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3.화요일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1506-1552) 기념일

이사11,1-10 루카10,21-24

 

 

깨달음의 여정

-성령의 은총, 성령의 사람-

 

 

단 하나 청하고 싶은 소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성령의 은총 선물 하나일 것입니다. 성령의 은총으로 성령의 사람으로 살아갈 때 비로소 참 행복한 삶입니다. 성령의 은총있어 비로소 영성생활입니다. 인생 허무虛無와 무지無知에 대한 답도 성령뿐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성령께 마음을 열어야 합니다. 내적 삶의 황폐화도 성령 결핍에서 기인합니다. 성령의 은총으로 눈이 열릴 때 다음과 같은 감사의 고백기도입니다.

 

-“주님, 눈이 열리니. 

온통 당신의 선물이옵니다

당신을 찾아 어디로 가겠나이까

새삼 무엇을 청하겠나이까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늘 나라 천국이옵니다”-

 

어제 수도형제가 수도원 봉사자들의 하루 피정을 지도하며 찍어 보내 준 사진도 참 평화롭고 아름다웠습니다. 웃는 모습이 꽃들이 활짝 핀 꽃밭 같았고, 모두가 주님 안에서 한 가족처럼 보였습니다. 이런 자발적 봉사의 착한 마음들 또한 순전히 성령의 은총입니다. 사심없이 기쁜 마음으로 봉사한 자매들 역시 성령의 사람들입니다.

 

오늘은 성 하비에르 프란치스코 사제 기념일입니다. 로욜라의 성 이냐시오와 더불어 예수회 7명의 설립자중 하나로 만46세로 선종할 때까지 참으로 치열한 불꽃같은 파란만장한 선교사의 삶을 살았던 성인입니다. 말그대로 성령의 은총따라 선교사의 삶에 최선을 다했던 성령의 사람이었습니다. 

 

성인은 수많은 위험과 역경을 딛고 그 옛날에 인도, 말레이시아, 뉴기니, 필리핀, 일본 등 상상할 수 없는 거리와 지역을 여행했고, 개종시킨 교우수만 해도 10만에 이를 것으로 추정합니다. 하여 그는 인도의 사도, 또는 일본의 사도로 불립니다. 성인의 일본에 대한 소감도 시사하는 바 큽니다.

 

“일본 사람들은 대단히 예의가 바른 사람들인데, 잘 사는 것보다 명예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무기를 무척 중요하게 여겨서 남자는 14세가 되면 항상 을 옆에 차고 다닙니다. 사무라이는 가난을 부끄럽게 여기지 않고, 무기를 항상 갖고 다니며, 다이묘에게 충성을 바치는 일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마침내 중국 선교 여정에 올라 중국 본토까지 불과 14km의 뱃길을 남겨 두고 열병에 걸려 산첸섬에서 선종하니 참으로 순교와 같은 감동적인 죽음입니다.

 

이 모두가 성령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성령은 우리 믿는 이들의 모두라 할 수 있습니다. 오늘 말씀 주제도 성령입니다. 제1독서 이사야서는 얼마나 풍요롭고 아름다운 내용들로 가득한지요. 메시아와 평화의 왕국의 꿈같은 비전을 보여줍니다. 바로 성탄 밤미사시 전체를 노래로 하는 독서(이사11,1-10)입니다. 그대로 오늘 복음의 예수님을 통해 실현된 모습입니다.

 

“그 위에 주님의 영이 머무르리니, 지혜와 슬기의 영, 경륜과 용맹의 영, 지식의 영과 주님을 경외함이다. 그는 주님을 경외함으로 흐뭇해 하리라.---정의가 그의 허리를 두르는 띠가 되고, 신의가 그의 몸을 두르는 띠가 되리라.”

 

바로 여기 여섯 가지 영에 자비의 영 하나가 추가되어 성령 칠은입니다. 똑같은 성령께서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우리 위에 내리니 우리 또한 예수님을 닮아 성령의 은총으로 성령 충만한 삶을 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어지는 메시아를 중심한 평화의 왕국의 비전은 얼마나 마음 설레게 하는지요! 혁명가들에게 무한한 영감의 원천이 되었다는 신학교 시절 철학교수 정달용 신부님의 미사 강론 때 설명이 30여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합니다.

 

-“늑대가 새끼 양과 함께 살고 표범과 새끼 염소와 함께 지내리라. 송아지가 새끼 사자와 더불어 살쪄가고 어린아이가 그들을 몰고 다니리라. 암소와 곰이 나란히 풀을 뜯고 그 새끼들이 함께 지내리라.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고, 젖먹이가 독사 굴 위에서 장난하며, 젖 떨어진 아이가 살무사 굴에 손을 디밀리라. 나의 거룩한 산 어디에서도, 사람들은 악하게도 패덕하게도 행동하지 않으리니, 바다를 덮는 물처럼 땅이 주님을 앎으로 가득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사야 성서가 아니곤 이런 평화의 비전을 세상 어느 책에서 어디서 읽을 수 있겠는지요. 성령의 영감이 아니곤 결코 쓸 수 없는 불후의 환상적인 시입니다. 이사야를 참으로 좋아하셨던 예수님도 분명 이 아름다운 평화의 비전에 매혹되셨을 것입니다. 

 

이사야 예언자야 말로 불후의 시인이자 신비가요 성령의 은총 충만한 성령의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성령의 은총으로 실현된 꿈같은 평화의 현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이런 이사야의 비전을 그대로 계승한 성령의 은총 충만했던 성령의 사람 예수님이십니다. 오늘 복음은 이사야의 예언이 메시아 예수님을 통해 그대로 실현됨을 보여줍니다. 이 거룩한 미사중 똑같은 주님께서 성령 안에서 즐거워하며 감사기도를 드리십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이것을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는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게 이루어 졌습니다.”

 

완전히 성령 안에서 아버지와 하나된 주님의 고백입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언제 어디서나 ‘영원한 현재’로 우리와 함께 하시는 파스카의 예수님이요, 여기서 하늘 나라 신비를 깨닫는 철부지들은 당대의 제자들은 물론 이 거룩한 미사에 참석하여 성령 충만히 받은 우리들입니다. 

 

예수님과 일치 하므로 우리 또한 성령 안에서 아버지와 일치를 이루는 복된 미사시간입니다. 다음 말씀 역시 당대의 제자들은 물로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예언자와 임금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려고 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들으려고 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

 

성령의 은총으로 마음의 눈이 열려 주님을 볼 수 있고, 마음의 귀가 열려 주님의 말씀을 들을 수 있는 성령의 사람들인 우리들은 참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그러니 우리 삶의 여정은 성령의 은총으로 끊임없이 눈이 열리고 귀가 열려 주님과 나, 그리고 이웃을 깨달아 알아감으로 자유로워지는 '깨달음의 여정', '자유의 여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성령의 은총으로 '깨달음의 여정'에 항구하고 충실할 때 무지로부터 해방되어 날로 자유로워지고 행복해지는 우리들입니다. 바로 주님의 이 거룩한 매일 미사은총입니다.

 

"주님, 이 시대에 정의와 평화가 꽃피게 하소서."(시편72,7ㄴㄷ참조)

오늘 시편 화답송 후렴은 참으로 오늘날 우리가 바쳐야 할 절박한 기도입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19.12.03 07:13
    사랑하는 주님, 주님 주신 뜻깊은 오늘 이 시간 성령의 은총으로 주님 사랑 가득하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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