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4.27. 부활 제4주간 월요일(인보성체수도회 피정지도 7일째)

                                                                                                                                                                           사도11,1-18 요한10,1-10


                                                                                             벽(壁)이 변하여 문(門)으로


오늘 강론 주제는 '벽(壁)이 변하여 문(門)으로'입니다. 참으로 재미있고 풍부한 주제입니다. 길을 찾는 사람이듯 문을 찾는 사람입니다. 방이나 성전에 들어가서도 우선 눈길이 가는 것은 창문입니다. 벽을 볼 때는 답답한 마음이, 문을 볼 때는 활짝 열린 마음으로 변함을 느낄 것입니다.


사람 역시 마음을 활짝 열어주는 문같이 편안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마음을 닫게 하는 벽같이 불편한 사람도 있습니다. 웃을 때는 문같은 얼굴이 화를 내고 긴장하면 벽같은 얼굴로 변합니다. 마음 역시 똑같아 너그럽고 자유로울 때는 활짝 열린 문인데 절망하여 닫힐 때는 완전 벽처럼 되어 버립니다. 얼굴도, 마음도 문이 될 수 있고, 또 벽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마음의 문이나 벽은 고정된 실재가 아닙니다. 문이 변하여 벽이 될수도 있고, 벽이 변하여 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진정 영적 성장은 마음의 문이 부단히 확장되어 가는 과정을 의미합니다. 살아갈수록 좁아지는 문이 아니라 넓어지는 마음의 문을 의미합니다. 이래야 너그럽고 자비로운, 자연스럽고 자유스런 삶입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수행이 궁극으로 목표하는 바입니다.


"나는 문이다.“

예수님의 고백이 고맙습니다. 예수님은 벽이 없는 온통 사방으로 활짝 열린 문이라는 것입니다. 누구나에게 활짝 열려있는 하늘의 문, 구원의 문, 생명의 문, 진리의 문, 사랑의 문, 희망의 문, 평화의 문, 기쁨의 문, 행복의 문, 끝이 없는 주님의 문입니다. 문이라고 다 문이 아닙니다. 우리를 유혹하는 죽음의 문, 멸망의 문, 지옥의 문, 어둠의 문, 절망의 문 역시 끝이 없습니다.


"나는 문이다. 누구든지 나를 통해 들어오면 구원을 받고, 또 드나들며 풀밭을 찾아 얻을 것이다.“


우리의 유일한 구원의 문, 생명의 문은 착한목자 주님뿐입니다. 이런 주님을 만나 사랑이, 우정이 깊어질 때 벽은 변하여 문이되고 계속 넓어지는 우리 마음의 문이요 성령충만, 생명충만한 삶입니다. 이래서 끊임없이 바치는 미사와 시편성무일도의 공동전례기도의 수행이요, 이런 모든 항구한 수행이 개인은 물론 공동체를 활짝 열린 문으로 바꿔줍니다.


주님을 만날 때 마음의 벽은 변하여 문이 됩니다. 바로 오늘 사도행전에서 베드로와 예루살렘의 할례받은 신자들의 변화 과정을 통해 생생히 입증됩니다.  베드로가 왜 할례받지 않은 신자들과 음식을 먹을 수뿐이 없었는지 주님의 환시를 해명하는 과정을 통해 베드로의 마음의 벽이 문으로 변하는 모습을 잘 보여줍니다.


"베드로야 잡아먹어라.“

"주님, 절대 안됩니다. 속된 것이나 더러운 것은 한 번도 제 입속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자기 벽에 완전히 닫힌 완벽주의자 베드로의 마음의 문을 여는 주님의 천사입니다.

"하느님께서 깨끗하게 만드신 것을 속되다 하지 마라.“

사실 마음의 문만 활짝 열려 깨끗한 마음의 눈으로 보면 하느님 만드신 세상 모든 것이 깨끗합니다. 


마침내 환시의 깨달음을 통해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린 베드로의 확신에 넘친 담대한 고백입니다.

"이렇게 하느님께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믿게 되었을 때에 우리에게 주신 것과 똑같은 선물을 그들에게도 주셨는데, 내가 무엇이기에 하느님을 막을 수 있었겠습니까?“

베드로의 이 말에 역시 마음의 문이 활짝 열린 예루살렘의 할례받는 신자들도 화답합니다.

"이제 하느님께서는 다른 민족들에게도 생명에 이르는 회개의 길을 열어 주셨다."

 

인보성체수도회 창립자 윤을수 라우렌시오 신부님도 온갖 어려움 중에도 불구하고 활짝 열린 문으로 사셨음은 다음 평생 삶을 요약하는 유언에 따른 묘비명이 입증합니다.


"어머니 품에서 땅에 묻힐 때까지 나는 웃으며 행복에 넘쳐 살았다고 동, 서에 전해 주!“


신부님은 억울하게 모함을 당하면서도 누구를 험담하거나 비방하지 않았고 철저히 함구하고 침묵했다 합니다. 세상에는 침묵했지만 하느님을 향해 활짝 마음의 문을 열고 자유롭고 행복하게 사셨던 성인(聖人) 신부님이셨음을 깨닫습니다.


마음의 벽이 변하여 문이 되는 것, 역시 주님이 주신 깨달음의 은총입니다. 주님과 만날 때, 주님과의 우정이 깊어질 때 저절로 마음의 벽은 마음의 문으로 변합니다. 부활하신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마음의 벽을 문으로 바꿔주십니다. 벽이 변하여 문이 되는 복된 미사시간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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