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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29. 연중 제34주간 수요일 

다니5,1-6.13-14.16-17.23-28 루카21,12ㄴ-19



주님의 전사戰士

-믿음의 힘-



오늘 말씀 묵상중 문득 떠오른 공동체적 고백시와도 같은 제 좌우명 자작 애송시, ‘하루하루 살았습니다’중 여섯째 연이었습니다. 읽을 때 마다 수도자로써의 신원을 새롭게 확인하곤 합니다.


-하루하루 살았습니다.

하루하루 주님의 집인 수도원에서 

주님의 전사(戰士)로, 

주님의 학인(學人)으로, 

주님의 형제(兄弟)로 살았습니다.

끊임없이 이기적인 나와 싸우는 주님의 전사로

끊임없이 말씀을 배우고 실천하는 주님의 학인으로

끊임없이 수도가정에서 주님의 형제로 살았습니다.

하느님은 영원토록 영광과 찬미 받으소서.-


바로 주님의 전사, 주님의 학인, 주님의 형제는 우리의 신원이기도 합니다. 평생 제대가 없는 평생 현역의 주님의 전사, 평생 졸업이 없는 평생 주님의 학인인 우리들입니다. 평생 끊임없이 이기적인 나와 싸우는 주님의 전사요 평생 끊임없이 말씀을 배우고 실천하는 주님의 학인입니다.


문제는 내안에 있고 답은 주님안에 있습니다. 주님과 일치가 깊어질 때 비로소 주님의 전사요 주님의 학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주님의 전사와 학인은 둘이지만 실은 하나입니다. 말씀공부와 기도의 실천에 항구한 주님의 학인만이 주님의 전사로써 성공적 삶을 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어제 피정 강사님으로부터 들은 말씀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신부님 강론중 생생히 기억하는 말씀으로 아마도 피정강사님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듯 했습니다.


“시간과 돈과 관심과 힘을 아껴 공부하십시오.”


이야말로 주님의 학인인 수도자 삶의 자세이기도 합니다. 한마디로 공부를 사랑하여 목숨을 걸고 공부하는 자세입니다. 이런 자들이 진정 주님의 학인이자 주님의 전사입니다. 목숨을 걸고 바둑을 뒀다는 조치훈도, 늘 축구가 배고팠다는 박지성도 생각이 납니다. ‘목숨을 걸고 하느님을 찾는, 늘 하느님을 배고파하는 수도자’도 참 잘 어울리는 말같습니다. 이런 수도자들에게 말씀공부와 기도는 필수입니다. 


유비무환입니다.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안에 있습니다. 내가 바로 적이요 평생 나와의 싸움이 영적전쟁의 요체입니다. 무기력과 안일함과 나태함으로 안으로부터 무너지면 아무도 도와 줄 수 없습니다. 싸워본들 백전백패입니다. 지금처럼 신앙생활하기 좋은 때도 없을 것입니다. 눈에 보이는 위협이나 박해, 고문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때일수록 깨어 본분에 충실하지 않으면 안에서부터 서서히 무너집니다.


이렇게 내적으로 충실해야 복음에서처럼 비상사태가 발생할 때 주님을 당당히 증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변론할 말을 미리 준비하지 않아도 주님은 어떠한 적대자도 맞서거나 반박할 수 없는 언변과 지혜를 주실 것입니다. 어떤 박해의 경우도 머리카락 하나도 잃지 않을 것임을 확신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미 주님과 말씀과 기도를 통해 깊은 내적 일치의 삶을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의 마지막 핵심구절입니다.


“너희는 인내로써 생명을 얻어라.”


지극한 인내로 참아 견디는 자가 마지막 구원의 승리자가 되어 생명을 얻습니다. 인내의 믿음이 주님의 전사요 학인인 우리에게는 필수적 자질입니다. 인내의 믿음 또한 말씀과 기도를 통한 은총의 열매임을 깨닫습니다. 제가 볼 때 주님의 전사요 학인의 모범은 제1독서 다니엘서의 다니엘 청년입니다. 참으로 믿음좋고 용기있고 겸손하고 욕심없고 지혜롭습니다. 바로 주님과의 깊은 일치를 반영합니다. 바빌론의 벨사차르 임금이 왕궁의 석고벽에 씌어진 글자의 뜻풀이를 청하자 용기있게 담담히 말합니다.


“임금님의 선물을 거두시고 임금님의 상도 다른 이에게 내리십시오. 그래도 저는 저 글자를 임금님께 읽어드리고 그 뜻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임금님께서는 하늘의 주님을 거슬러 자신을 들어 높이셨습니다.---보지도 듣지도 못하며 알지도 못하는 신들을 찬양하셨습니다. 그러면서 임금님의 목숨을 손에 잡고 계시며 임금님의 모든 길을 쥐고 계신 하느님을 찬송하지 않으셨습니다.”


다니엘의 목숨을 건 충언입니다. 그대로 이 세상 모두가 하느님의 수중에 있다는 다니엘의 신앙고백같습니다. 평생 주님의 전사로 주님의 학인으로 수행에 충실했음을 봅니다. 이런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를 당해 낼 자 아무도 없습니다. 여기 다니엘서에서 주목되는 것이 다니엘서 3장24-90절까지 불가마 속에서 다니엘과 세 청년의 하느님 찬송과 찬양입니다. 어제에 이은 오늘의 화답송 찬양도 여기서 유래합니다.


“영원히 찬송하고 찬양하여라.”


어떤 처지에서도 끊임없이 바친 하느님 찬송과 찬양과 찬미가 믿음의 원천이었음을 봅니다. 내면의 뿌리에서부터 전존재를 정화하고 성화하는 찬미의 은총, 찬미의 사랑입니다. 새삼 우리가 평생, 매일, 규칙적으로, 끊임없이 바치는 공동 찬미전례기도인 시편성무일도와 미사가 얼마나 큰 믿음의 원천인지 깨닫게 됩니다. 주님을 끊임없이 찬미할 때 믿음과 더불어 선사되는 용기요 천상적 지혜입니다. 세글자 ‘므네 므네 트켈 파르신’ 뜻 중 두 번째 뜻풀이가 심오합니다.


“‘트켈’은 임금님을 저울에 달아 보니 무게가 모자랐다는 뜻입니다.”


만일 주님께서 우리 각자나 공동체를 저울에 달아 본다면 무게는 모자르지는 않을런지요? 새삼 주님의 전사로, 주님의 학인으로, 주님의 형제로 평생수행에 항구하고 충실해야 함을 깨닫습니다. 주님과는 물론 서로간의 전우애, 학우애, 형제애를 날로 깊이하는 것이야말로 유비무환의 지혜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당신과는 물론 우리 모두 서로간의 전우애, 학우애, 형제애를 날로 깊이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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