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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8. 연중 제32주간 토요일                                                                     지혜18,14-16;19,6-9 루카18,1-8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



얼마전 서가에 진열되어 있는 책 제목이 한 눈에 들어 왔습니다. ‘행동하는 예수’라는 제목을 보는 순간 즉시 떠오른 ‘기도하는 예수’라는 말마디였습니다. 루카 복음은 기도의 복음이라 할 만큼 유난히 기도에 대한 가르침이 많습니다. 오늘 루카복음의 ‘과부의 청을 들어주는 불의한 재판관의 비유’를 통해서도 주님은 낙심하지 말고 끊임없이 기도해야 함을 가르치십니다.


지금은 기도의 계절입니다. 순교자 성월 9월, 묵주기도 성월 10월, 그리고 대림을 앞둔 11월 위령성월 모두 기도가 중심을 이룹니다. 말 그대로 가을은 기도의 계절입니다. 어제 텅 빈 배밭을 산책하여 써놓은 ‘비움예찬’이란 글을 나눕니다.


-만추의 가을/텅 빈 배 밭/텅 빈 나무들

 비움은 지혜다/비움은 겸손이다/비움은 생명이다

 비움은 침묵이다/비움은 기쁨이다/비움은 평화다/비움은 자유다

 비움은 사랑이다/비움은 충만이다/비움은 아름답다

 비움은 모두다/비움의 여정이다/하느님은 비움자체이시다-


삶은 비움의 여정입니다. 비움의 여정에 결정적인 것이 바로 끊임없는 기도입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기도입니다. 피정자들을 위한 강의도 대부분 기도 이야기로 끝납니다. 


1.기도는 무엇입니까? 하느님과 소통의 대화입니다. 소통의 생명이요 불통의 죽음입니다. 2.기도는 왜 합니까? ‘살기위하여’ 기도합니다. 절박한 말마디 ‘살기위하여’입니다. 기도하면 살고 기도하지 않으면 죽습니다. 살기위하여 밥을 먹고 숨쉬는 것처럼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런 기도입니다. 3.기도를 잘하는 비결은 무엇입니까? 사랑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면 할수록 기도를 잘 할 수 있습니다. 4.기도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늘 날마다 평생 간절히 항구히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와 삶은 함께 갑니다. 기도하는 만큼 살고 사는만큼 기도합니다. 나중에 남는 얼굴도 기도한 얼굴인가 기도하지 않는 얼굴인가 둘중 하나입니다. 기도는 사랑이요 사랑하면 닮습니다. 기도하면서 주님을 닮아 참 나의 얼굴이 되어가고 주님 앞에 갔을 때도 주님은 ‘당신을 얼마나 닮았는가’ 우선 우리 얼굴을 볼 것입니다. 피정할 때 마다 단골 메뉴같은 기도에 관한 언급들입니다.


오늘 복음의 과부는 기도와 삶의 모범입니다. 결코 좌절함이 없이 끝까지 간청함으로 불의한 재판관의 항복을 받아내는, 비굴하지 않고 당당한 가난한 과부를 본받으라는 것입니다. 좋을 때, 잘 나갈 때 기도는 누구나 합니다. 어렵고 힘들수록 기도는 간절하고 항구해야 합니다. 


마지막까지 잡고 있어야 할 끈은 ‘기도의 끈’입니다. 기도의 힘은 하느님의 힘이며, 기도의 끈은 하느님의 끈입니다. 기도의 끈을 놓치는 순간 안팎으로 속절없이 무너지는 삶입니다. 과부의 끈질긴 간청을 들어주는 불의한 재판관의 비유를 들려 주신 후 주님은 제자들은 물론 미사에 참석한 우리를 향해 말씀하십니다.


“이 불의한 재판관이 하는 말을 새겨 들어라. 하느님께서 당신께 선택된 이들이 밤낮으로 부르짖는데 그들에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지 않으신 채, 그들을 두고 미적거리시겠느냐?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에게 지체없이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실 것이다.”


문제는 올바른 판결입니다. 우리 방식이 아닌 하느님 방식대로, 우리의 때가 아닌 하느님의 가장 적절한 때 올바른 판결을 내려 주신다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지체없이와 우리의 지체없이는 이렇게 다릅니다. 저는 이것을 ‘어둠의 터널’에 비유하곤 합니다. 항구히 기도할 때 언젠가 어둠의 터널을 통과할 것이고 그 기간은 사람마다 다르다는 것입니다. 이 또한 하느님의 올바른 판결의 결과입니다. 그러니 끝까지 하느님의 때를 기다리는 인내가 겸손한 믿음입니다.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할수록 자신의 부족과 한계를 알아 겸손해 집니다. 기도가 깊어질수록 원하는 것에서 정말 필요한 것을 청하게 되고 결국은 하느님의 뜻에 따라 청하게 됩니다. 정말 필요한 것 하나는 하느님의 뜻이기 때문입니다. 결국 기도의 끝에 남는 것은 하느님과 나입니다. 하느님의 모상대로 창조된 인간의 당연하고 자연스런 귀결이요 이때 진정 자유롭고 행복한 참 나의 실현이자 발견입니다.


기도는 살아계신 주님과의 만남입니다. 주님을 만남으로 내적성장과 성숙의 내적변화도 이루어 지며 기쁨과 평화의 선물도 받습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오늘 지혜서는 에집트를 탈출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을 통해 기도하는 이들의 내적현실을 상징적으로 실감나게 묘사합니다.


“홍해는 장애물이 없는 길로, 거친 파도는 풀 많은 벌판으로 바뀌었습니다. 당신 손길의 보호를 받는 이들은 그 놀라운 기적을 보고, 온 민족이 그곳을 건너갔습니다.”


삶은 기적입니다. 눈만 열리면 온통 하느님 기적의 선물로 가득한 세상입니다. 기도해야 주님 손길의 보호를 받으며 하루하루 기적같은 파스카의 삶을 살아갈 수 있습니다. “주님이 이루신 기적을 기억하여라.” 화답송 후렴처럼 늘 주님 이루신 기적을 기억하고 감사하며 살아야 하겠습니다. 


주님의 마지막 말씀이 긴 여운을 남깁니다. “사람의 아들이 올 때에 이 세상에서 믿음을 찾아볼 수 있겠느냐?” 이래서 기도입니다. 기도와 믿음은 함께 갑니다. 늘 기도해야 믿음을 간직할 수 있습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부족한 믿음을 더해 주시고, 늘 간절히 항구히 기도할 수 있는 힘을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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