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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4.28. 부활 제5주간 목요일                                                                       사도15,7-21 요한15,9-11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


하느님의 말씀은 살아있고 힘이 있습니다. 오늘 강론 제목은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 있어라.”입니다. 얼마나 위로가 되고 힘이 되는 구절인지요. 사람마다 다 고유의 운명이요 성소입니다. 결코 비교하여 좌절할 것도 우월할 것도 없습니다. 그대로 내 운명을 사랑으로 받아드려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 사는 것이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여러가지 예화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운명은 우리의 모든 것을 앗아갈 수 있다. 건강, 사랑하는 사람, 아니 삶 자체를 앗아갈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는 앗아갈 수 없다. 바로 운명에 대한 자유로운 응답이다.”


유대인 강제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정신과 의사 빅터 프랭클린의 말입니다. 그 무엇도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 사는 이의 운명에 대한 자유로운 응답을 앗아 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1945년2월2일 나치의 히틀러 치하에서 순교한 예수회 신부 알프레드 델프의 다음 고백도 그의 깊은 영성을 반영합니다.


“빵은 중요하다. 자유는 더 중요하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굳건한 신뢰와 변절치 않는 하느님께 대한 경배이다.”


주님 사랑 안에 항구히 머물러 살았기에 이런 확신에 넘친 고백입니다. 어떤 처지에서든지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 사는 관상적 정주定住의 삶보다 확실한 구원의 길은 없습니다. 


위대한 신학자이자 자연과학자로 중국에서 인류의 기원을 연구한 피에르 테야르 드 샤르댕은 수십년 동안 몸이 마비된 채 침대에 누워 지내면 자신의 병을 하느님에 대한 헌신으로, 교회를 위한 봉사로 받아들인 여동생 마르게리트에 대해 자서전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쓰고 있습니다.


“내가 우주의 긍정적인 에너지에 몰두해 땅과 바다 이곳저곳을 다니며 지구의 모든 공명을 관찰하는 데 내 온 열정을 쏟는 동안, 움직이지도 못하고 침대에 누워 있는 너는 너의 존재 가장 깊은 곳에서 세상 최악의 어둠을 빛으로 바꾸어 놓았구나. 나에게 말해 줘, 마르게리트! 창조주 눈에는 우리 둘 중 누가 더 나은 걸까?”


참으로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 사는 자가 누구보다 큰 일을 할 수 있음은 주님께서는 알고 계십니다. 50대 중반 독신으로 살아가는 독실한 믿음의 형제로부터 밤에 도착한 문자 메시지입니다.


“큰 누나는 큰 형 이상으로 비극적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제가 10살 때 큰 누나는 1살 아이를 남기고 음독 자살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어릴 때부터 너무도 큰 상처 속에 살았습니다. 저의 어린 기억으로는 큰 형과 큰 누나가 유난히 저를 귀여워했기에, any anyway, 항상 감사드립니다. 건강하세요.”


거의 20년 이상을 요셉수도원을 고향집처럼 찾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갖 역경속에서도 하루하루 늘 주님 사랑 안에서 기쁘게 감사하며 살아가는 형제의 고백입니다. 제가 고백성사 보속의 처방전 말씀으로 가장 많이 써드리는 말씀 중 하나가 바로 오늘 복음의 서두 말씀입니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그러니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요한15,9).


제자들뿐 아니라 오늘의 우리 모두를 향한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이렇게 우리에게 끊임없이 선사되는 예수님을 통한 아버지의 사랑이 마르지 않는 사랑의 샘입니다. 이타적 아가페의 사랑의 원천입니다. 그러나 전제조건이 있습니다. 우리 모두 주님의 사랑의 계명을 지키는 노력입니다.


“내가 아버지의 계명을 지켜 그분의 사랑 안에 머무르는 것처럼, 너희도 내 계명을 지키면 내 사랑 안에 머무를 것이다.”


주님의 사랑의 계명을 지킬 때 저절로 주님 사랑 안에 머물게 되고 여기서 나오는 분별력의 지혜임을 제1독서 사도행전의 베드로가 입증합니다. 예루살렘 사도회의에서 사도들과 원로들 앞에서, 다른 민족들 가운데에서 하느님께 돌아 왔으나 할례 문제로 어려움에 봉착한 이들을 변호하는 베드로의 감동적 말씀을 일부 인용합니다.


“사람의 마음을 아시는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하신 것처럼 그들에게도 성령을 주시어 그들을 인정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믿음으로 그들의 마음을 정화하시어, 우리와 그들 사이에 아무런 차별도 두지 않으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여러분은 왜 우리 조상들도 우리도 다 감당할 수 없던 멍에를 형제들의 목에 씌워 하느님을 시험하는 것입니까? 우리는 그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도 주 예수님의 은총으로 구원을 받는 다고 믿습니다.”(사도15.8-11).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 살고 있기에 이런 사랑 가득한 분별력의 지혜입니다. 우리가 잘 살아서 구원이 아니라 주 예수님의 은총으로 구원을 받는다는 사실을 안다면 모두에게 너그럽고 자비로울 수 뿐이 없습니다. 율법의 멍에를 최대한 벗겨주고 율법의 짐을 최대한 덜어 줄 것입니다. 이렇게 주님의 사랑의 계명을 지킴으로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 살 때 분별력의 지혜요 충만한 기쁨입니다. 사랑의 샘은 바로 기쁨의 샘이 됩니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요한15,11).


주님의 사랑이 내 사랑이 되고, 주님의 기쁨이 내 기쁨이 될 때 충만한 기쁨의 삶입니다. 사랑하는 형제자매 여러분, 행복은 결단의 선택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지금 여기서 주님 사랑 안에 머물러 충만한 기쁨의 삶을 사시기 바랍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 사랑과 기쁨의 선물로 우리를 가득 채워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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