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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3.15. 사순 제2주간 수요일                                                                         예레18,18-20 마태20,17-28



온전한 진리의 삶

-십자가의 죽음, 영광의 부활-



진짜 예언자들은 모두 하느님의 마음에 정통했던 시인이자 신비가였고 연민의 사람이었습니다. 이것이 이들의 내적 힘의 원천이었습니다. 그러나 예나 이제나 진짜 예언자들은 환영 받지 못했고 불편해 했습니다. 이것이 예언자들의 운명입니다. 하여 강론을 해도 십자가의 고통이나 죽음, 불의를 꾸짖는 내용등 불편한 내용이 나오면 반응도 썰렁합니다. 이 또한 자연스런 인간의 종교 심성 같습니다. 


오늘 제1독서의 박해 받는 예레미야 예언자나 복음의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시는 예수님의 경우가 흡사합니다. 예레미야를 박해하는 이들에게서 그대로 오늘날 종교인들을 보는 듯 합니다.


“자, 예레미야를 없앨 음모를 꾸미자. 그자가 없어도 언제든지 사제에게서 가르침을, 현인에게서 조언을, 에언자에게서 말씀을 얻을 수 있다. 어서 그를 치고, 그가 하는 말은 무엇이든지 무시해 버리자.”(예레18,18)


눈에 가시같은 골치덩이 예언자 예레미야였음이 분명합니다. 이보다는 만족감을 주는 부드럽고 무해하고 위무하며 축복의 소식을 전하는 사제나 현인이나 예언자들을 선호하는 종교적 심성의 인간들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 역시 예수님의 수난과 부활의 예고에 불편해 했음이 분명합니다. 


오늘 복음은 예루살렘 상경 길에서 일어난 일들입니다. 예수님께서 당신의 수난과 부활을 예고해도 제자들은 관심이 없고 분위기도 동상이몽입니다. 제베데오의 두 아들의 어머니나 다른 제자들 역시 관심은 좋은 결과나 출세에 있음을 봅니다. 


1독서의 예레미야는 사람들의 몰이해에 답답한 심정을 하느님께 하소연 합니다만, 복음의 예수님은 스승답게 제자들의 몰이해를 친절히 바로 잡아 주십니다. 다른 민족들의 통치자들처럼 군림하고 지배하며 세도를 부려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너희는 그래서는 안된다. 너희 가운데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너희 가운데에서 첫째가 되려는 이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사람의 아들도 섬김을 받으러 온 것이 아니라 섬기러 왔고, 또 많은 이들의 몸값으로 자기 목숨을 바치러 왔다.”(마태20,26-28)


주님은 어제에 이어 ‘섬김service과 종servant의 영성’을 강조하십니다. 축복의 결과는 하느님께 맡기고 섬김의 삶, 십자가의 삶에 충실하라는 것입니다. 십자가의 죽음이 있어 영광의 부활입니다. 뿌리있어 꽃과 열매입니다. 뿌리없이는 꽃도 열매도 없습니다. 금욕수덕생활의 기초위에 신비관상생활입니다. 금욕수덕생활 없이는 신비관상생활도 없습니다. 


이것이 온전한 진리입니다. 십자가의 죽음 없는 영광의 부활이나, 영광의 부활없는 십자가의 죽음 모두 온전한 진리가 아닙니다. 참으로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 그리고 부활의 영광과 축복을 동시에 아우르는 균형잡힌 시각과 삶이 절실합니다. 사실 부활의 희망과 기쁨을, 영광을 앞당겨 살기에 자발적 기쁨으로 십자가의 길을 갈 수 있는 우리들입니다.


어제 읽은 제주교구 교구장이신 강우일 주교님의 ‘촛불혁명이후 한국’에 대한 특별인터뷰 내용을 일부 소개합니다. 많은 이들이 공감하면서도 불편해 하는 내용일 것입니다. 양심을 자극하며 일깨우기 때문입니다.


-“종교는 이 세상만사 잡다한 일로부터 뚝떨어져서 초연하게 평정심을 유지하며 사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그런 생각은 오해입니다.---종교인이라면 무엇이 우선되는 가치인지 판단할 수 있는 영적인 식별력, 의지력, 행동력을 가져야 합니다. 세상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든지 상관없이 나 혼자 구름위에 앉아 있는 것은 개인적인 종교 심성에 불과합니다.


제가 믿는 그리스도교의 핵심은 하느님이 인간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그 의미는 인간 한 사람이 가치와 존엄성을 지닌 존재라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따른다면 이 세상에서 핍박받고 고통받는 사람을 일으켜 세우는 것이 예수님이 하신 일이라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이것을 이어받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자세이자 사명입니다. 사람들이 죽어나가든 말든, 어떤 고통을 받든 나몰라라하면서 세상과 떨어져 조용히 기도만 하겠다는 것은 가짜입니다. 그것은 직업으로 먹고 사는 직업 종교인에 불과하지요.”-


오늘의 종교인들에게 주는 예언자의 죽비같은 충고 말씀입니다. 그러나 생존에 급급한 일상의 삶이 고단하고 두렵고 불안하기에 내적평화와 안정을 추구하는 개인의 종교심성도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엄연한 현실입니다. 바로 기도와 일, 관상과 활동의 조화와 균형과 일치가 참 중요하고도 어려운 평생과제임을 깨닫습니다. 


분명한 것은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 있어 영광스런 축복의 부활이요,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 없이는 영광스런 축복의 부활도 없다는 것입니다. 십자가 없는 부활은 환상이고 부활없는 십자가는 무의미합나다. 늘 깨어 이 둘을 동시에 사는 파스카의 삶일 때, 온전한 진리, 온전한 영성, 온전한 삶일 것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늘 깨어 주님의 죽음과 부활에 동참하여 온전한 진리의 삶, 섬김의 삶, 파스카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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