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6. 금요일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일 

                                                                                                                               2티모1,1-8 루카10,1-9



파견받은 존재의 삶

-평화의 선물-



사도 바오로의 티모테오에 대한 사랑이 가득 담긴 감동적인 내용을 나눔으로 강론을 시작합니다. 우리 믿는 이들 모두가 참으로 본받아야 할 '기도의 사람' 바오로 사도의 진정성 넘치는 아름다운 형제애입니다.


“나는 밤낮으로 기도할 때마다 끊임없이 그대를 생각하면서, 내가 조상들과 마찬가지로 깨끗한 양심으로 섬기는 하느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나는 그대의 눈물을 생각하면서 그대를 다시 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렇게 된다면 내가 기쁨으로 가득할 것입니다.”


우리 모두 주님께 파견 받은 이들입니다. 바로 우리의 신원입니다. 유대인 랍비 여호수아 헤쉘의 “우리는 불림 받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존재한다.” 라는 말도 생각납니다. 말마디를 바꾸어 “우리는 파견 받았다. 그러므로 우리는 존재한다.”라 써도 무방합니다. 파견을 위한 불림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불림과 파견의 두 사실을 충족, 확인시켜 주는 것이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주님은 우리를 이렇게 부르시고 당신 성령으로 충만케 하신 후 각자 삶의 현장으로 파견하시며 말씀하십니다.


“수확할 것은 많은데 일꾼은 적다. 그러니 수확할 밭의 주님께 일꾼들을 보내 주십사 청하여라. 가거라. 나는 이제 양들을 이리 떼 가운데로 보내는 것처럼 너희를 보낸다. 돈 주머니도 여행 보따리도 신발도 지니지 말고, 길에서 아무에게도 인사하지 마라.”


일꾼들을 청하기에 앞서 우선 우리가 수확할 밭의 주님의 일꾼이 되어 각자 삶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자 그대로의 무소유의 삶 보다는 예수님의 의도를 파악함이 중요합니다. 부수적인 것들을 최대한 떨쳐 버리고 본질적인 존재의 삶에 충실하라는 것입니다. 소유의 쾌락이 아닌 존재의 기쁨과 자유를 누리라는 것입니다. 부단히 비우고 비워 주님의 영으로 충만한 신망애, 진선미의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비우고 비워 텅 빈 충만의 존재로 살 때 가득 차는 주님의 평화입니다. 주님의 참 좋은 선물이 평화요 우리가 이웃에게 줄 수 있는 참 좋은 선물 역시 평화입니다. 오늘날 한반도에 사는 남북의 동포들에게 가장 절실한 것 또한 평화입니다. 머지 않아 시작될 평창올림픽이 평화올림픽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오늘 예수님의 당부도 평화의 선물입니다.


“어떤 집에 들어 가거든 먼저 ‘이 집에 평화를 빕니다.’하고 말하여라. 그 집에 평화를 받을 사람이 있으면 너희의 평화가 그 사람 위에 머무르고, 그렇지 않으면 되돌아올 것이다.”


주님의 산상수훈 참행복 선언에 나오는 평화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이 진정 하느님의 자녀들임을 깨닫습니다.


“행복하여라, 평화를 이루는 사람들! 그들은 하느님의 자녀라 불릴 것이다.”


또 우리는 매일 미사를 통해 주님으로부터 평화를 선물로 받습니다. 얼마전의 체험도 평생 잊지 못할 것입니다. 수도형제의 지적에 깨달은 것입니다. 영성체전 평화의 인사 때 ‘항상’을 잊었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분명히 했던 기억이 있는데 언제부터인가 그 좋은 말마디 ‘항상’을 빼놨던 것입니다.


“주님의 평화가 항상 여러분과 함께!”


‘항상’이란 말마디가 참으로 귀하고 고맙게 여겨졌습니다. '하느님의 어린양' 기도시 우리는 '자비를 베푸소서' 에 이어 마지막으로 '평화를 주소서' 기도합니다. 바로 이런 주님의 평화를 이웃에게 전하는 것입니다. 평화의 선물과 더불어 영육의 치유요 하느님 나라의 실현입니다. 끊임없이 하느님을 찾아 수도원에 오는 분들 역시 주님의 평화를 선사받기 위함입니다. 당시 파견받은 제자들에게 주신 구체적 지침입니다. 오늘 날 믿는 이들의 처신에도 도움이 되는 조언입니다. 


“같은 집에 머무르면서 주는 것을 먹고 마셔라. 일꾼이 품삯을 받는 것은 당연하다. 이 집 저 집으로 옮겨 다니지 말라.”


환대를 고맙게 받아들이고 민폐를 끼치지 않도록 최대한 노력하라는 것입니다. 당시 제자들이 무소유의 삶이 가능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곳곳에 산재한 신도들의 환대 덕분이었음을 봅니다. 예나 이제나 복음적 삶의 본질적 덕이 단순소박한 삶에 환대임을 깨닫게 됩니다. 


파견 받은 이들은 혼자가 아닙니다. 혼자가 아닌 더불어의 선교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둘씩 짝지어 보냈고 우리들 또한 내적으로는 주님을 중심으로 형제들과 연대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래서 공동체의 미사전례가 필수입니다. 오늘 성 티모테오와 성 티토 주교 기념미사를 봉헌하며 새삼 깨닫는 진리입니다. 성 바오로의 지칠줄 모르는 선교 열정도 파견 받은 동료들과의 깊은 연대와 우정 덕분임을 깨닫습니다. 티모테오 성인과 티토 성인은 둘다 바오로 사도의 제자이자 선교활동의 협력자였습니다. 


바오로 사도가 티모테오에게 주시는 말씀은 그대로 우리에게 주시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우리가 받는 은사를 다시 불태웁시다. 하느님께서는 우리에게 비겁함의 영을 주시는 것이 아니라,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을 주셨습니다.” 파견 받은 복음의 일꾼들인 우리가 참으로 필요로 하는 은총이 힘과 사랑과 절제의 영입니다.


바오로 사도와 두 제자들과의 내적일치가 얼마나 견고한지 오늘 제1독서 서간이 입증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 두 제자를 사랑하는 아들이라 호명합니다.


“나의 사랑하는 아들 티모테오에게 인사합니다.” “나의 착실한 아들이 된 티토에게 인사합니다.”로 서간을 시작하며, “하느님 아버지와 우리 구원자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에게서 은총과 자비와 평화가 내리기를 빕니다.”로 축원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모두에게 당신의 은총과 자비와 평화를 가득 선물하시어 깨끗한 양심과 진실한 믿음으로 평화의 일꾼이 되어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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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젤로 2018.01.26 08:10
    비우고 기벼워야 하늘로 올라가는더 쉽게 올라갑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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