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5.26. 목요일 성 필립보 네리 사제(1515-1595) 기념일

                                                                                                           1베드2,2-5.9-12 마르10,46ㄴ-52


                                                                        꼭 필요한 셋

                                                                     -기도, 소원, 추종-


오늘 화답송 후렴이 오늘 말씀을 잘 요약합니다.


“환호하며 주님 앞에 나아가라.”(시편100,2ㄴ).


우리 모두 환호하며 주님 앞에 나와 은혜로운 미사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떠오른 주제는 ‘꼭 필요한 셋’입니다. 오늘 복음의 주인공 ‘티매오의 아들 바르티매오’라는 인물이 상징하는바 참으로 심오합니다. 믿는 이들의 삶에 무한한 영감을 줍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해 답을 주는 원형적 모델같은 분입니다. 그렇다면 우리 삶에서 꼭 필요한 셋은 무엇일까요?


첫째,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기도하는 것입니다. 티매오의 아들 바르티매오라는 눈먼 거지가 길가에 앉아 있다가, 나자렛 사람 예수님이라는 소리를 듣자 본능적으로 터져 나온 외침의 기도입니다. ‘길가에 앉아 있는 눈먼 거지’가 상징하는 바 바로 불쌍한 인간실존입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눈이 가려 길을 잃고 길가에 앉아 살아가고 있는 지요. 


그러나 누구나의 마음 깊이에는 주님을 찾는 갈망이 있습니다. 삶의 목표를, 삶의 방향을, 삶의 의미를 찾고 싶은 갈망입니다. 정말 제대로 살고 싶은 갈망입니다. 제대로 삶의 길을 가고 싶은 갈망입니다. ‘길은 어디에?’ 길이신 주님을 찾는 갈망입니다.


길을 찾는 갈망에서 시작되는 기도입니다. 길을 찾는 갈망이 있어 비로소 살아있는 사람입니다. 베드로 사도의 제1독서 서두 권고 말씀도 이와 일치합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갓난아이처럼 영적이고 순수한 젖을 갈망하십시오. 그러면 그것으로 자라나 구원을 얻을 것입니다. 주님께서 얼마나 인자하신지 여러분은 이미 맛보았습니다.”


늘 초심의 자세로 갓난아이처럼 영적이고 순수한 것을 갈망하는 것입니다. 오늘 복음의 바르티매오의 모습입니다. 영적이고 순수한 젖이 상징하는바 주님의 말씀이자 바로 주님이십니다. 바로 갈망이 바로 구원이 시발점입니다. 주님을 갈망할 때 저절로 기도하게 되고 주님께 나아가게 됩니다. 이어지는 베드로의 권고입니다.


“주님께 나아가십시오. 그분은 살아있는 돌이십니다. 사람들에게는 버림을 받았지만 하느님께는 선택된 값진 돌이십니다.”


길가에 앉아 있다가 길이신 주님을 만난 바르티매오처럼 기도하며 주님께 나아가는 것입니다.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우리가 바칠 유일한 기도는 이 자비송 하나뿐입니다. 동방교회의 그 유명한 예수의 기도의 모태가 된 바르티매오의 기도입니다. 누구보다 우리의 갈망을 잘 아시는 주님께 끊임없이 바치는 자비송이 바로 예수의 기도입니다.


둘째, “주님, 제가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소원은 이것 하나뿐입니다. 바로 이 소원이 우리 갈망의 정체입니다. 간절한 기도는 어떤 형태로든 응답을 받습니다. 바르티매오의 기도에 이어지는 주님의 응답 말씀과 주변의 격려가 그대로 우리에게 해당됩니다.


“그를 불러 오너라”

“용기를 내어 일어나게, 예수님께서 당신을 부르시네.”


얼마나 반가운 말들인지요. 그는 겉옷을 벗어던지고 벌떡 일어나 예수님께 나아갑니다. 과거로부터의 완전 결별이요 숙명의 사슬에서의 해방이요 온전한 회개의 동작입니다. 마침내 주님은 바르티매오는 물론 우리 모두를 향해 갈망의 정체를 묻습니다. 늘 평생 화두로 삼아야 할 주님의 물음입니다.


“내가 너에게 무엇을 해 주기를 바라느냐?”


유일한 소원의 답은 단 하나 ‘주님,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뿐입니다. 육안이 아니라 활짝 열린 심안을, 영안을 청하는 것입니다. 탐욕에 무지에 교만에 눈이 가린 눈 뜬 영적 맹인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제대로 걸어야 건강한 삶이라 하는 데 제대로 보아야 지혜로운 삶입니다. 심안이, 영안이 활짝 열려 제대로 보는 것 역시 주님의 은총임을 깨닫습니다.


셋째, “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이제 눈이 열린 우리가 할 일은 주님을 추종하는 길뿐입니다. 꼭 필요한 세 번 째 요소입니다. 갈망은 믿음의 표현입니다. 갈망의 믿음에 대한 주님의 응답으로 바르티매오는 곧 다시 보게 되었고, 예수님을 따라 길을 나섭니다. 예수님을 보라 있는 우리의 눈이요, 길이신 예수님을 따라 나서라 있는 우리의 발입니다. 눈이 열린 우리가 할 것은 주님을 추종하는 길뿐입니다. 베드로 사도는 활짝 열린 영의 눈으로 우리의 복된 신원을 전해 줍니다.


“여러분은 선택된 겨레고, 임금의 사제단이며, 거룩한 민족이고, 그분의 소유가 된 백성입니다.”


그러니 우리를 어둠에서 불러내어 당신의 놀라운 빛 속으로 이끌어 주신 주님을 찬양하며 그분을 항구히 충실히 기쁘게 추종하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 모두 살아있는 돌로서 영적 집을 짓는 데에 쓰이도록 하고, 하느님 마음에 드는 영적 제물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바치는 거룩한 사제단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세상의 이방인과 나그네 인생임을 자각하며 세상에 집착함이 없이 그분만을 따르는 것입니다. 베드로의 권고대로 영혼을 거슬러 싸움을 벌이는 육적인 욕망들을 멀리하면서, 바르게 처신하면서 그분만을 따르는 것입니다.


주님은 오늘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의 눈을 열어 주시고 우리 믿음의 삶에 꼭 필요한 세가지를 가르쳐 주셨습니다.


1.“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 하나의 기도입니다.

2.“주님, 제가 볼 수 있게 해 주십시오.” 하나의 소원입니다.

3.“가거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하나의 주님 추종입니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나를 따르는 이는 생명의 빛을 얻으리라.”(요한8,12).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938 하느님 맛-2015.5.10. 부활 제6주일 - 프란치스코 2015.05.10 209
2937 하느님 맛 -죄에 대한 근본적 처방-2018.5.24. 연중 제7주간 목요일 2 프란치스코 2018.05.24 174
2936 하느님 마음 헤아리기-아담의 일생-2015.2.16. 연중 제6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5.02.16 266
2935 하느님 닮기를 위한 영적 훈련 -사랑, 경청, 관조, 겸손-2022.9.8.목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탄생 축일 프란치스코 2022.09.08 334
2934 하느님 나라의 현실화 -그리스도인의 생활규범 실천-2017.11.7. 연중 제31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7.11.07 193
2933 하느님 나라의 행복한 삶 -관상과 선교-2019.2.7.연중 제4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2.07 121
2932 하느님 나라의 여정 -“하루하루 날마다,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2023.12.1.연중 제34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3.12.01 171
2931 하느님 나라의 실현 -평화와 치유-2019.1.26. 토요일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01.26 172
2930 하느님 나라의 삶 -그리스도 안에서 겨자씨같은, 누룩같은 삶-2018.10.30. 연중 제30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10.30 162
2929 하느님 나라의 삶 --신망애와 진선미의 겨자씨처럼, 누룩처럼-2020.10.27.연중 제30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10.27 112
2928 하느님 나라의 꿈의 실현 “소유가 아닌 존재론적(存在論的), 시적(詩的)인 복음 선포의 삶“ 2024.2.1.연중 제4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4.02.01 119
2927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는 하느님파 우리들 -영적인 사람들-2016.8.31. 연중 제22주간 수요 프란치스코 2016.08.31 184
2926 하느님 나라를 꿈꾸는 우리들 -절망은 없다-2018.3.2. 사순 제2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3.02 160
2925 하느님 꿈의 실현 -삶은 고해苦海가 아니라 축제祝祭다-2015.12.2. 대림 제1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5.12.02 353
2924 하느님 꿈의 실현 -하느님의 감동-2015.12.7. 월요일 성 암브로시오 주교 학자(340-397)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5.12.07 283
2923 하느님 공부 -지혜로운 사람-2016.3.11. 사순 제4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6.03.11 150
2922 하느님 공부 -하느님께 대한 갈망, 배움에 대한 사랑-2021.12.7.화요일 성 암브르시오 주교 학자(340-397)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1.12.07 177
2921 하느님 감독의 삶의 무대 -배역과 역할-2017.7.7. 연중 제13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7.07.07 114
2920 하느님 -자연과 인간의 무지와 허무에 대한 답答-2019.10.15.화요일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1515-1582)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9.10.15 160
2919 피에타의 성모님-2015.9.15. 화요일 고통의 성모 마리아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5.09.15 446
Board Pagination Prev 1 ...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