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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6.23. 연중 제12주간 목요일                                                              열왕기하24,8-17 마태7,21-29


                                                                               산상설교

                                                                         -삶의 토대土臺)-


“내 인생 집은 반석 위에 세워져 있습니까? 혹은 모래 위에 세워져 있습니까?” 


오늘 복음이 우리 모두에게 제기하는 물음입니다. 반석 위에 인생 집을 짓는 이는 슬기로운 사람이고, 모래 위에 인생 집을 짓는 이는 어리석은 사람입니다.


오늘로서 2016년 6월6일부터 시작된 마태복음 5장부터 7장까지의 산상설교는  대단원의 막을 막을 내립니다. 사뭇 웅대하고 장엄한 진리의 오케스트라에 푹 젖은 소감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할지 주님은 우리에게 소상히 가르쳐 주셨습니다. 산상설교를 삶의 토대로 하여 살라는 것입니다. 성 아우구스티노의 말씀이 생각납니다.


“토대에서부터 사유하라. 그대 안에 겸손이라는 기초를 파 내려가라. 그러면 사랑이라는 정점에 도달하리라.”


그대로 산상설교를 두고 하는 말씀같습니다. 삶의 기초가, 삶의 기본이 중요합니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서 삶의 기초에, 삶의 기본에 충실한 삶이 제일입니다. 오늘날 나라나 사회나 가정이나 개인 삶이나 참으로 위태해 보이는 것은 그 기초가 약하기 때문입니다. 사상누각(沙上樓閣), 모래위의 집같습니다. 외화내빈(外華內貧), 겉은 화려하나 속은 빈곤하고 부실해 보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주님 말씀이 이런 현실을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지 않는 자는 모두 자기 집을 모래 위에 지은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휘몰아치자 무너져 버렸다.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다.”


자업자득, 참 허망한 삶입니다. 삶의 기초가 허약했기 때문입니다. 산상설교의 가르침을 실행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참으로 어리석은 사람들, 바로 이것이 인간의 정의 같습니다. 


오늘 제1독서 열왕기 하권의 이야기는 말 그대로 사상누각의 좋은 본보기입니다. 아시리아 제국에 이은 바빌론 제국에 의해 초토화되는 유다 나라입니다. 하느님의 징벌의 도구인 바빌론에 의해 완전히 무너져 내린 유다입니다. 여호야킨 임금의 잘못이 너무 큽니다. 다음 여호야킨 임금에 대한 짧은 묘사가 문제의 핵심을 보여줍니다.


‘여호야킨은 자기 아버지가 하던 그대로 주님의 눈에 거슬리는 악한 짓을 저질렀다.’


분별의 잣대는 주님의 눈, 주님의 뜻입니다. 여호야킨 또한 보고 배운 것이 그뿐이니 죄악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가 참으로 힘들었을 것입니다. 계속 반복되는 악순환의 늪에 빠진 인류 역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지 않습니까? 과연 인류의 미래가 가능한지 회의감이 들 때도 있습니다.


이 또한 우리의 회개를 촉구하는 말씀입니다. 악순환의 늪, 타성과 나태의 악습의 삶으로부터 탈출하라는 것입니다.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삶을 다시 시작하라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말씀입니다.


“나에게 ‘주님, 주님!’한다고 모두 하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


산상설교를 통해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뜻이 완전히 계시되었습니다. 이 말씀대로 실행할 때 비로소 하늘나라에 진입합니다. 아무리 주님의 이름으로 마귀를 쫓아내고 많은 기적을 일으켰어도 주님의 뜻이 아닌 내 좋을 대로의 삶이 었다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여지없이 쏟아지는 주님의 질책입니다.


“나는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 내게서 물러들 가라, 불법을 일삼는 자들아!”


이런 결과의 삶이라면 얼마나 허무하겠는지요. 하느님이 보시는 것은 일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입니다. 당신을 사랑하여 당신 뜻을 실행하는 마음입니다. 정말 중요한 것이 주님과의 관계입니다. 주님이 우리를 알고 우리가 주님을 아는 사랑의 관계입니다. 


사랑하는 만큼 알고 아는 만큼 보입니다. 진정 하느님을 사랑할 때 하느님의 뜻을 알아 실행할 수 있습니다. 이래야 비소서 악순환의 늪, 타성의 악습에서 벗어나 주님 반석 위에 인생집을 짓는 삶이 펼쳐집니다. 산상설교의 가르침을 실행하는 즉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사람이 참으로 슬기로운 사람입니다. 주님 반석 위에 인생 집을 짓는 사람입니다. 이 길 말고 구원의 길, 슬기로운 삶의 길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나의 이 말을 듣고 실행하는 이는 모두 자기 집을 반석 위에 지은 슬기로운 사람과 같다. 비가 내려 강물이 밀려오고 바람이 불어 그 집에 들이쳤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반석 위에 세워졌기 때문이다.”


너무나 자명하고 단순한 진리입니다. 겉으로 어리석어 보여도 참으로 슬기로운 실속있는 사람입니다. 유비무환의 사람이요 우보천리, 하루하루의 삶에 충실했던 사람입니다. 


문득 ‘검이불루 화이불치(儉而不陋 華而不侈), 검소하나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나 사치스럽지 않다’라는 제가 좋아하는 구절이 생각납니다. 김부식의 삼국사기에 나오는 말로 백제의 미학을 대변하는 말이자 우리 민족의 미감을 표현한 명구라 합니다. 흡사  반석 위에 지어진 인생집에 대한 묘사같습니다. 


예수님의 산상설교의 가르침에 대한 군중의 반응이 이채롭습니다. 율법학자들과 달리 권위를 가지고 가르치셨기 때문에 군중들은 몹시 놀랐다 합니다.


신앙의 출발점은 놀라움입니다. 주님의 말씀을 늘 새롭고 놀라운 감동으로 듣는 ‘마음의 깨어 있음’이 정말 중요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의 뜻을 잘 실행함으로 당신 반석 위에 인생 집을 짓는 슬기로운 삶을 살게 하십니다.


“주님은 저의 반석, 저의 산성, 저의 구원자, 저의 하느님, 이 몸 숨는 저의 바위시옵니다.”(시편18,3).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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