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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29.대림 제1주간 월요일                                                                   이사2,1-5 마태8,5-11

 

 

시詩와 꿈

-하느님의 시인詩人이, 꿈쟁이가 됩시다-

 

 

한국인은 물론 소띠인 제가 아마 가장 좋아하는 동물은 소일 것이고 가장 좋아하는 나무는 소나무일 것입니다. 둘 다 소씨입니다. 어제 구상 시인의 절친이었던 화가 이중섭(1916-1956)의 ‘소의 말’이란 글이 생각납니다. 무엇보다 한국의 소를 많이 사랑했고 많이 그린 소의 화가 이중섭입니다.

 

“높고 뚜렷하고/참된 숨결/나려 나려/이제 여기에/고웁게 나려

두북 두북/쌓이고 철철/넘치소서

삶은 외롭고/서글프고/그리운 것/아름답도다

여기에 맑게/두눈 열고/가슴 환히 헤치다”

 

더불어 김종삼(1921-1984) 시인의 묵화墨畫란 시도 생각났습니다. 정말 시의 장면이 묵화같습니다.

 

“물 먹는 소 목덜미에/할머니 손이 얹혀졌다

이 하루도/함께 지났다고

서로 발잔등이 부었다고/서로 적막하다고”

 

시와 꿈이 사라져가는 시대입니다. 말씀(言)의 사원(寺)이 시(詩)입니다. 그러니 진짜 시인은 마음 안에 말씀의 사원을, 하느님을 모시고 사는 참 그윽한 깊이의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시와 꿈이 있어 참으로 사람이 됩니다. 사람만이 시와 꿈을 지닙니다. 참으로 사람답게, 살아있게 하는 것이 시와 꿈입니다. 아주 예전에 써놨던 시가 생각납니다.

 

“밖에서는 모른다/살았는지 죽었는지/잎들 다 진 겨울나무들이 그렇다

그러나 보라!/살아 있지 않은가/봄되니/피어나는 꽃들/짙어져가는 신록들

아! 꿈이 있어야 산다/꿈있어 겨울 추위 견뎠다

꿈없으면 죽는다/꿈은 생명이다

가슴에 담았던 꿈/활짝 피어내니/아름다운 생명이다”-2001.5.6

 

성서의 예언자는 물론이고 예수님 역시 시인이자 꿈쟁이였습니다. 부단히 하늘 나라를 꿈꿨던 예수님이셨습니다. 지난 주 제1독서의 주인공 다니엘 예언자가  시인이자 꿈쟁이이듯 대림 제1주 계속될 이사야 예언자도 시인이자 꿈쟁이입니다.

 

시와 꿈은 함께갑니다. 꿈에서 샘솟는 시요 시가 꿈을 키웁니다. 아, 꿈도, 희망도 키워야 합니다. 우리 믿는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키우는데 시편 노래 기도에 바탕한 전례보다 더 좋은 것은 없습니다. 이래서 하늘 나라의 꿈을, 희망을 부단히 키우기 위해서 평생 날마다 끊임없이 바치는 시편성무일도와 미사 공동전례임을 깨닫습니다.

 

시詩중의 시가 생명과 빛과 희망을 노래한 하느님의 참 좋은 선물 ‘시편’이요, 꿈중의 꿈이 '하늘 나라 꿈’임을 깨닫습니다. 평생 시편을 노래하다 보니 세상의 시맛을 잃은지 오래입니다. 어제는 아침 성무일도 후렴 셋을 노래하며 많은 시간을 지냈습니다. 모두가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의 꿈을, 희망과 기쁨을 노래한 싯구입니다. 모두가 하늘 나라 꿈을 앞당겨 살게 하는 기도노래입니다.

 

“그날에 모든 산에서 단 것이 방울져 내리고 언덕들에서 젖과 꿀이 흐르리라. 알렐루야.”

“들이여 주님 앞에서 흥겹게 우쭐거리고 숲을 이룬 나무들도 손뼉을 쳐라. 주께서 오시어 영원히 다스리시리라. 알렐루야.”

“보라, 위대한 예언자가 오시어, 새 예루살렘을 세우시리라.”

 

한결같이 아름답고 하늘나라 꿈과 희망을 북돋아 주는 시적 표현들입니다. 오늘 제1독서 이사야 예언자의 ‘영원한 평화’에 대한 꿈과 시는 얼마나 고무적인지요! 참으로 하느님의 시인이자 꿈쟁이인 이사야 예언자입니다. 해설이 필요없다 싶어 어느 하나 생략할 수 없어 통째로 인용하니 감상해보시기 바랍니다. 

 

-‘주님의 집이 서 있는 산은 

모든 산들 위에 굳게 세워지고

언덕들보다 높이 솟아오르리라

모든 민족들이 그리로 밀려들고

수많은 백성들이 모여 오면서 말하리라.

 

“자, 주님의 산으로 올라가자.

야곱의 하느님 집으로!

그러면 그분께서 당신의 길을 가르치시어

우리가 그분의 길을 걷게 되리라.”

 

이는 시온에서 가르침이 나오고, 예루살렘에서 주님의 말씀이 나오기 때문이다.’

 

주님의 산이, 주님의 집이, 시온이, 예루살렘이 상징하는 바, 대림시기 미사가 거행되는 바로 오늘 지금 여기, 하느님의 산 불암산 기슭 요셉 수도원 성전입니다. 이사야의 꿈은 바야흐로 대림시기 주님의 말씀을 배우고 주님의 길을 걷는 우리를 통해 실현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주님이 바라시는 꿈은 평화의 꿈입니다. 바로 우리가 꿈꾸는 세상은 파스카의 예수님이 재판관이자 심판관이 되는 세상입니다.

 

“그분께서 민족들 사이에 재판관이 되시고, 심판관이 되시리라.

그러면 그들은 칼을 쳐서 보습을 만들고, 창을 쳐서 낫을 만들리라.

한 민족이 다른 민족을 거슬러 칼을 쳐들지도 않고 

다시는 전쟁을 배워 익히지도 않으리라.

야곱 집안아

자, 주님의 빛 속에 걸어가자!”

 

얼마나 아름다운 평화의 꿈인지요! 영적 야곱의 집안에 속하는 형제자매님들, 이 은혜로운 대림시기 오늘도 주님의 평화가, 주님의 시인이, 주님의 꿈쟁이가 되어 주님의 빛속에 걸어가는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바로 이런 평화의 하늘 나라 꿈이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을 통해 또 이 은혜로운 대림시기를 통해 실현됩니다. 바로 예수님은 백인대장을 통해 이사야의 평화의 꿈을 실현시킵니다. 꿈과 희망을 잃었을 때 온갖 영육의 질병이 엄습합니다. 영육의 면역력 강화에 하늘 나라의 꿈과 희망보다 더 좋은 영적 식食과 약藥은 없습니다. 

 

하늘나라 꿈의 실현인 예수님과 백인대장의 만남이 감동적입니다. 백인대장의 종의 치유에 앞서 전제되고 있는 백인대장의 종에 대한 사랑과 예수님께 대한 겸손한 믿음이 치유에 결정적 역할을 했음을 봅니다. 다음 대화는 늘 들어도 새롭고 감동적입니다.

 

“주님, 저는 주님을 제 지붕 아래로 모실 자격이 없습니다. 그저 한 말씀만 해 주십시오. 그러면 제 종이 나을 것입니다.”

 

바로 이에 근거한 미사중 영성체전 우리의 고백입니다. 백인대장의 겸손한 사랑과 믿음에 감동하신 예수님의 은총의 응답입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나는 이스라엘의 그 누구에게서도 이런 믿음을 본일이 없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사람이 동쪽과 서쪽에서 모여와, 하늘 나라에서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과 함께 잔칭상에 자리 잡을 것이다.”

 

"가거라. 네가 믿은 대로 될 것이다."

 

겸손한 믿음을 통해 앞당겨 실현되는 평화의 꿈, 치유의 꿈입니다. 종파를 초월하여 참으로 하늘 나라를 꿈꾸는 겸손한 믿음의 모든 사람들에게 활짝 열려 있는 하늘 나라임을 깨닫습니다. 예수님의 바로 하늘나라 꿈의 실현입니다. 겸손한 믿음으로 예수님을 만날 때 치유되는 우리들이요 우리 또한 하늘나라 꿈의 실현이 되어 살 수 있습니다. 

 

바로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하느님의 시인이, 하느님의 꿈쟁이가 되어 오늘 지금 여기서 주님의 평화를 실현하며 하늘 나라를 살게 하십니다. 산티아고 순례시 참 많이 바쳤던 오늘 화답송 시편 후렴입니다.

 

“주님의 집에 가자 할 제, 나는 몹시 기뻤노라.”(시편122,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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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안젤로 2021.11.29 08:45
    "사랑하는 주님, 주님 주신 말씀으로 오늘 하루도 흔들리지 않는
    주님믿음의 꿈과 희망으로
    살게 하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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