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6.6.20. 연중 제12주간 월요일                                                    열왕기하17,5-8.13-15ㄱ.18 마태7,1-5


                                                                            “너 자신을 알라.”


요즘은 마태복음 5장에서 시작된 주님의 산상수훈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마지막장 7장의 시작입니다. 오늘의 주제는 ‘남을 판단하지 마라.’입니다. 남을 판단하지 않는 것이 사랑입니다. 사랑에서 나오는 것은 분별이요 미움에서 나오는 것은 판단입니다. 


남 판단하는 것이 죄입니다. 정말 착각, 오해, 편견, 선입견에 따른 판단에서 자유롭기는 얼마나 힘든 지요. 겉을 보고 판단했다가 막상 대화하면서 나의 선입견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 깨닫는 경우도 참 많습니다. 하여 예수님 동시대의 가장 유명한 율사 힐렐은 ‘이웃의 상황에 있기 전에는 이웃을 판단하지 마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남을 심판하지 마라. 그래야 너희도 심판받지 않는다. 너희는 어찌하여 형제의 눈 속에 있는 티는 보면서, 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네 눈 속에 들보가 있는데, 어떻게 형제에게 ‘가만, 네 눈에서 티를 빼내 주겠다.’하고 말할 수 있느냐? 위선자야, 먼저 네 눈에서 들보를 빼내어라. 그래야 네가 뚜렷이 보고 형제의 눈에서 티를 빼낼 수 있을 것이다.”


새삼 설명이 필요없는 너무나 자명한 금과옥조의 말씀입니다. 자기를 몰라서 판단이요 심판이지 자기를 알면 절대 남을 판단하지 않습니다. 자기를 아는 것이 가장 힘들고 남 판단하는 것이 가장 쉽습니다.


정말 자기를 아는 이들은 절대로 남의 눈에서 티를 빼내려 하지 않습니다. 자기 눈의 들보를 너무 잘 알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제 눈의 들보를 빼내려 노력합니다. 자기를 모르고 남의 잘못을 지적하거나 판단할 때 즉시 반발을 당할 수 있습니다.


“네가 뭔데?”

“너나 잘해!”


남을 판단하려는 유혹이 들 때마다 되뇌어 봐야 할 경계의 말마디입니다. “남을 판단하지 마라.”에 즉시 떠오르는 말마디가 “너 자신을 알라.”입니다. 자신을 아는 ‘자기 인식(self-knowledge)’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자기를 모르기에 남을 판단합니다. 자신을 아는 것이 바로 지혜요 겸손입니다. 하여 강론 제목은 ‘너 자신을 알라.’로 정했습니다.


삶은 자기를 발견해가는, 자기를 깨달아 알아가는 겸손의 여정입니다. 하느님 탐구와 자기 탐구는 함께 갑니다. 하느님을 알아야 나를 알 수 있고 나를 알아야 하느님을 알 수 있습니다. 하느님은 물론 이웃은 나를 비춰주는 거울입니다. 하느님의 거울, 이웃의 거울에 나를 끊임없이 비춰봐야 나를 알 수 있습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자기를 잊고 바쁘게 살아가는 지요. 자기를 찾는 일이, 자기를 아는 일이 우선입니다. 자기를 찾아 알기 위해 하느님을 찾는 것입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시간은 잠시 멈추고 주님의 거울에 나를 비춰보는 시간이입니다.


“행복하여라, 마음이 깨끗한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을 볼 것이다.”


이런 마음의 순수가 수도생활의 직접적 목표입니다. 모든 수행도 마음의 순수를 지향합니다. 마음의 순수가 사랑이요 지혜요 겸손입니다. 마음이 순수할 때 ‘마음의 눈’으로 하느님을 보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보고 이웃을 봅니다. 순수한 마음에서 편견없이, 선입견 없이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 바로 분별의 지혜입니다.


자기를 모를 때 반복되는 죄요 악행입니다. 오늘 제1독서의 아시리아 제국에 멸망한 사마리아가 그렇습니다. 예언자들의 경고를 무시하여 주님의 계명을 지키지 않고 하느님의 은혜를 까맣게 잊고 우상을 섬긴 결과 패망입니다. 끊임없이 하느님을 기억하며 자기를 알아 주님의 계명을 지키며 지혜롭게 처신했더라면, 사마리아는 결코 망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런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적용되는 말마디 역시 ‘너 자신을 알라.’입니다.


진정 자신을 알아 갈 때 남을 판단하지도 단죄하지도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의 한계와 부족을 알아감으로 주님을 닮아 너그러워지고 자비로워지며 겸손해 집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눈에서 들보를 빼내 주시어 맑고 밝은 '마음의 눈'으로 ‘있는 그대로’의 주위 현실을 보게 하십니다. 살아 계신 주님을 만나고 ‘참 나’를 만나는 복된 미사시간입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639 영적 인식 지평의 확장 -앞문은 세상의 사람들에게, 뒷문은 사막의 하느님께-2018.9.5. 연중 제22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9.05 163
1638 축제祝祭인생이냐 또는 고해苦海인생이냐? -삶은 축제祝祭이다-2018.8.23. 연중 제20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8.08.23 163
1637 하늘 나라의 삶 -사랑, 회개, 순수, 동심童心의 회복-2018.8.18. 연중 제19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8.18 163
1636 기도가 우선이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2018.6.25. 월요일 남북통일 기원미사(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1 프란치스코 2018.06.25 163
1635 순수한 마음 -“주님, 순수의 길로 저를 이끌어 주소서.”-2017.11.13. 연중 제32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7.11.13 163
1634 삶은 하느님 은총의 선물이다 -탐욕의 원인과 대책-2017.10.23. 연중 제29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7.10.23 163
1633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나를 따라라-2017.6.2. 부활 제7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7.06.02 163
1632 자유의 여정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2017.4.5. 사순 제5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7.04.05 163
1631 평생 공부-2015.5.13. 부활 제6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5.05.13 163
1630 회개의 여정(旅程) -무지(無知)에 대한 답은 회개(悔改)뿐이다-2024.2.21. 사순 제1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4.02.21 162
1629 하늘 나라 잔치에 초대 받은 삶 -"하느님의 자녀답게!"-2023.10.15.연중 제28주일 프란치스코 2023.10.15 162
1628 사랑은 분별의 잣대 -사랑은 은총, 선택, 공부, 훈련이다-2022.5.19.부활 제5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2.05.19 162
1627 착한 목자 예수님 닮기 -경애敬愛, 경청敬聽, 추종追從, 선교宣敎-2022.5.8.부활 제4주일(성소주일) 프란치스코 2022.05.08 162
1626 내적혁명 -부활하신 파스카 주님과의 만남-2022.4.19.부활 팔일 축제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2.04.19 162
1625 영원한 참 고향집 -주님의 집-2022.2.7.연중 제5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2.02.07 162
1624 믿음의 여정 -성소는 은총의 선물이자 과제다-2021.11.30.화요일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1 프란치스코 2021.11.30 162
1623 믿음의 여정, 믿음의 전사 -믿음 예찬-2020.8.8.토요일 성 도미니코 사제(1170-1221)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08.08 162
1622 참보물 -발견의 은총, 발견의 기쁨-2020.7.26.연중 제17주일 1 프란치스코 2020.07.26 162
1621 배움의 여정 -침묵沈默, 경청敬聽, 주시注視, 겸손謙遜-2020.5.7.부활 제4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5.07 162
1620 모든 사람을 공경恭敬하라 -주님의 종- 2020.4.6.성주간 월요일 ​​​​​​​ 프란치스코 2020.04.06 162
Board Pagination Prev 1 ... 86 87 88 89 90 91 92 93 94 95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