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8.5.28. 연중 제8주간 월요일                                                                                     1베드1,3-9 마르10,17-27



무엇이 참으로 사는 것인가?

-영원한 생명-



오늘 저는 왜관수도원에서 오후 2시에 있을 고 이석철 미카엘 수사님(1914-2018)의 장례미사에 참석합니다. 지난 26일 밤 104세로 선종한 수사님은 북한 덕원수도원에서 서원한 마지막 수도자로 국내 수도자 가운데 최고령이셨습니다. 이제 수사님은 왜관수도원의 영원한 전설이 되셨습니다.


새삼 무엇이 ‘참으로 사는 것(to be truly alive)’인가?' 생각하게 됩니다. 인간 마음 깊이에는 누구나 참으로 살고 싶은 깊은 갈망이 있습니다. 그러나 과연 참으로 사는 행복한 이들은 얼마나 될까요. 참으로 살지 못해 삶이 허무하고 외로운 것입니다. 옛날 사막수도자들의 한결같은 염원도 ‘오래 사는 것’이 아니라 ‘참으로 사는 것’이었습니다. 살아있다하나 참으로 살아 있지 못한 사람들도 참 많을 것입니다. 내 하루중, 내 생애중 참으로 산 시간은 얼마나 될까요?


“선하신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받으려면 무엇을 해야 합니까?”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을 찾은 어느 부자의 물음이 위의 물음과 일맥상통합니다. 부자는 참으로 살고 싶은, 영원한 생명을 누리고 싶은 갈망을 표현한 것입니다. 계명을 잘 지킨 모범적 신자이지만 영혼은 여전히 목말랐음이 분명합니다. 우선 그가 잘 지킨 계명들을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살인해서는 안된다. 간음해서는 안된다. 도둑질해서는 안된다. 거짓증언을 해서는 안된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어려서부터 이들 계명을 잘 지켜왔다는 데 영혼의 갈증은 여전합니다. 너무 소극적이며 이기적인, 최소한의 의무만 다한 결국 아무 것도 하지 않은, 적극적 사랑의 실천이 없는 안주의 삶이었습니다. 부자의 내적 현실을 꿰뚫어 통찰하신 예수님의 충격적 처방입니다. 부자가 참으로 살 수 있는, 영원한 생명을 받을 수 있는 처방입니다.


“너에게 부족한 것이 하나 있다. 가서 가진 것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과연 이 시험에 통과할 수 있는 사람들은 몇이나 될까요? 과연 나에게 부족한 것 하나는 무엇일까요? 화두처럼 주어지는 물음입니다. 참으로 살기위해 꼭 물어야 할 질문입니다. 


부자는 참 보물을 몰랐습니다. 주님이 참 보물이었음을 알았다면 세상 재물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고 참 보물인 주님을 따름으로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있었을 터인데 실패했습니다. 


부자는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이 말씀 때문에 울상이 되어 슬퍼하며 떠났다 합니다. 재물 중심의 삶에서 주님 중심의 삶으로의 전환에 실패했습니다. 복음의 부자처럼 평생 참으로 살지 못하고 이렇게 영원한 생명에 목말라 하며 살다가 죽는 이들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주님은 이어 제자들에게 말씀하십니다.


“재물을 많이 가진 자들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기는 참으로 어렵다! 얘들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참으로 어렵다! 부자가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는 것보다 낙타가 바늘귀로 빠져나가는 것이 더 쉽다.”


부자의 구원 가능성이 없다는 말에 놀란 제자들은 “그러면 누가 구원받을 수 있는가?”물었고 주님은 귀한 답을 주십니다.


“사람에게는 불가능하지만 하느님께는 그렇지 않다. 하느님께는 모든 것이 가능하다.”


부자이면서도 참된 회개를 통해 재물 중심의 탐욕의 삶에서 주님 중심의 무집착의 초연한 삶, 나눔의 삶으로 전환된다면 구원도 가능하다는 것인데 이것은 하느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이라는 것입니다. 재물이 많아 슬퍼 떠난 부자도 혹시 회개의 은총으로 재물 중심의 삶에서 주님 중심의 삶으로 전환되었는지 궁금합니다.


모든 것을 버리고 수도자로 산다 하여도 문제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삶의 중심 자리에 주님이 아닌 자기가 들어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궁극으로 모두에게 부족한 것은, 버려야 할 하나는 '이기적 나'임을 깨닫습니다. 하여 주님은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라 하십니다. 바로 이것이 영원한 생명의 길이요 참으로 사는 것입니다. 


우리가 따르는 그리스도 예수님만이 영원한 참 희망이자 보물입니다. 베드로 사도의 말씀이 큰 힘이 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 예수님을 본 일이 없지만 그분을 사랑합니다. 우리는 그분을 보지 못하면서도 그분을 믿기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영광스러운 기쁨 속에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이런 그리스도께 대한 희망이, 사랑이, 믿음이 재물로부터 초연한 주님 중심의 사랑의 삶, 나눔의 삶을 살게 합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가 날마다 자기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당신을 충실히 따름으로 영원한 생명을 누리며 참으로 살 수 있게 하십니다. 


“주님은 내 버팀목이 되어 주셨네. 내가 그분 마음에 들었기에, 넓은 들로 이끄시어 나를 구하셨네.”(시편18,19-20). 아멘.

  • ?
    안젤로 2018.05.28 09:34
    우리는 그분을 보지 못하면서도 그분을 믿기에, 이루 말할 수 없는 영광스러운 기쁨 속에 즐거워하고 있습니다. 이런 그리스도께 대한 희망이, 사랑이, 믿음이 재물로부터 초연한 주님 중심의 사랑의 삶, 나눔의 삶을 살게 합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559 어떻게 살아야 합니까? -삶은 선물膳物이자 과제課題입니다-2022.11.16.수요일 성녀 제르트루다 동정(1256-1302)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11.16 199
558 찬미의 여정 -슬픔은 기쁨의 찬미로-2022.11.17.목요일 헝가리의 성녀 엘리사벳 수도자(1207-123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11.17 293
557 성전 정화 -날마다, 기도와 말씀, 그리고 성사의 수행으로-2022.11.18.금요일 연중 제33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2.11.18 266
556 부활의 희망속에 살아가는 우리들 -선종의 죽음-2022.11.19.연중 제33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2.11.19 189
555 그리스도왕 중심의 삶 -찬미의 삶, 평화의 삶, 섬김의 삶-2022.11.20.연중 제34주일(세계 젊은이의 날, 성서주간)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2.11.20 193
554 예수님의 참가족 -늘 새로운 봉헌, 예수님 중심의 삶-2022.11.21.월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자헌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11.21 201
553 정주의 영성 -하루하루, 한결같이-2022.11.22.화요일 성녀 체칠리아 동정 순교자(+230년?)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11.22 182
552 하느님의 궁극적 승리 -“인내의 승리, 찬미의 승리”-2022.11.23.연중 제34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2.11.23 194
551 “끝은 새로운 시작, 절망은 없다” -희망하라, 찬미하라, 인내하라-2022.11.24. 목요일 성 안드레아 둥락 사제(1785-1839)와 116명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11.24 267
550 -“새 하늘과 새 땅”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느님의 나라이다-2022.11.25.연중 제34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2.11.25 205
549 “늘 깨어 있어라!” -깨어 있음, 천상의 꿈, 깨어 있기 훈련-2022.11.26.연중 제34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2.11.26 235
548 대림의 기쁨, 대림의 희망, 대림의 평화 -늘 깨어 있어라!-2022.11.27.대림1주일(가해) 프란치스코 2022.11.27 205
547 새 예루살렘 -참 겸손한 이들이 영원히 머무는 곳-2022.11.28.대림 제1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2.11.28 188
546 오소서, 성령이여 -성령님께 마음을 열라-2022.11.29.대림 제1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22.11.29 218
545 “나를 따라 오너라” -하루하루 날마다 주님을 따르는 삶-2022.11.30.수요일 성 안드레아 사도 축일 프란치스코 2022.11.30 194
544 반석 위의 인생집 -주님의 말씀(뜻)을 실행하는 슬기로운 삶-2022.12.1.대림 제1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2.12.01 198
543 개안開眼의 여정 -무지無知에 대한 답은 예수님뿐이다-2022.12.2.대림 제2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2.12.02 197
542 배움의 여정 -늘 주님께 배우고 치유받읍시다-2022.12.3.토요일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1506-1552)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2.12.03 187
541 하느님의 자녀다운 삶을 삽시다 -꿈. 공부, 찬양, 회개-2022.12.4.대림 제2주일 프란치스코 2022.12.04 257
540 주님과 만남의 치유와 찬양 -믿음이 답이다-2022.12.5. 대림 제2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2.12.05 238
Board Pagination Prev 1 ... 140 141 142 143 144 145 146 147 148 149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