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4.11.사순 제5주간 목요일                                                                                 창세17,3-9 요한8,51-59

   

 

 

영원한 평생 배경이자 도반이신 예수님

-주님과의 우정友情-

 

 

 

어제 밤의 봄하늘은 유난히 깊고 신비로웠습니다. 새삼 하늘과 불암산의 조화가 아름답고 신비로워 보였습니다. 여기 수도원에서 30년 이상 정주하면서 가장 많이 바라본 하늘과 불암산입니다. 결코 절망하거나 원망하거나 실망한 적은 없었지만 답답하고 막막할 때는 많았습니다. 그때마다 ‘늘 거기 그 자리’의 하늘과 불암산을 바라보며 위로와 격려를 받았습니다. 지금도 아주 오래 전 힘들 때 마다 내심 다짐했던 말마디를 잊지 못합니다.

 

“불암산이 떠나면 떠났지 난 안 떠난다.”

 

하늘과 불암산은 나이도 먹지 않는 듯, 아무리 세월 흘러도 ‘늘 거기 그 자리의 그 모습’입니다. 우리 분도수회 정주 서원의 빛나는 모범입니다. 하여 천산天山이라 제 아호에 자주 애송하는, 참 많이도 인용했던 하늘과 산이란 자작시입니다. 마침 수도원의 상징과도 같은 문장紋章의 '하늘과 불암산'도 이와 일치합니다.

 

-“하늘 있어/산이 좋고

 산 있어/하늘이 좋다

 하늘은/산에 신비를 더하고

 산은/하늘에 깊이를 더한다

 이런 사이가 되고 싶다

 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

 

늘 읽어도 새롭고 깊고 쉽고 좋은 '하늘과 산'의 시입니다. 이런 하늘과 불암산을 배경한 우리 요셉수도원입니다. 이런 참 좋은 배경을 지닌 요셉수도원에 정주하는 수도 형제들은 천복天福을 받았습니다. 하늘을 배경한 불암산입니다. 둘이자 하나의 보완관계를 보여줍니다. 그대로 주님을 배경한 주님과 우리의 관계에 대한 빛나는 상징입니다. 어제 써놨던 '좋은 배경의 공동체'란 고백시도 생각납니다.

 

-“잘나고 충분해도/좋은 배경의 공동체가 받쳐주지 않으면

  힘없고 초라하다

  못나고 부족해도/좋은 배경의 공동체가 받쳐주면

  힘있고 빛난다”-

 

참 좋은 주님의 교회 공동체가, 참 좋은 주님의 수도공동체가 배경이 된 우리들입니다. 이런 주님의 참 좋은 공동체의 배경이 없다면 우리의 삶은 얼마나 무력하고 빈약하고 초라하겠는지요. 이런 주님의 배경이 하느님의 자녀로서의 우리의 정체성을 분명히 하고 존엄한 품위의 삶을 살게 합니다. 

 

바로 하늘과 산은 오늘 창세기 독서에서의 하느님과 아브라함의 관계를, 요한복음에서의 예수님과 우리의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 줍니다. 다음 하느님의 아브라함에 대한 말씀이 둘 사이의 깊은 상호관계를 보여줍니다.

 

“나를 보아라. 너와 맺은 내 계약은 이것이다. 너는 많은 민족들의 아버지가 될 것이다. 너는 더 이상 아브람이라 불리지 않을 것이다. 이제 너의 이름은 아브라함이다.---나는 나와 너 사이에, 그리고 네 뒤에 오는 후손들 사이에 대대로 내 계약을 영원한 계약으로 세워, 너와 네 뒤에 오는 후손들에게 하느님이 되어 주겠다.”

 

하느님과 아브라함이 얼마나 깊은 일치의 상호관계에 있는지 보여줍니다. 아브라함에 대한 예언은 그대로 이루어져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들이요, 하늘 배경의 불암산처럼 그대로 하느님을 배경한 우리들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만나는 배경의 하느님은 예수님을 통해서입니다. 하느님 배경은 그대로 예수님 배경입니다. 하느님과 일치된 예수님을 배경한 우리들입니다. 하여 우리의 영원한 도반이신 예수님이요 예수님과의 평생우정이 중요성이 날로 부각됩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께서 유다인들에게 하신 말씀은 그대로 오늘의 우리를 향한 말씀입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내 말을 지키는 이는 영원히 죽음을 보지 않을 것이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아브라함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다(before Abraham came to be, I AM)’”

 

다시 아브라함 전부터 계신 분으로, 즉 ‘나다(I AM)’라는 하느님 이름의 신적존재로 자신을 계시하시는 예수님이십니다. 바로 예수님과 일치를 통한 하느님과의 일치요, 하여 예수님을 통한 영원한 생명의 구원임을 깨닫습니다. 사순 제5주간 복음 환호송이 예수님의 정체를 환히 밝혀 줍니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은 우리의 영원한 배경이요 도반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그리스도 예수님과의 일치는 그대로 하느님과의 일치를 반영합니다. 그러니 우리 평생 배경이자 평생 도반인 파스카의 예수님과의 우정이 얼마나 절대적인지 깨닫습니다. 

 

과연 날로 예수님을 닮아감으로 예수님과의 우정도 날로 깊어지는 지요.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선사하시며 당신과의 우정을 날로 깊게 하십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19.04.11 16:57
    주님, 세상 어떤일이 닥쳐와도 매일 주시는 생명의 양식을 받아가는 일에 소홀함이 없도록 저희에게 자비와 구원을 베풀어 주소서.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428 연민과 겸손의 바다같은 신비가 -오, 자비와 지혜, 신비의 하느님이여!-2023.11.6.연중 제31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11.06 155
1427 오늘 우리 구원자 주 그리스도 태어나셨다! -하느님께 영광, 사람들에게 평화-2022.12.25.주일 주님 성탄 대축일 밤미사 이사9,1-6 독서기도 성경독서;이사11,1-10 교부독서;레오 대교황의 성탄강론1-3 이사9,1-6 티토2,11-14 루카2,1-14 프란치스코 2022.12.24 155
1426 파스카 축제의 삶 -꿈, 사랑, 지혜, 평화-2022.5.22.부활 제6주일 프란치스코 2022.05.22 155
1425 성소聖召의 소중함 -성소는 은총의 선물膳物이자 과제課題다-2022.1.21.금요일 성녀 아녜스 동정 순교자(291-304)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2.01.21 155
1424 2021년 한해를 보내며 -“단 하나의 소원은 하느님과의 일치”-021.12.31.금요일 성탄 팔일 축제 내 제7일 1 프란치스코 2021.12.31 155
1423 삶(사랑)의 신비, 삶(사랑)의 기적 -삶은 우연이 아니라 섭리의 신비다-2021.6.1.화요일 성 유스티노 순교자(100-165)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1.06.01 155
1422 회개의 여정 -하늘 나라의 삶- 2021.1.4. 주님 공현 대축일 후 월요일 ​​​​​​​ 1 프란치스코 2021.01.04 155
1421 성령의 사람, 성령의 은총 -기도, 지혜-2020.5.28.부활 제7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5.28 155
1420 '하느님 나라'의 교육 원리 -인내와 겸손, 비움의 여정-2020.1 .31.금요일 성 요한 보스코 사제(1815-1888)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01.31 155
1419 하느님께서 기뻐하시는 하늘 나라의 삶 -진정한 혁명, 보듬어 안기-2019.12.8.대림 제2주일(인권주일, 사회교리기간) 1 프란치스코 2019.12.08 155
1418 “깨어 있어라!” -거룩하고 슬기로운 삶-2019.8.30.연중 제21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8.30 155
1417 파스카의 삶, 늘 새로운 시작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2019.7.6.연중 제13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7.06 155
1416 주님을 사랑하십시오 -기쁨, 초연, 순수-2018.12.13.목요일 우리 연합회의 수호자 성녀 오딜리아 동정(662~720)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18.12.13 155
1415 살아 계신 주님과의 만남 -무지와 영육의 병에 최고의 치유자-2018.12.10. 대림 제2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12.10 155
1414 분별력分別力의 지혜 -모든 덕행의 어머니는 분별력이다-2018.4.13. 부활 제2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4.13 155
1413 “둥글게 살자!” -주님 신비체험의 은총- 2018.2.25. 사순 제2주일 1 프란치스코 2018.02.25 155
1412 믿음이 답이다 - -간절懇切하고 항구恒久한 믿음-2018.1.30. 연중 제4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1.30 155
1411 참 평화롭고 자유로운 삶 -두려워하지 않는, 차별하지 않는, 열려있는 삶-2018.9.9. 연중 제23주일 1 프란치스코 2018.09.09 155
1410 부르심에 합당한 삶 -스토리와 내용이 있는 성체성사적 삶-2018.7.29. 연중 제17주일 2 프란치스코 2018.07.29 155
1409 민심民心이 천심天心이다 -하느님을 두려워하라-2018.6.14. 연중 제10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6.14 155
Board Pagination Prev 1 ... 97 98 99 100 101 102 103 104 105 106 ... 173 Next
/ 173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