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3.19.토요일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배필 성 요셉 대축일

1사무7,4,4-5ㄴ.12-14ㄱ.16 로마4,13.16-18.22 마태1,16.18-21.24ㄱ

 

 

 

성 가정의 위대한 배경

-성 요셉-

 

 

 

오늘 3월19일은 주님 부활 대축일에 앞서 사순시기이자 3월 성 요셉 성월에 맞이하는 참 좋은 성 요셉 대축일입니다. 성 가정의 위대한 가장이자 배경인 성 요셉을 생각할 때 마다 떠오르는 여기 요셉 수도원 배경의 불암산입니다. 예전 불암산을 보며 쓴 “산처럼!”이란 시가 생각납니다. 

 

“늘 거기 그 자리에 머물러

가슴 활짝 열고

모두를 반가이 맞이하는 

아버지 산앞에 서면

 

저절로 경건 겸허해져 

모자를 벗는다

 

있음 자체만으로

넉넉하고 편안한 산의 품으로

살 수는 없을까

 

바라보고 지켜보는

사랑만으로 늘 행복할 수는 없을까

산처럼!”-2000.11.17.

 

불암산을 배경한 요셉 수도원처럼 수호자 성 요셉을 배경한 예수, 마리아, 요셉의 성가정이요 우리 성교회입니다. 그대로 산 배경의 덕을 닮은 성 요셉입니다. 여기 요셉 수도원에 34년째 정주하면서 가장 많이 바라본 것이 불암산과 그 배경의 하늘입니다. ‘하늘과 산’ 지금도 역시 여전히 즐겨 애송하는, 그동안 강론 때 참 많이 인용했던 시입니다.

 

“하늘 있어

산이 좋고

 

산 있어

하늘이 좋다

 

하늘은

산에 신비를 더하고

 

산은

하늘에 깊이를 더한다

 

이런 사이가 되고 싶다

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1997.2

 

하늘과 산, 그대로 하느님과 성 요셉 관계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아니 성 요셉뿐 아니라 하느님과 믿는 이들 모두와의 이상적 관계를 보여줍니다. 배경이 좋아야 합니다. 날로 배경이신 주님과 깊어가는 관계를 통해 배경이신 주님을 닮아가기 때문입니다. 성 가정의 위대한 배경인 성 요셉이 얼마나 하느님 아버지를 많이 닮았는지는 오늘 복음에서도 잘 드러납니다. 세 측면에 걸쳐 성 요셉의 덕을 살펴 봅니다. 

 

첫째, 성 요셉은 ‘자비의 사람’이었습니다.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너희도 자비로운 사람이 되어라” 라는 예수님 말씀처럼, 성 요셉은 참으로 하느님 아버지를 닮은 자비로운 사람이었습니다. 하느님과 얼마나 깊은 사랑 관계의 성 요셉인지 깨닫습니다. 참으로 요셉 수도원의 배경인 불암산같이 넓고 깊은 품의 자비로운 배경의 가장 성 요셉이었습니다. 바로 다음 대목이 이를 입증합니다.

 

‘그분의 어머니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였는데, 그들이 같이 살기 전에 마리아가 요셉과 약혼하였는데, 그들이 같이 살기 전에 마리아가 성령으로 말미암아 잉태한 사실이 드러났다. 마리아의 남편 요셉은 의로운 사람이었고 또 마리아의 일을 세상에 드러내고 싶지 않았으므로, 남모르게 마리아와 파혼하기로 작정하였다.’

 

마리아의 처지를 깊이 배려한 참으로 깊고 넓은 성 요셉의 자비로운 마음을 충분히 헤아려 알 수 있습니다. 자신보다 마리아의 안위에 대한 걱정입니다. 의로움이란 바로 이런 자비로움임을 깨닫습니다. 

 

둘째, 성 요셉은 ‘기도의 사람’이었습니다.

성 요셉은 내심 파혼하기로 작정하고 밤샘 기도에 돌입했을 것입니다. 마침내 꿈에 주님의 천사가 나타나 주님과 요셉의 은밀한 대화의 기도가 시작됩니다.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해야 삽니다. 기도가 답입니다. 기도도 보고 배웁니다. 예수님은 분명 이런 양부 요셉의 기도를 보고 배웠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매일 하루의 일과가 끝났을 때 외딴곳에서 아버지와의 내밀한 친교 시간을 가졌고 중대한 일을 앞뒀을 때 역시 외딴곳에서 아버지와 단 둘만의 시간을 가졌고 아버지의 뜻을 찾았습니다. 마침내 주님의 천사를 통해 하느님의 응답을 받는 성 요셉입니다.

 

“다윗의 자손 요셉아, 두려워하지 말고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여라. 그 몸에 잉태된 아기는 성령으로 말미암은 것이다. 마리아가 아들을 낳으리니 그 이름을 예수라고 하여라. 그분께서 당신 백성을 죄에서 구원하실 것이다.”

 

그대로 성 요셉에게는 주님의 감로수甘露水 같은 말씀의 응답이었을 것입니다. 얼마나 기도의 사람, 요셉을 신뢰한 하느님이신지 깨닫습니다. 참으로 행복한 사람은 이처럼 하느님의 신뢰를 받는 성 요셉같은 사람입니다. 

 

셋째, 성 요셉은 ‘믿음의 사람’이었습니다.

‘잠에서 깨어난 요셉은 주님의 천사가 명령한 대로 하였다.’ 성 요셉의 지체없는 순종입니다. 순종의 겸손, 순종의 사랑, 순종의 믿음입니다. 참 영성의 잣대가 순종입니다. 억지로 마지못해 순종이 아니라 자발적 사랑과 신뢰의 순종입니다. 아버지의 뜻에 전적인 위탁입니다. 

 

하느님의 구원 역사는 일방적이지 않습니다. 이처럼 요셉의 순종의 응답이, 협력이 있었기에 하느님의 구원 역사는 차질없이 펼쳐질 수 있었습니다. 하느님은 요셉의 응답이 얼마나 고마웠을까요! 제2독서 사무엘 하권의 나탄의 예언의 성취도 이런 요셉의 순종이 있었기에 비로소 예수님 탄생으로 가능했음을 봅니다.

 

“그는 나의 이름을 위하여 집을 짓고, 나는 그 나라의 왕좌를 영원히 튼튼하게 할 것이다. 나는 그의 아버지가 되고 그는 나의 아들이 될 것이다.”

 

모두가 하나로 연결됨을 봅니다. 성 요셉이 주님의 명령에 순종하여 믿음으로 마리아를 아내로 맞아들였고 구세주 예수님의 탄생이 가능했으며 차질없이 구원역사가 펼쳐질 수 있었기 때문입니다. 

 

성 요셉은 그대로 바오로가 고백하는 아브라함을 닮았습니다. 아브라함의 믿음을 연상하는 성 요셉의 믿음입니다. 다음 아브라함 대신 요셉을 넣어도 그대로 통합니다. 믿음의 사람은 그대로 희망의 사람임을 깨닫습니다. 믿음에서 샘솟는 희망입니다. 

 

“아브라함은 우리 모두의 조상입니다. 아브라함은 자기가 믿는 분, 곧 죽은 이들을 다시 살리시고 존재하지 않는 것을 존재하도록 불러내시는 하느님 앞에서 우리 모두의 조상이 되었습니다. 그는 희망이 없어도 희망하며. ‘너의 후손들이 저렇게 많아질 것이다.’ 하신 말씀에 따라 ‘많은 민족의 아버지’가 될 것을 믿었습니다.”

 

바로 이런 아브라함의 믿음과 희망을 그대로 닮은 성 요셉임을 깨닫습니다. 희망이 없어도 희망할 수 있는 것은 바로 주님께 대한 철석같은 믿음에서만이 가능합니다. 희망이 없는 시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능하시고 자비하신 하느님을 희망하며 ‘희망의 여정’을 사시기 바랍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성 요셉 대축일 미사은총으로 날로 당신을 닮아 우리 모두 자비의 사람, 기도의 사람, 믿음의 사람으로 변모시켜 줍니다. 아침 산책 때 마다 즐겨 부르는 ‘바다’ 노래로 강론을 끝맺습니다.

 

“아침 바다 갈매기는 금빛을 싣고, 

고기잡이 배들은 노래를 싣고,

희망에 찬 아침 바다 노저어 가요, 

희망에 찬 아침 바다 노저어 가요.”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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