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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1.연중 제28주간 월요일                                                            로마1,1-7. 루카11,29-32

 

 

 

선택받은 우리들의 복된 삶

-환대歡待와 경청敬聽-

 

 

 

문득 이름에 관한 일화가 생각납니다. 이런 이름은 영원히 잊지 못합니다. ‘신순이’라는 60년전 초등학교 시절 여학생 이름입니다. 이름을 거꾸로 하면 ‘이순신’ 장군이라며 놀리던 일이 생각납니다. 이런 놀림은 기분 좋기도 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름 중 압권은 전임 의정부 교구장이었던 ‘이한택’ 주교일 것입니다. 거꾸로 하면 ‘택한이’라 바로 하느님이 선택한 이라 웃으며 자신의 성소를 자랑했다는 어느 자매로부터 들은 주교님 일화도 생각납니다. 

 

또 어제는 지인과 통화하던중 정현종 시인의 ‘방문객’이란 시가 생각나 나눴습니다. 한사람 한사람이 얼마나 귀한 살아있는 성경聖經같은 존재인지 실감케 하는 많이 회자되는 명시입니다.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리고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 그 갈피를

아마 바람이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 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시의 마지막 말마디중 ‘환대’란 말에 즉시 21년전 썼던 제 자작 애송시 ‘환대’가 연상되어 다시 나눴습니다. 

 

“환대는 꽃처럼 하는 것이다

한 번이라도 찌프린 적 있더냐

하루 이틀 몇 날이든

언제나

활짝 핀 환한 얼굴로

오가는 이들

맞이하고 떠나 보내는

주차장 옆 코스모스 꽃 무리들

피곤한 모습 전혀 없다

볼 때 마다 환히 밝아지는 마음이다

환대는 꽃처럼 하는 것이다.”-2000.9.27.

 

우리 하나하나가 살아있는 성경책 같은 귀한 존재입니다. 하여 저는 세 성경의 성독, 렉시오 디비나를 강조합니다. ‘1.신구약성경, 2.자연성경, 3.각자 삶의 성경’ 셋입니다. 어제는 우리의 선택에 대해 강조했습니다. 주님의 선택, 지혜의 선택, 말씀의 선택이 행복의 첩경이라는 요지의 강론이었습니다.

 

오늘 강론을 묵상하면서 기막힌 진리를 새삼 깨달았습니다. 이런 선택에 앞서 이미 주님은 우리를 선택하셨다는 사실입니다. 우리를 선택하신 사랑의 주님께 대한 환대歡待와 말씀의 경청敬聽의 응답은 너무나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겠습니다. 또 만나는 하나하나의 사람들이 주님께 선택받은 형제자매들이라면 이들에 대한 환대와 경청 역시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겠습니다. 상담의 기본 자세인 환대와 경청의 자세보다 더 아름다운 모습도 없을 것입니다. 바오로 사도는 자신의 신원은 물론 로마의 모든 신자들을 통해 우리의 신원을 명쾌하게 밝힙니다.

 

“그리스도 예수님의 종으로서 사도로 부르심을 받고 하느님의 복음을 위하여 선택을 받은 바오로가 이 편지를 씁니다.”

 

“여러분도 그들 가운데에서 부르심을 받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성도로 부르심을 받은 이들로서 하느님께 사랑받는 로마의 모든 신자에게 인사합니다.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로마 신자들은 물론, 시공을 초월하여 우리 신자들 모두가 ‘부르심을 받아 선택된 사람들’이라는 신원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믿는 이들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람이자 성도聖徒로 부르심을 받은 이들로 하느님께 사랑받는 하느님의 사람들이자 더불어 교회의 사람들입니다. 

 

이 복된 신원에 맞갖는 삶이 무지와 허무에 대한 답이자 참행복한 삶임을 깨닫습니다. 더구나 하느님은 우리에게 끊임없이 은총과 평화를 선사하시니 우리는 늘 성소에 충실한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습니다. 다음 바오로 사도를 통한 주님의 말씀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답게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동정과 호의와 겸손과 온유와 인내를 입으십시오.”(콜로3,12)

 

동정, 호의, 겸손, 온유, 인내라는 오색五色 덕德의 옷을 입은 모습이 바로 우리 선택된 사람의 모습이자 신원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를 선택해 주신 주님을 닮아갈수록 오색으로 은은히 빛나는 우리의 영적 삶일 것입니다. 바로 복음은 이런 자신의 신원을 망각한 이들의 회개를 촉구합니다. 자신의 신원에 맞갖는 삶을 살라는 것입니다.

 

바로 오늘 복음은 지난 토요일 참행복에 곧장 뒤를 잇는 복음입니다. 참으로 주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참 행복한 삶을 살았더라면 이렇게 예수님께 표징을 요구하는 어리석은 일은 행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이다. 이 세대가 표징을 요구하지만 요나 예언자의 표징밖에는 어떠한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회개의 표징인 요나를 보고 회개한 이방의 니네베 사람들을, 또 솔로몬의 지혜를 찾아 왔던 이방의 남방 여왕을 본받아, 당대 세대들은 물론 우리 모두 회개하라는 주님의 말씀입니다. 무엇보다 이들보다 더 큰 당신 자신을 보고 회개하여 본래의 부름받은 존재로서의 복된 신원을 되찾으라는 회개의 촉구입니다. 

 

“그러나 보라, 솔로몬보다 더 큰 이가 여기 있다.”

“그러나 보라, 요나보다 더 큰 이가 여기 있다.”

 

세상 그 누구보다도 크신, 언제나 우리를 부르시는 영원한 회개의 표징인 주님이십니다. 바로 이런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선택된 신원에 맞갖는 환대와 경청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힘을 주십니다. 우리를 불러주신 주님께 사랑을 고백하며 우리의 신원을 새롭게 합시다.

 

“주님, 

사랑합니다.

찬미합니다.

감사합니다.

기뻐합니다.

차고 넘치는 행복이옵니다.

이 행복으로 살아갑니다.'

 

주님,

당신은 저희의 전부이옵니다.

저희의 사랑, 저희의 생명, 저희의 기쁨, 저희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요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선물의 하루이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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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1.10.11 07:54
    바오로 사도는 자신의 신원은 물론 로마의 모든 신자들을 통해 우리의 신원을 명쾌하게 밝힙니다.

    “여러분도 그들 가운데에서 부르심을 받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람이 되었습니다. 성도로 부르심을 받은 이들로서 하느님께 사랑받는 로마의 모든 신자에게 인사합니다. 하느님 우리 아버지와 주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은총과 평화가 여러분에게 내리기를 빕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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