 이가 진정 겸손한 사람입니다.


도로테오 압바는 두 유형의 겸손을 가르칩니다. 첫째, ‘너는 언제나 다른 사람들을 너보다 현명하고 좋은 사람으로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고 둘째, ‘네가 도달한 어떤 성취에 대해서도 결코 자신을 신뢰해선 안되고 모든 것을 하느님의 은총에 돌려야 한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모든 세대를 통해 성인들의 특징을 이룬 겸손의 완전한 형태입니다. 성인들은 하느님께 가까울수록 더욱 더 자신을 무가치 하고 죄스런 존재로 보았습니다.’ 어제 공부한 겸손에 대한 감동적인 내용들입니다.


성덕의 잣대는 겸손입니다. 겸손한 자가 성인입니다. 우리 삶의 궁극 목표입니다. 주님 역시 겸손하고 온유한 당신을 배우라고 우리를 초대하십니다. 성인들은 세상적 성취도, 철학적 덕도, 정신적 능력도 우리를 하느님께 돌릴 수 없고 오직 메타노니아(회심)와 겸손만이 우리를 하느님께 돌릴 수 있다고 강조합니다. 회심의 여정은 그대로 겸손의 여정과 직결됨을 봅니다.


바로 겸손의 모범이 오늘 복음의 요한입니다. 요한은 하느님을 알고 자신을 알기에 제자들로부터 예수님의 소식을 들었을 때 질투는커녕 기쁨을 토로합니다. 


“하늘로부터 주어지지 않으면 사람은 아무 것도 받을 수 없다. 나는 그리스도가 아니라 그분에 앞서 파견된 사람일 따름이다. 신부를 차지하는 이는 신랑이다. 신랑 친구는 신랑의 소리를 들으려고 서 있다가, 그의 목소리를 듣게 되면 크게 기뻐한다. 내 기쁨도 충만하다.”


요한의 겸손한 면모를 요약합니다. 신랑은 그리스도를, 신부는 그리스도의 공동체를, 친구는 세례자 요한을 가리키는 은유입니다. 요한처럼 그리스도의 친구로 살면서 주님과 영적 우정友情을 깊이할 때 비로소 겸손이요 샘솟는 기쁨임을 깨닫습니다. 


“그분은 커지셔아 하고 나는 작아져야 한다.”


오늘 복음의 요약이자 겸손의 비밀을 보여주는 구절입니다. ‘사랑의 겸손’입니다. 그리스도 그분을 사랑하기에 스스로 작아지는 자발적 겸손입니다. 요한처럼 우리도 작아지기를 원해야 합니다. 그것은 나를 상실喪失하는(lose)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 안에서, 참되신 분 하느님 안에서 나를 발견發見하는(find) 것입니다. 겸손할 때 비로소 참 나의 발견이요 실현입니다.


그분은 커지고 나는 작아질 때 비로소 참 기쁨입니다. 작아짐의 기쁨, 비움의 기쁨, 겸손의 기쁨, 자기 발견의 기쁨, 자기 실현의 기쁨입니다. 


‘하느님의 아드님께서 오시어 우리에게 참되신 분을 알도록 이해력을 주셨습니다. 우리는 참되신 분 안에 있고 그분의 아드님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 있습니다. 이분께서 참 하느님이시며 영원한 생명이십니다.’(1요한5,21)


바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한 이런 깨달음이 우리를 더욱 겸손의 사람, 찬미의 사람, 감사의 사람으로 만들어 주고 우상을 멀리하게 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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