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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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저를 축복하소서




세월 흘러 

나이들어 늙어도

언제나 거기 그 자리 


하늘향한

향기롭고 기품있는

나무들이 좋다 


초겨울

 동안거冬安居에 

들어간 겨울나무들이 좋다


욕망慾望과 허영虛榮, 환상幻想의 

나뭇잎들

다 떠나 보내고


나뭇가지들 

 본질本質로 

깨어 침묵중에 기도하는 겨울나무들이 좋다


내 나이 얼마인가

초겨울 인생이 아닌가

얼마 지나 새해 되면 나는 칠순七旬이다


구체적 귀가歸家준비

주님 뵈올 기쁨에, 부활의 봄을 맞이할 기쁨에

벌써 서서히 마음 설레는 구나


이제 몸과 마음 

추슬러

흔들림 없이 본질로 살 때이다


하나 둘 모두 비워내고 

텅 빈 충만充滿으로

있는 듯 없는 듯 보일듯 말듯 사는 거다


아, 이제부터 

본격적 내 인생 조각彫刻 마무리에

심혈心血의 정성을 쏟을 거다


하루하루

아름다운 주님 닮은 내 모습 조각하여

주님 만나는 날 봉헌奉獻할 거다


내 사랑 주님이시여

일편단심一片丹心 

당신을 애모愛慕하며 살아 온 저를 축복하소서



2017.12.16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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