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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4.9.사순 제5주간 토요일                                                       에제37,21ㄴ-28 요한11,45-56

 

 

 

일치一致의 중심

-하느님 중심中心의 삶-

 

 

 

삶은 반복입니다. 이 또한 진리입니다. 사실 반복 아닌 것이 없습니다. 문득 말씀 묵상중 코헬렛의 말씀이 생각났습니다.

 

“있던 것은 다시 있을 것이고

이루어진 것은 다시 이루어질 것이다.

태양아래 새로운 것이란 없다. 

 

‘이걸 보아라, 새로운 것이다.’ 

사람들이 이렇게 말하는 것이 있더라도 

그것은 우리 이전

옛 시대에 이미 있던 것이다.”(코헬1,9-10)

 

매년 반복되는 일년 사계절이요, 계속 끊임없이 반복되는 가톨릭교회의 전례주기입니다. 그러나 우리 역사 현실은 안타깝게도 때로 보복의 악순환의 반복처럼 생각됩니다. 조선시대 사화士禍가 지금도 여전히 반복되는 느낌입니다. 어제 받은 카톡의 짧은 글귀도 생각납니다.

 

“해마다 피는 꽃은 같은데(年年世世花常似)

사람은 해마다 달라지네.(世世年年人不同)”

 

세월흘러 육신은 노쇠해 가도 내면은 낡아지지 않고 늘 새로워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니 우리 믿는 이들에겐 단조로운 일상의 평면적 반복이 아니라 날로 새로워지고 깊어지는 내적여정중의 반복이요 거룩한 반복이겠습니다. 이래야 허무주의에 빠지지 않습니다. 

 

수도사제로서 33년동안 강론을 해오면서 체험하는 바, 반복의 진리입니다. 수도생활 초창기부터 참 많이 강조했고 지금도 반복하여 강조하는 강론 주제는 “중심”입니다. ‘삶의 중심’, ‘하느님 중심의 삶’, ‘일치의 중심’등 참 많이 반복한 주제였습니다. 오늘 말씀 묵상중 떠오른 강론 주제는 “일치의 중심-하느님 중심의 삶”입니다.

 

사실 참 중요한 것이 삶의 중심입니다. 중심을 잃었을 때 무질서의 삶에 복잡 혼란한 삶이요 내적으로 무너지는 것은 순간입니다. 중심에 깊이 뿌리 내리지 못해 방황하고 표류하는 삶은 얼마나 많은 지요! 이래서 우리의 늘 거기 그자리의 정주서원이 고맙고 자랑스러운 것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은 하느님은 우리 삶의 중심이라고 고백하며 믿는 이들의 공동체를 그리스도 중심의 공동체라 고백합니다. 예전 피정자들에게 자주 강조했던 내용이 생각납니다.

 

“마음이 맞아서, 이상이 같아서, 성격이 같아서, 취향이 같아서 공동체의 일치가 아니라 바라보는 중심의 방향이 같아야 일치이다. 바로 일치의 중심은 하느님이요, 일치의 중심인 주님이 없이 다양성의 일치는 불가능하다.”

 

바로 우리 수도공동체 삶이 그 생생한 증거입니다. 날마다 평생 끊임없이 수도원의 가시적 중심인 성전에서 끊임없이 공동전례기도를 반복하여 바치기에 비로소 공동체의 일치와 유지가 가능한 것입니다. 반복이지만 늘 새로운 반복, 거룩한 반복의 공동전례기도 수행입니다.

 

바로 오늘 제1독서 에제키엘 예언자 말씀이나 복음 말씀도 일치의 원리를 보여 줍니다. 에제키엘 예언자는 남북으로 갈라진 남북 왕국의 통일을 예언합니다. 남북으로 갈라진 우리 한반도의 남북의 통일은 언제나 올런지요. 통일에 앞서 우선적인 것은 평화의 정착이요 부단히 일치의 중심을 모색하여 실천하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그리하여 다시는 두 민족이 되지 않고, 다시는 결코 두 왕국으로 갈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이 다시는 자기들의 우상들과 혐오스러운 것들과 온갖 죄악으로 자신을 부정하게 만들지도 않을 것이다. 그들이 저지른 모든 배신에서 내가 그들을 구원하여 정결하게 해주고 나면,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되고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될 것이다.”

 

그대로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하느님의 중심의 삶에서 모든 우상들과 혐오스러운 것들과 죄악이 일소되어 모두가 정화될 때 비로소 공동체의 일치임을 깨닫습니다. 이어지는 말씀도 참 은혜롭습니다. 마침내 파스카의 예수님을 통해, 또 매일미사를 통해 실현되고 있는 평화의 계약입니다. 

 

“나는 그들과 평화의 계약을 맺으리니, 그것이 그들과 맺는 영원한 계약이 될 것이다. 나는 그들에게 복을 내리고 그들을 불어나게 하며, 나의 성전을 영원히 그들 가운데에 두겠다. 이렇게 나의 거처가 그들 사이에 있으면서 나는 그들의 하느님이 되고 그들은 나의 백성이 될 것이다.”

 

바로 우리가 미사를 거행하는 주님이 계신 이 성전이 공동체 일치의 중심임을 밝혀주는 내용입니다. 바로 이런 공동체의 일치가 그리스도 예수님을 통해 실현됨을 오늘 복음은 보여줍니다. 대사제 카야바의 예언이 이를 입증합니다. 

 

“여러분은 아무 것도 모르는군요, 온 민족이 멸망하는 것보다 한 사람이 백성을 위하여 죽는 것이 여러분에게 더 낫다는 사실을 여러분은 헤아리지 못하고 있소.”

 

이에 대한 복음 사가의 해석이 핵심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카야바가 자기 생각으로 한 것이 아니라. 그 해의 대사제로 예언한 셈이라는 것입니다. 본의 아니게 카야바는 주님의 예언의 도구가 된 셈입니다. ‘곧 예수님께서 민족을 위하여 돌아가시리라는 것과, 이 민족만이 아니라 흩어져 있는 하느님의 자녀들을 하나로 모으시려고 돌아가시리라는 것’, 바로 이것이 카야바 자신도 모른 예언의 진실입니다. 

 

이렇게 하여 그들은 예수님을 죽이기로 결의하였고 마침내 예수님은 십자가에서 돌아가시게 됩니다. 모두가 하느님 구원의 섭리 안에서 일어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죽음이 마지막이 아니었음을 우리는 압니다. 하느님은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통해서 에제키엘 예언자를 통한 평화의 계약을 실현하셨고 지금도 평화의 계약은 날마다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영원한 현재진행형으로 실현됨을 봅니다. 

 

명실공히 온 인류의 일치의 중심이 되시어 하느님의 자녀들을 한데 모으시기 위해 끊임없이 일하시는 우리의 파스카 예수님이십니다. ‘평화의 여정’중에 있는 우리 수도 공동체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당신 중심의 견고하고 평화로운 일치 공동체를 이뤄주십니다. 사순 제5주간 지난 한 주간 내내 복음 화답송 후렴을 통해 우리는 공동체 일치의 중심이신 그리스도 예수님을 찬미했습니다.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그리스도님 찬미받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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