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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2.25. 연중 제7주간 토요일                                                                              집회17,1-15 마르10,13-16



사람이 답이다

-주님을 경외敬畏하라-



사람이 답입니다. 사람이 희망입니다. 결국은 사람입니다. 그러니 사람이 되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습니다. 가장 중요한 평생공부가 사람이 되는 것이요 수도생활의 궁극 목표이기도 합니다. 토마스 머튼에 관한 ‘그는 가톨릭이기보다는 그리스도교인이었고 그리스도교인이기 보다는 종교인이었고 종교인이기보다는 사람이었다’는 말마디도 생각납니다. 마지막 정점頂點에 사람을 둡니다. ‘사람 못된게 중되고, 중못된게 수좌되고, 수좌 못된게 부처된다.’라는 말마디 역시 잊지 못합니다. 역시 사람이 초점입니다.


‘사람이 답이다.’ 오늘 강론의 제목입니다. 참 신기합니다. 요즘은 ‘---이 답이다.’라는 제목의 강론이 주류를 이루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알고 보면 모두가 사람에 관한 내용의 제목입니다. 사람이 얼마나 깊고 신비로운 존재인지 깨닫게 됩니다. 잠시 세상에 왔다가 사라지지만 그의 존재는 신비자체라 할 만합니다.


“수도자가 무엇인가?” 묻는 자가 수도자라 합니다. 마찬가지 “사람이 무엇인가?” 묻는 자가 사람입니다. 끊임없이 물어야 나오는 사람의 답입니다. 어제 읽은 ‘윌리엄 블레이크’의 ‘지옥의 격언 초抄’시에 나오는 잠언 같은 말마디를 나누고 싶습니다. 이 또한 사람에 관한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빛을 내지 않는 얼굴은 별이 되지 못한다.

 어리석은 자가 그의 어리석음을 고집하면 지혜로워진다.

 저수지는 가두며, 샘은 흘러넘친다.

 고여 있는 물에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은 독이다.

. 넘쳐흐름이야말로 아름다움이다.

 인간이 없는 곳에 자연은 불모지이다.-


이런 인간의 정의의 배경을 잘 들여다 보면 하느님이 보입니다. 하느님 없는 인간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하느님을 찾는 사람, 바로 인간의 정의입니다. 사람이 답일 수 있음은 하느님을 전제로 합니다. 하느님을 찾는 사람일 때 비로소 사람이 답이란 말이 성립합니다.


사람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사람이 답이란 말은 사랑이 답이란 말과 통합니다. 사랑하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압니다. 사랑과 앎은 함께 갑니다. 


오늘 복음의 소주제는 ‘어린이들을 사랑하시다.’이고 제1독서 집회서의 소주제는 ‘인간의 위치’입니다. 역시 오늘 말씀의 주제는 ‘사람’입니다. 사람이 답임을 깨닫게 합니다. 예수님은 누구보다 어린이들을 사랑하셨습니다. 오염되지 않은 본래의 사람이 어린이들이기 때문입니다.


“어린이들이 나에게 오는 것을 막지 말고 그대로 놓아두어라. 사실 하느님의 나라는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이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어린이와 같이 하느님의 나라를 받아들이지 않는 자는 결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한다.”


사람에 전제되는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의 궁극 목표입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의 것입니다. 어린이와 같은 사람들이 참사람입니다. 어린이가 상징하는 인간상은 무엇입니까? 하느님의 나라를 향해 활짝 열려 있는 사람, 단순한 사람, 편견이 없는 사람입니다. 하느님께 완전한 의존 상태에 있는 신뢰와 순종의 사람을 가리킵니다.


‘그러고 나서 어린이들을 끌어 안으시고 그들에게 손을 얹어 축복해 주셨다.’(마태10,16).


오늘 복음의 마지막 구절입니다. 예수님은 이런 어린이들과 같은 사람들을 사랑하시고 축복해 주십니다. 결코 어리석은 사람이나 천진난만한 어린이같은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을 향해 활짝 열린 사람입니다. 바로 집회서가 말하는 사람입니다.


“그분께서는 당신 자신처럼 그들에게 힘을 입히시고 당신 모습으로 그들을 만드셨다. 그들은 주님의 다섯가지 능력을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덧붙여 그분께서는 여섯 번째로 그들에게 지성을 나누어 주시고, 일곱 번 째로 그분의 능력들을 해석할 수 있는 이성을 주셨다. 그분께서는 분별력과 혀와 눈을 주시고 귀와 마음을 주시어 깨닫게 하셨다.”(집회17,3.5-7).


바로 이런 사람이 답입니다. 한마디로 ‘하느님의 선물’인 사람입니다. 우리가 가진 것은 모두 하느님께 받은 선물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깨달음이 우리를 감사하게 하고, 개방적이게 되게 하고, 단순하게 합니다. 선입견이나 편견없이 있는 그대로 삶의 현실을 보게 합니다. 다음 집회서의 말씀이 그 절정입니다.


“그분께서는 그들의 마음에 당신에 대한 경외심을 심어 주시어 당신의 위대한 업적을 보게 하시고 그들이 당신의 놀라운 일들을 영원히 찬양하게 하셨다.”(집회17,8).


경외심의 사람이요 찬양의 사람입니다. 경외심을 지닐 때 발견되는 삶의 놀라움과 새로움입니다. 새삼 주님을 경외함이 답임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니 주님이 우리 마음에 심어주신 경외심을 잘 가꾸고 돌보는 일은 얼마나 중요한지요. 


참으로 주님을 경외할 때 어린이와 같은 사람의 회복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어린이들을 끌어 안으시고 손을 얹어 축복해 주신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어린이들과 같은 우리 모두를 끌어 안으시고 축복해 주시며 경외심을 가득 심어 주십니다. 더불어 평화와 기쁨, 위로와 치유의 구원을 선사하십니다.


“주님의 자애는 영원에서 영원까지, 그분을 경외하는 이에게 머무르리라.”(시편103,17ㄱㄴ).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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