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1.월요일 천주의 모친 성모 마리아 대축일 

민수6,22-27 갈라4,4-7 루카2,16-21



"어떻게 살아야 하나?"

-'짐'이 아닌 '선물', '축복된 존재'로-



“거룩하신 어머니, 찬미받으소서. 당신은 하늘과 땅을 영원히 다스리시는 임금님을 낳으셨나이다.”


오늘 2018년 1월1일 새해 첫날은 천주의 모친 성모 마리아 대축일이자 제51차 세계 평화의 날이기도 합니다. 천주의 모친 마리아께서 2018년 평화의 문을 활짝 열으셨습니다. 새해 첫 날 저절로 나온 ‘어떻게 살아야 하나?’라는 말마디였습니다. 


답은 ‘짐이 아닌 선물, 축복된 존재로’였습니다. 정말 올 한 해뿐 아니라 남은 생애는 짐이 아닌 선물로, 이웃에게 평화의 선물, 축복된 존재로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2018 새해 첫날을 여는 새벽성무일도 초대송을 비롯한 찬미가와 아침기도 후렴도 줄줄이 은혜로와 소개합니다.


“동정이신 모친 마리아를 공경하며, 그의 아들 주 그리스도께 조배드리세.”(초대송).


“빛살을 지어내신 빛의 창조주/구유도 마다않고 누워계시며

 일찍이 성부함께 하늘내신분/아기로 모친품에 안기셨도다”(찬미가2절)


“이제야 빛과구원 탄생하시니/어둔밤 사라지고 죽음없도다

 마리아 낳은아기 하느님일세/오너라 만민들아 그를믿어라”(찬미가4절)


모두가 깊은 묵상 자료입니다. 이어지는 아침기도 첫 후렴도 은혜로웠습니다. 요즘 전례기도시 가사와 곡의 아름다움에 자주 마음이 끌리곤 합니다. 전례의 아름다움은 그대로 하느님 아름다움의 반영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은 이처럼 아름다움으로 표현되기 마련입니다.


“옛세의 뿌리에서 순이 돋아나며, 야곱에게서 샛별이 떠올랐도다. 동정녀가 구세주를 낳으셨으니, 우리 주 하느님을 찬미하나이다.”(아침기도 1후렴)


모두가 탄생하신 구세주 탄생을 기리는 내용들입니다. 오늘 대축일 미사 화답송은 얼마나 흥겨운지요. 그대로 오늘 강론 주제에도 잘 들어맞는 하느님께 축복을 간청하는 내용입니다.


“하느님 우리를 어여삐 여기소서. 우리에게 복을 내리옵소서.”


하느님 친히 새해 첫 날 ‘천주의 모친 마리아 대축일’ 미사를 통해 우리에게 복을 내려 주십니다. 바로 제1독서 민수기의 사제의 축복입니다.


“주님께서 그대에게 복을 내리시고 그대를 지켜 주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비추시고 그대에게 은혜를 베푸시리라.

 주님께서 그대에게 당신 얼굴을 들어 보이시고 그대에게 평화를 베푸시리라.”


당신 사제를 통한 참 좋은 하느님의 축복입니다. 사랑의 하느님께서 참 좋아하시는 일은 우리에게 복주시는 일입니다. 이렇게 우리가 살아있음이 하느님 축복의 선물임을 깨달아야 합니다. ‘욕망덩어리’도 ‘짐’도 아닌 ‘축복덩어리’ ‘선물’인생을 살아가는 우리들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나?” 짐이 아닌 선물, 축복된 존재로 살아야 합니다. 하느님 우리의 자랑이듯 우리 또한 하느님의 자랑으로 살아야 합니다. 자긍심을 지니고 존엄한 품위의 존재로 살아야 합니다. 검이불루儉而不陋 화이불치華而不侈, 한국인의 미美를 요약한 이 말씀처럼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하지 않게’ 살아야 합니다. 어떻게 이렇게 살 수 있겠나? 바로 그 삶의 비결을 소개해 드립니다.


하느님의 축복받아 하느님을 닮아갈 때 바로 이렇게 됩니다. 하느님을 닮아감이 최고의 축복입니다. 마침 어느 동방러시아 정교회 신학자의 주장에 전적으로 공감했습니다. 


“동방정교의 요체는 하느님 존재에 대한 논리적 증명이 아닙니다. 하느님을 직접 체험하는 것입니다. 그 체험을 통하여 인간을 성화시키는 것입니다. 인간은 하느님의 모양을 본 따서 만들어진 존재라 했습니다. 하여 내재하는 신성을 갈고 닦으면 성화에 이를 수 있습니다. 동방정교는 인간 한명, 한명이 자기 내면에 품고 있는 하느님 모습을 잊지 말고 잃지 말면서, 하느님과 영적으로 교감하여 신에 더 가까운 인간, 더 더욱 인간다운 인간으로 고양되는 것을 중시합니다.”


바로 끊임없이 주어지는 주님의 축복이 우리를 이처럼 하느님을 닮은 거룩한 존재로 만들어 줍니다. 아니 우리는 이미 주님의 축복으로 거룩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축복받은 존재로 살면 됩니다. 


첫째, 받은 축복을 부단히 이웃과 나누는 것입니다.

축복하면서 우리도 축복을 받습니다. 하여 저는 면담고백성사시 사죄경과 더불어 가능한 강복도 드립니다. 사람뿐 아니라 하늘 땅 자연에도 자주 강복을 줍니다. 십자 성호와 함께 드리는 강복이 우리를 거룩하게 합니다. 하여 우리 존재 자체가 주님의 복이 되어 살 수 있습니다.


제가 아는 어느 형제는 아들이 청할 때 마다 강복을 준다 했습니다. 아주 예전에 미국 수도원에서 만난 나이 60 노령에 사제서품을 받았던 노 사제도 열형제의 맏이였는데 어릴 때 아버지는 열형제 모두에게 날마다 성수를 찍어 이마에 축복해 줬다는 일화도 전해 주었습니다. 제1독서 민수기의 사제의 축복을 마음 속으로 되뇌면서 만나는 모든 이들을 축복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하느님의 자녀답게 사는 것입니다.

‘하느님의 자녀’ 바로 우리의 고귀한 신원입니다. 가장 큰 축복이 하느님의 자녀가 되었다는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 그대로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아드님을 보내시어 율법 아래 있는 우리들을 속량하시어 하느님의 자녀되는 자격을 얻게 하셨습니다. 


우리는 진정 하느님의 자녀이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의 영을 우리 마음 안에 보내 주셨습니다. 하여 그 영께서 “아빠! 아버지!”하고 외치고 계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종이 아니라 하느님의 자녀입니다. 그리고 자녀이기에 하느님께서 세워주신 상속자이기도 합니다.


셋째, 사랑의 관상가로 사는 것입니다.

늘 하느님을 생각하며 하느님의 말씀을 묵상하면서 하느님의 뜻대로 사는 자가 사랑의 관상가입니다. 활동의 넓이가 아니 관상의 깊이에서 만나는 하느님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의 성모 마리아가 그 모범입니다. 목자들이 예수 아기에 관하여 들을 말을 알려 주었을 때 성모 마리아의 반응이 이를 입증합니다.


“그러나 마리아는 이 모든 일을 마음에 간직하고 곰곰이 되새겼다.”


바로 이 모습이 관상가 성모 마리아의 전형적 모습입니다. 마음에 담아두고 곰곰이 되새기는 일이 참 중요한 관상가의 수행입니다. 시편 1장도 이런 관상가의 축복을 전해 줍니다.


“행복하여라.---주님의 가르침을 좋아하여 그분의 가르침을 밤낮으로 되새기는 사람, 그는 시냇가에 심겨진 나무와 같아 하는 일마다 잘 되리라.”


넷째, 복음 선포자로 사는 것입니다.

바로 복음의 가난한 목자들이 그 모범입니다. 외관상 가난해도 실로 내적으로 부요한 자들입니다. 기쁨과 찬양이 있기 때문입니다. 축복받은 사람들의 자연스런 반응입니다. 목자들은 아기를 보고 나서 그 아기에 관하여 들은 말을 알려 주니 바로 복음 선포자가 된 것입니다. 주님을 만남이 축복이며 성화가 뒤따릅니다.


‘목자들은 천사가 자기들에게 말한 대로 듣고 본 것에 대하여 하느님을 찬양하고 찬미하며 돌아갔다.’


주님을 만남으로 축복받아 찬양과 찬미의 사람으로 변한 목자들입니다. 하느님 찬양과 찬미의 삶 자체가 참 좋은 복음 선포의 삶입니다. 우리는 이미 축복받은 거룩한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축복받은 존재답게 사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살 때 주님은 끊임없이 우리를 축복하십니다. 주님의 당부 말씀입니다.


1.받은 축복을 부단히 나누십시오.

2.하느님의 자녀답게 사십시오.

3.사랑의 관상가로 사십시오.

4.찬양과 찬미의 복음 선포자로 사십시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이렇게 살도록 축복하십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어제도 오늘도 또 영원히 같은 분이시다.”(히브13,8).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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