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7.10.3. 연중 제26주간 화요일                                                                            즈카8,20-23 루카9,51-56



내적순례여정



오늘 복음을 묵상하면서 3년전 산티아고 순례여정이 생각났습니다. 프랑스땅 생장피드포르를 출발해 피레네산맥을 넘어 스페인의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이르기까지 장장 800km, 2000리에 이르는 순례길이었습니다. 아마 지금도 그곳에서는 순례자들의 여정은 계속되고 있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은 예수님과 제자들의 예루살렘을 향한 순례길에 있었던 일을 보도합니다.


‘하늘에 오르실 때가 차자, 예수님께서는 예루살렘으로 가시려고 마음을 굳히셨다.’


예수님과 제자들은 말 그대로 우리 순례여정공동체를 상징합니다. 산티아고 대신 예루살렘을 향한 순례여정입니다. 예루살렘이 상징하는 바, 우리 믿는 이들의 영원한 본향인 하느님의 도시, 하느님의 집입니다. 즈카르야의 예언이 예수님과 그 일행을 통해, 또 우리를 통해 실현되고 있습니다.


“자, 가서 주님께 은총을 간청하고 만군의 주님을 찾자.”


주님께 은총을 간청하고 만군의 주님을 찾고자 영적 예루살렘과도 같은 이 거룩한 파스카 축제 미사에 참석하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는 순례여정중인 우리에게 다음 말씀도 실감나게 마음에 와 닿습니다.


“우리도 여러분과 함께 가게 해 주십시오. 우리는 하느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계시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마치 우리 수도자들을 향한 하느님을 목말라 수도원을 찾는 이들의 내면의 목소리처럼 들립니다. 사실 하느님을 찾는 우리의 순례여정에 함께 하고자 많은 이들이 끊임없이 수도원을 찾습니다. 산티아고나 예루살렘이 상징하는바 우리 인생순례여정의 궁극 목적지인 하느님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은 모두 순례여정중인 교회공동체에 몸담고 있는 순례자들입니다. 


우리는 목표없는 정적靜的인 공동체가 아니라 끊임없이 우리의 영원한 본향인 하느님의 집을 향한 내적여정중에 있는 역동적力動的공동체입니다. 물도 고이면 썩듯이 순례여정을 멈추고 안주하기 시작하면 공동체는 역동성을 잃고 표류漂流하여 타락하기 십중팔구입니다. 궁극의 하느님 비전을, 예루살렘 목적지를 잊어 버렸을 때 탈선입니다. 


바로 예수님 일행의 순례여정공동체를 맞이하지 않은 사마리아인들에 대한 야고보와 요한의 과격한 반응이 그렇습니다. 잠시 눈이 가려 본질적 목표를 잊어버렸기에 지엽적 사소한 일로 대사大事를 그르치려 합니다.


“주님, 저희가 하늘에서 불을 내려 저들을 불살라 버리기를 원하십니까?”


예수님은 예루살렘 목적지에 대한 선명한 의식으로 깨어 있었기에 지체없이 분별의 지혜를 발휘하십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의 어리석음을 꾸짖으시고 다른 마을을 통해 예루살렘 본연의 순례길에 오르십니다. 예루살렘이 상징하는바 우리의 내적순례여정의 궁극 목적지인 하느님이자 하느님의 집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하느님의 집을 향해 내적순례여정중에 있습니다. 


제가 자주 드는 비유가 생각납니다. 우리의 평생내적순례여정을 하루로, 또는 일년사계로 압축할 때 어느 시점에 와 있느냐 하는 것입니다. 끊임없이 흐르는 시간입니다. 과연 내 나이는 오전인가 오후인가, 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철에 속해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이를 깊이 묵상하다보면 남은 순례여정에 대한 각오도 새로워질 것입니다.


거룩한 하느님의 도시 예루살렘이 상징하는 바 참 심오합니다. 바로 예루살렘은 예수님의 죽고 부활하신 파스카 신비의 구원의 이루어진 곳입니다. 과정과 목표는 하나입니다. 매일의 거룩한 미사를 통해 예루살렘을 압당겨 살고 있는 우리들입니다. 바로 파스카 미사축제가 벌어지는 오늘 지금 여기가 우리의 궁극 목적지인 영적 예루살렘입니다. 


매일 파스카의 신비를, 파스카의 기쁨을 살게하는 주님의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탈선 없이, 현세의 유혹에 빠짐없이 성공적 내적순례여정의 삶을 살게 합니다. 끝으로 자작 좌우명 애송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중 한 연으로 강론을 마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끊임없이 

하느님 바다 향해 흐르는 강(江)이 되어 살았습니다. 

때로는 좁은 폭으로 또 넓은 폭으로

때로는 완만(緩慢)하게 또 격류(激流)로 흐르기도 하면서

결코 끊어지지 않고 계속 흐르는 '하느님 사랑의 강(江)'이 되어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658 바다같은 가장 큰 믿음의 사람 -환대, 겸손, 관대-2022.9.26.연중 제26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2.09.26 256
657 성전 정화 -은총의 강, 생명수의 강-2023.5.30.수도원 성전 봉헌 축일(2006년) 프란치스코 2023.05.30 256
656 회개의 삶 -자유의 길-2015.7.12. 연중 제15주일 프란치스코 2015.07.12 257
655 현재주의자-2015.9.16. 수요일 성 고르넬리오 교황(+253)과 성 치프리아노 주교 순교자(+258)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5.09.16 257
654 우리를 부끄럽게 하는 것들-2015.11.6. 연중 제31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5.11.06 257
653 허리를 펴고 머리를 들어라 -평범한 일상에의 충실-2015.11.26.연중 제34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5.11.26 257
652 하느님의 자녀다운 삶을 삽시다 -꿈. 공부, 찬양, 회개-2022.12.4.대림 제2주일 프란치스코 2022.12.04 257
651 사랑의 교회 공동체 -그리스도 예수님 중심의 공동체-2023.5.25.목요일 성 베다 베네라빌리스 사제 학자(672/673-735)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5.25 257
650 개안(開眼)의 여정 -“주님, 저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십시오.”2023.6.1.목요일 성 유스티노 순교자(100-165)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6.01 257
649 누가 참 행복한 사람인가? -행복하여라, 하느님께 희망을 둔 사람!-2023.9.13.수요일 성 요한 크리소스토모 주교 학자(349-407)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9.13 257
648 하느님 섭리와 믿음 -내 삶의 성경의 Lectio Divina-2015.11.25.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5.11.25 258
647 주님을 찬미하라 -생명의 빵이신 그리스도-2016.5.29. 주일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청소년 주일) 프란치스코 2016.05.29 258
646 우리 삶의 궁극 목표 -성인이 되는 것-2017.11.1. 수요일 모든 성인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7.11.01 258
645 하느님이 사람이 되시다 -은총과 진리의 인간-2018.12.25. 주님 성탄 대축일 낮미사 1 프란치스코 2018.12.25 258
644 주님과 늘 함께 하는 삶 -참 부요하고, 자유롭고, 행복한 삶-2019.11.25.연중 제34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11.25 258
643 주님은 우리의 생명이시다 -생명의 길-2016.2.11. 재의 예식 다음 목요일(세계 병자의 날) 프란치스코 2016.02.11 259
642 깨어 있어라!-우리의 영원한 배경背景이신 주님-2016.3.19.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6.03.19 259
641 영성의 대헌장; 진복팔단 -행복은 발견이다-2016.6.6. 연중 제10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6.06.06 259
640 파스카의 기쁨 -모든 날이 다 좋다-2018.5.10. 부활 제6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18.05.10 259
639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경청敬聽과 순종順從의 사람, 동정 마리아-2019.3.25. 월요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9.03.25 259
Board Pagination Prev 1 ... 135 136 137 138 139 140 141 142 143 144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