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9.13. 수요일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학자(344/49-407) 기념일

콜로3,1-11 루카6,20-26



희망이 답이다

-우리의 희망이자 기쁨인 그리스도-



얼마전 가톨릭신문 기사에 눈길이 끌렸습니다. “생명을 살리자”라는 주교회의 생명운동본부의 공동캠페인과 더불어, “잠시 방향이 보이지 않아도 선택은 결국 ‘삶’입니다” 제하 아래 2003년 이후 OECD국가중 자살률 1위 굴레를 지고 있는 우리나라 현실을 소개하고 있었습니다. 


희망없는 곳이 지옥입니다. 희망을 잃을 때 저절로 자살을 생각하게 됩니다. 새삼 ‘희망은 생명’임을 깨닫습니다. 


요즘 계속 ‘-답이다’의 강론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엊그제 ‘사랑이 답이다’에 이어 어제 ‘기도가 답이다’가 강론 주제였고 오늘은 ‘희망이 답이다’가 강론 주제입니다. 아주 자주 드는 예가 생각납니다. 세기洗器도중 수도형제가 어느 공동체를 방문했는 데, 모든 것이 다 있는데 하나가 없다 하였습니다. 궁금해서 그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기쁨입니다.”


모든 것이 다 있는데 기쁨이 없다면 참 공허할 것입니다. 또 하나 모든 것이 다 있는데 희망이 없다면 이 또한 공허할 것입니다. 희망이 있을 때 기쁨이 있습니다. 희망의 샘에서 샘솟는 기쁨입니다. 희망은 기쁨의 뿌리입니다. 희망의 뿌리에서 꽃처럼 피어나는 기쁨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도 생각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믿음으로써 지금의 이 은총을 누리게 되었고 또 하느님의 영광에 참여할 희망을 안고 기뻐하고 있습니다.”


희망과 기쁨이 하나로 연결되고 있음을 봅니다. 아브라함은 절망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믿어서 만민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믿음의 뿌리 역시 희망임을 봅니다. 희망이 있어야 사랑도 살아납니다. 그러니 희망이 답입니다. 희망이 모두입니다. 희망이 없는 곳이 출구 없는 지옥입니다.


“행복하여라, 가난한 사람들! 하느님의 나라가 너희 것이다. 행복하여라, 지금 굶주리는 사람들! 너희는 배부르게 될 것이다. 행복하여라, 지금 우는 사람들! 너희는 웃게 될 것이다.”(루카6,20-21)


가난해도, 굶주려도, 울어도 생생한 희망을, 하느님의 나라를 앞당겨 맛보고 있기에 행복합니다. 하느님의 나라가 바로 희망입니다. 영원한 살아있는 희망입니다. 곧 사라질 세상적 희망이 아닙니다. ‘우리는 희망으로 구원을 받았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을 바라는 것은 희망이 아닙니다. 눈에 보이는 것을 누가 바라겠습니까?’(로마8,24)


그리스도 예수님이 바로 하느님 나라의 실현입니다. 그리스도가 우리의 영원한 희망입니다. 희망과 기쁨의 사도 바오로의 고백입니다.


“나의 간절한 기대와 희망은 내가 무슨 일에나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고 늘 그러했듯이 지금도 큰 용기를 가지고 살든지 죽든지 나의 생활을 통틀어 그리스도의 영광을 드러내는 것입니다. 나에게는 그리스도가 생의 전부입니다.”(필립1,20-21ㄱ)


그리스도가 영원한 희망이자 삶의 중심임을 고백하는 바오로 사도는 오늘 제1독서 콜로새서에서도 영원한 희망이신 그리스도를 추구할 것을 간곡히 권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은 그리스도와 함께 다시 살아났으니, 저 위에 있는 것을 추구하십시오. 거기에는 그리스도께서 하느님의 오른 쪽에 앉아 계십니다. 위에 있는 것을 생각하고 땅에 있는 것은 생각하지 마십시오.---여러분의 생명이신 그리스도께서 나타나실 때, 여러분도 그분과 함께 영광 속에 나타날 것입니다.”(콜로3,1-4참조).


바로 그리스도가 우리의 영원한 생명이자 희망이자 기쁨입니다. 그리스도 예수님께 희망을 둘 때 비로소 동물세계에서, 절망의 늪, 어둠의 심연의 늪에서 구출되어 하느님 자녀, 빛의 자녀로서의 삶입니다. 희망을 잃으면 속수무책 망가지고 추락하는 사람들입니다. 


참으로 그리스도께서 우리의 영원한 생명이자 희망이 되고 기쁨이 될 때 우리 안에 있는 현세적인 부정적인 것들, 곧 불륜, 더러움, 욕정, 나쁜 욕망, 탐욕은 저절로 시들어 죽어버립니다. 더불어 분노, 격정, 악의, 중상, 우리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수치스러운 말도 뚝 그쳐 버립니다. 하여 우리는 옛 인간을 벗어 버리게 되고 새 인간을 입은 사람이 됩니다.


그렇습니다. 그리스도께 영원한 희망과 기쁨을 둘 때 끊임없이 새로워져 새 인간이 되는 우리들입니다. ‘새 인간은 자기를 창조하신 분의 모상에 따라 끊임없이 새로워지면서 참지식에 이르게 됩니다.’(콜로3,10) 참으로 그리스도만이 모든 것이며 모든 것 안에 계십니다.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영원한 생명입니다.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영원한 희망입니다.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영원한 기쁨입니다.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영원한 평화입니다.

그리스도가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그리스도는 우리의 모두입니다. 그러니 ‘희망이 답’이라는 말씀은 ‘그리스도가 답’이라는 말씀입니다. 새삼 그리스도와 하나되는 날마다의 미사은총이 얼마나 큰 지 감격하게 됩니다. 하느님이 인류에게 주신 최고의 선물이 그리스도 예수님이자 그분을 모시는 이 거룩한 성체성사입니다. 우리의 영원한 생명이자 희망이요 기쁨이자 평화인 그리스도 예수님을 우리 삶의 중심에 모시는 참 행복한 미사시간입니다.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보라 너희가 하늘에서 받은 상이 크다.”(루카6,23).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54 성모성심의 사랑과 지혜 “그 어머니에 그 아드님이구나!”2024.6.8.토요일 티없이 깨끗하신 성모성심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4.06.08 85
3453 성화의 여정 "예수성심의 사랑으로 성화되십시오!"2024.6.7.금요일 지극히 거룩하신 예수 성심 대축일(사제성화의 날) 프란치스코 2024.06.07 102
3452 사랑하라 <가장 큰 계명, 사랑의 이중계명이 답이다>2024.6.6.연중 제9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4.06.06 93
3451 영원한 구원의 삶 -죽은 이들의 하느님이 아니라 산 이들의 하느님-2024.6.5.수요일 성 보니파시오 주교 순교자(673-754)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4.06.05 119
3450 하닮의 여정 -우리 모두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아갑시다-2024.6.4.연중 제9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4.06.04 146
3449 사랑과 지혜가 하나로 녹아있는 앎과 삶 <하느님과 우리 주 예수그리스도를 바르게 알고 삽시다>2024.6.3.월요일 성 가롤로 르왕가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4.06.03 119
3448 지극히 거룩하신 성체성사의 은총과 축복 “하느님은 사랑이시다”2024.6.2.주일. 지극히 거룩하신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4.06.02 101
3447 어떻게 살아야 하나? “무지(無知)에 대한 답은 예수 성심(聖心)뿐이다”2024.6.1.토요일 성 유스티노 순교자(+166)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4.06.01 104
3446 주님 중심(中心)의 영적 우정 -마리아와 엘리사벳-2024.5.31.금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 방문 축일 프란치스코 2024.05.31 101
3445 성전 정화 “여러분이 바로 하느님의 성전입니다”2024.5.30.목요일 요셉수도원 성전 봉헌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4.05.30 120
3444 순교 영성, 파스카 영성 -섬김과 따름-2024.5.29.수요일 윤지충 바오로(1759-1791)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4.05.29 109
3443 “거룩한 사람이 되십시오” <따름과 보상>2024.5.28.연중 제8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4.05.28 124
3442 나를 따라라 “부자의 구원도 가능하다”2024.5.27.연중 제8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4.05.27 109
3441 복되신 삼위일체 하느님 -늘 하느님 사랑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들-2024.5.26. 지극히 거룩하신 삼위일체 대축일(청소년 주일) 프란치스코 2024.05.26 111
3440 어린이와 같이 되라 <어린이들을 사랑하신 예수님>2024.5.25.토요일 성 베다 베네라빌리스 사제 학자(672/673-735)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4.05.25 113
3439 혼인과 이혼 하느님 중심의 미완(未完)의 부부가정공동체-2024.5.24.연중 제7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4.05.24 124
3438 추억의 힘, 추억의 기쁨, 추억의 향기 “죄를 짓지 마십시오, 서로 사랑하십시오”2024.5.23.연중 제7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4.05.23 133
3437 하느님 중심의, 하느님의 자녀다운 삶 -관용과 겸손-2024.5.22.연중 제7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4.05.22 113
3436 겸손을 추구하라 -겸손은 모든 덕행의 스승이다-2024.5.21.연중 제7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4.05.21 128
3435 어머니인 교회 -교회의 어머니 마리아-2024.5.20.월요일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4.05.20 110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3 Next
/ 173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