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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7.30. 연중 제17주간 월요일                                                                 예레13,1-11 마태13,31-35



훌륭하고 기품있는 삶

-하늘 나라 살기-



요즘 계속되는 사상 초유의 불볕더위로 온열질환자가 2천명을 넘어섰고, 27명이 사망했다 합니다. 어제 밤에도 한달간 두분의 연미사를 청하는 연락도 받았습니다. 죽음이 멀리있지 않고 아주 가까이 있음을 느낍니다. 결국 세계적인 불볕더위의 궁극 원인도 지구온난화에 있다고 합니다. 이 또한 과도한 소비를 줄이고 최대한 검박儉朴한 삶을 살라는 회개의 표징처럼 보입니다. 


“죽음을 날마다 눈앞에 환히 두고 살라.”(성규4,47).


분도 성인은 물론 사막교부들이 공통적으로 많이 사용했던 경구였습니다. 정말 죽음을 눈앞에 환히 두고 처음이자 마지막처럼 오늘 지금 여기서 환상없이 사랑을 실천하며 검박하게 하늘나라를 살아야 하겠습니다. 마침 어제 한 형제에게 준 격려 말도 생각납니다.


“훌륭하게 살다가 훌륭하게 죽는 훌륭한 사람이 되십시오. 어디서 무엇을 하든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이 우리 삶의 궁극 목표입니다.”


말하고 나니 참 오랜만에 사용한 순수한 우리말 ‘훌륭한’이란 형용사가 새롭게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사실 재산이나 학식의 유무나, 지위 고하에 상관없이 제 삶의 자리에서 묵묵히 한결같이 살아가는 훌륭한 사람들을 보면 저절로 존경심이 들곤 합니다. 사실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것은 교육의 궁극목표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 수도자들은 세상 누구보다 자유롭게, 훌륭하게 살 수 있는 조건이 갖춰졌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하늘 나라는 멀리 있지 않습니다. 수도자는 물론이고 믿는 이들 각자 하느님 불러주신 제 자리에서 ‘하느님의 자녀답게’ 훌륭하고 기품있게 살 때 실현되는 하늘 나라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이 겨자씨와 누룩의 비유가 하늘 나라를 살려는 우리에게 귀한 가르침이 되며 큰 격려가 됩니다.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다.”

“하늘 나라는 누룩과 같다.”


안으로는 내적성장의 하늘나라의 겨자씨로, 밖으로는 외적변화의 하늘나라의 누룩으로 살라는 가르침을 줍니다. 하늘 나라는 보잘 것 없이 작은 것에서 시작되지만 엄청난 성장과 성숙의 결과로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낙관적이고 희망적인 인생관을 선사하는 겨자씨와 누룩의 하늘 나라 비유입니다. 예수님의 삶이, 성인들의 삶이 생생한 증거입니다. 


비단 겨자씨와 누룩만 아니라 눈만 열리면 곳곳에서 발견되는 하늘 나라의 표징들입니다. 얼마전 돌틈 사이 척박한 환경 속에서 곱게 피어낸 들꽃 또한 저에겐 어떤 역경속에서도 기쁨과 감사로 성인처럼 살라는 하늘 나라의 표징으로 보였습니다. 따뜻한 미소, 다정한 한마디 말이 이웃에겐 하늘 나라 희망의 겨자씨가 될 수도 있고 하늘 나라 기쁨의 누룩이 될 수도 있습니다.


요즘 새롭게 깨달은 진리가 있습니다. ‘죽어서 사는 사람’이 있고, 반대로 ‘살아서 죽은 사람’ 즉 두 경우가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죄로 인해 살아있다하나 명예도 신뢰도 사랑도 희망도 잃고 죽음과 같은 삶을 사는 이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반면 죽어서 영원히 살아있는 그리움의 대상이 된 분들, 특히 파스카의 예수님은 우리에게는 하늘 나라를 살도록 격려하는 하늘나라의 겨자씨와 누룩과 같은 분입니다.


하늘 나라는 겨자씨와 같습니다. 하늘 나라는 누룩과 같습니다. 예수님이 바로 끊임없이 성장하는 하늘 나라의 겨자씨였고 끊임없이 세상을 하늘 나라로 성숙시키는 하늘 나라의 누룩이었습니다. 


우리의 외적 신체적 성장과 성숙은 멈춰도 내적 영적 성장과 성숙은 죽는 날까지 평생 계속되어야 할 것입니다. 개인도 공동체도 파스카의 예수님과 일치가 깊어질수록 끊임없는 내적성장과 성숙의 하늘나라의 겨자씨로 하늘나라의 누룩으로 살 수 있습니다. 


과연 끊임없이 내적으로 성장하는 하늘 나라의 겨자씨인지, 끊임없이 내적으로 성숙시키는 하늘 나라의 누룩인지 반성하게 됩니다. 어찌보면 하늘나라의 겨자씨같고 하늘나라의 누룩같은 우리 수도자들이요 수도원같습니다. 


얼마나 많은 이들이 수도원에 깃들기 위해 찾아오고 얼마나 많은 이들이 수도원을 통해 변화되는 지요. 그대로 하늘 나라의 겨자씨같고, 하늘 나라의 누룩같은 우리 수도자들의, 수도원의 위상입니다.


믿음의 겨자씨요 누룩입니다. 희망의 겨자씨요 누룩입니다. 사랑의 겨자씨요  누룩입니다. 우리의 믿음의 겨자씨와 누룩이, 희망의 겨자씨와 누룩이, 사랑의 겨자씨와 누룩이 하늘 나라를 살게 합니다.


오늘 제1독서 예레미야서의 ‘아마포 띠의 가르침’이 깊은 울림을 줍니다. 주님을 떠난 삶이 얼마나 부패할 수 있고 타락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바로 다음 말씀이 생생한 증거입니다.


“나도 유다의 교만과 예루살렘의 큰 교만을 그처럼 썩혀 버리겠다. 이 사악한 백성이 내 말을 듣기를 마다하고, 제 고집스러운 마음에 따라 다른 신들을 좇아 다니며 그것들을 섬기고 예배하였으니,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이 띠처럼 되고 말 것이다.”


예나 이제나 반복되는 부정적 현실로 스스로 자초한 지옥입니다. 주님께 붙어있을 때 비로소 하늘나라의 겨자씨로, 하늘나라의 누룩으로 그 역할을 다 할 수 있음을 봅니다. 다음 주님의 말씀은 그대로 미사에 참석한 우리를 향한 말씀 같습니다.


“이 띠가 사람의 허리에 붙어있듯이 내가 온 이스라엘 집안과 온 유다 집안을 나에게 붙어있게 한 것은 그들이 내 백성이 되어 명성과 칭송과 영광을 얻게 하려고 한 것이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께 붙어있게 함으로 당신의 사람이 되어 명성과 칭송과 영광을 얻게 하십니다. 이어 당신 ‘말씀의 겨자씨’와 당신 ‘성체의 누룩’을 모신 우리 모두를 하늘 나라의 신망애信望愛의 겨자씨로, 하늘 나라의 진선미眞善美의 누룩으로 세상에 파견하십니다. 아멘.


  • ?
    안젤로 2018.07.30 07:46
    저희가 항상 주님과 함께 있어서 하늘나라의 겨자씨로 누룩으로 역할을 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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