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2.24.금요일 12월24일                                              2사무7,1-5.8ㄷ-12.14ㄱ.16 루카1,67-79

 

 

 

“주님께서 항상 여러분과 함께!” 

-내 삶의 성경의 렉시오 디비나-

 

 

 

“떠오르는 별, 영원한 빛, 정의의 태양이신 주님, 어서 오소서. 어둠 속 죽음의 그늘에 앉아 있는 이들을 비추소서.”

 

어제로 끝난 “오” 후렴의 대미를 장식하는 듯한 오늘 복음 환호송이 참 은혜롭습니다. 주님 탄생을 목전에 둔 우리에게 기쁨을 가득 선사합니다.

 

-“최양업 신부의 생애와 선교활동”

“우리 조상님”

“나의 뿌리”

“신부님의 본관은 어디세요?”-

 

어제 최씨 성의 자매로부터 카톡을 받고, “전주 이씨, 세종대왕의 17째 아드님, 영해군 자손”이라 대답해 놓고, 새벽 다시 보는 순간 아차 싶었습니다. 나의 영적 뿌리, 영적 본관은 그리스도 예수님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 믿는 이들은 좌파나 우파, 진보파나 보수파가 아닌 그리스도 예수님파입니다. 

 

오매불망, 학수고대하던 주님께서 오실 시간이 임박했습니다. 세 번째 코로나와 함께 맞이 하는 주님 성탄입니다. 올해는 성탄의 기쁨을,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노래도 츄리도 거의 볼 수 없는 그저 평범한 일상처럼 생각됩니다.

 

“주님께서 항상 여러분과 함께!”

 

미사 경문중 제가 참 좋아하는 말마디입니다. 특히 “항상”이란 말마디에 늘 힘을 줍니다. 코로나와 함께 하는 암울한 시절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님과 함께 하는 기쁨과 평화의 삶입니다. 오늘 말씀도 주님과 항상 함께 하는 우리 삶임을 분명히 합니다. 사실 예수님께서도 마태복음 말미에서 분명 약속하셨습니다.

 

“보라, 내가 세상 끝 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마태28,20ㄴ)

 

그리하여, 오늘 강론 제목은 “주님께서 항상 여러분과 함께!-내 삶의 성경의 렉시오 디비나-”로 정했습니다. 우리 믿는 이들의 삶의 성경책을, 삶의 문장을 깊이 잘 들여다 보면 주어는 주님임을 깨닫게 됩니다. 

 

일례로 우리가 수도원에 온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수도원에 우리를 보낸 것입니다. 우리가 세상에 온 것이 아니라 주님께서 우리를 세상에 파견한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 삶의 의미입니다. 우리는 우연한 존재가 아니라 하느님께 파견받은 섭리의 존재, 은총의 존재, 유일무이한 귀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그렇습니다. 주님께서 바로 우리를 오늘 지금 여기 삶의 자리로 파견하셨습니다. 주님은 우리 믿는 이들의 삶의 성경의 주어이십니다. 오늘 제1독서와 복음을 매해 만날 때 마다 새롭게 확인하는 깨달음의 진리입니다.

 

보십시오. 오늘 다윗의 무지를 일깨우는, 하느님께서 늘 함께 하셨음을 환기시키는 나탄의 신탁을 들어보세요. 다윗의 삶을 렉시오 디비나로 이끄는 나탄 예언자입니다. 다윗 삶의 문장의 주어는 온통 하느님입니다. 바로 하느님은 우리 삶의 중심이라는 고백입니다. 이런 깨달음에서 비롯되는 겸손과 지혜입니다.

 

“나는 양 떼를 따라 다니던 너를 목장에 데려다가, 내 백성 이스라엘의 영도자로 세웠다. 또한 네가 어디를 가든지 너와 함께 있으면서, 모든 원수를 네 앞에서 물리쳤다. 나는 너의 이름을 세상 위인들의 이름처럼 위대하게 만들어 주었다.”

 

문장들의 주어는 다윗이 아니라 하느님이요 하느님께서 친히 다윗을 위해 활동해 주신 동사의 나열들입니다. 사랑은 명사가 아니라 동사입니다. 동사의 주어는 온통 하느님이고 모든 동사는 온통 하느님 사랑의 행위임을 깨닫습니다. 이렇게 이어지던 신탁은 주님의 위대한 약속으로 끝맫고 마침내 예수님의 출현을 통해서 완료됩니다.

 

“나는 그의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나의 아들이 될 것이다. 너의 집안과 나라가 네 앞에서 영원히 굳건해지고, 네 왕좌가 영원히 튼튼하게 될 것이다.”

 

다윗의 대한 신탁은 그대로 탄생한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해 영원한 현재 진행형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봅니다. 오늘 복음은 요한의 아버지가 부르는 ‘즈카르야의 노래’입니다. 우리 가톨릭 교회가 2천년 동안 끊임없이 함께 마음을 모아 아침성무일도 시편 말미에 불렀던 노래입니다. 

 

한나의 노래, 마리아의 노래, 즈카르야의 노래등 모두가 성서의 가난한 사람들이 불렀던 아나뷤의 노래들입니다. 이스라엘 민족은 우리 한민족처럼 ‘노래의 사람들’임을 깨닫습니다. 한맺힌 노래가 아닌 하느님께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노래였다는 것이 결정적 차이입니다. 화답송 후렴이 이를 요약합니다.

 

“주님의 자애를 영원히 노래하오리다. 제 입은 당신의 진실을 대대로 전하오리다.”

 

바로 오늘 복음의 즈카르야는 주님의 자애를 위업을 노래합니다. 참으로 우리 믿는 이들이 할 자랑은 주님뿐임을 깨닫습니다. 성령으로 가득차 하느님께서 베풀어주신 삶에 대한 렉시오 디비나가 즈카르야의 노래입니다. 찬미와 감사의 마음이 가득 담긴 참으로 겸손한 찬가입니다. 우리의 하느님 향한 겸손한 사랑은 이렇듯 아름다운 찬가로 표현되기 마련입니다. 다윗의 신탁처럼, 즈카르야의 찬가 역시 주어는 즈카르야가 아닌 하느님입니다.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께서는 찬미받으소서. 그분께서는 당신 백성을 찾아와 속량하시고, 당신 종 다윗 집안에서, 우리를 위하여 힘센 구원자를 일으키셨습니다.”

 

바로 제1독서 나탄의 다윗에 대한 신탁이 이뤄졌음을 고백하는 즈카르야입니다. 이어 주님께서 주어가 되어 행하신 위업의 문장들이 계속되는 찬가는 말미에서 아름다운 고백으로 끝납니다.

 

“우리 하느님의 크신 자비로, 높은 곳에서 별이 우리를 찾아오시어,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아 있는 이들을 비추시고, 우리 발을 평화의 길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코로나와 함께 하는 암울한 시대, 우리에게 주시는 오늘의 복음입니다. 주님께서 함께 하심으로 코로나로 인한 우울의 어둠은 말끔히 걷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백배하여 희망찬 기쁨과 평화, 빛의 삶을 살게된 우리들입니다.

 

우리 삶의 성경책에 주어는 하느님입니다. 죽어야 끝날 아직은 미완의 내 성경책이지만, 마음이 혼란하고 어두워질 때 내 삶의 성경책을 렉시오 디비나 하며 위로와 힘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하느님을 까맣게 잊고 살아 감으로 내 삶의 성경책에서 주어主語인 하느님이 실종失踪되고 내가 주어가 될 때, 무지無知와 허무虛無의 어둠이 우리를 덮칠 것입니다. 

 

“주님께서 항상 여러분과 함께!”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무지와 허무의 어둠을 흔적 없이 몰아 내시고 당신의 기쁨과 평화의 빛으로 충만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찬미받으소서, 주 이스라엘의 하느님, 주님은 당신 백성을 찾아와 속량하셨네.”(루카1,68). 아멘.

 

 

 

 

 

  • ?
    고안젤로 2021.12.24 08:57
    "우리 하느님의 크신 자비로, 높은 곳에서 별이 우리를 찾아오시어, 어둠과 죽음의 그늘에 앉아 있는 이들을 비추시고, 우리 발을 평화의 길로 이끌어 주실 것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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