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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7.1.연중 제13주간 금요일                                                          아모8,4-6.9-12 마태9,9-13

 

 

주님과 만남의 여정

-예수님 닮기-

 

 

“행복하여라, 그분의 법을 따르는 이들,

 마음을 다하여 그분을 찾는 이들!”(시편119,2)

 

‘주님의 법’이라는 주제하에 장장 176절까지 계속되는 시편119장 내용이 참 풍부하고 은혜롭습니다. 어제 6월 예수성심성월이 끝나고 9월 순교자 성월이 시작되기 전까지 두달은 영적방학처럼 생각되어 마음도 넉넉해지는 오늘 7월 첫날입니다. 

 

어제 온종일 내린 비로 힘차게 흐르는 새벽 불암산 계곡물 소리에 새힘이 솟는 느낌입니다. 어제는 아침, 점심 두차례 종점까지 불암산 계곡 개천따라 우렁차게 노래하며 흐르는 물길따라 ‘시냇물’ 동요를 부르며 걸었습니다. 

 

-“이런게 혁명이라면

가끔은 있었으면 좋겠다.

바짝 마른 바닥 

잡초와 오물들 대책없이 썩어

악취를 발하던 시내 

폭우 내려 말끔히 씻겨 정리되니

하얀 모래 백사장에 

맑게 흐느는 물

살아 노래하는 시내가 되었다.

이런게 혁명이라면

가끔은 있었으면 좋겠다.”-2001.7.19.

 

문득 21년전 써놨던 ‘혁명’이란 자작시가 생각나 조용히 읊어봤습니다. 물론 우리 믿는 이들에게 혁명은 영적혁명입니다. 날마다 새롭게 사랑하는 주님을 만남으로 회개를 통해 일어나는 영적혁명입니다. 그리하여 날마다 내적으로 하느님 바다 향해 힘차게 흐르는 시냇물처럼 영적혁명靈的革命의 삶이 되었으면 소원所願이겠습니다. 

 

이어 어제의 끝은 오늘의 시작입니다. 어제 오늘 7월 첫날을 앞두고 생각난 이육사의 ‘청포도’란 시입니다. 저에게 시편처럼 생각되는 시이며, ‘내가 바라는 청포를 입고 찾아오는 손님’은 주님처럼 생각됩니다.

 

-“내고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 주저리 열리고

먼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 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 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

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바로 우리는 7월 첫날 이런 두 분의 반가운 손님을 모시게 됐습니다. 복음의 예수님과 제1독서의 아모스 예언자입니다. 이런 참좋은 손님을 모시는, 만나는 재미로 살아가는 우리 믿는 이들입니다. 오늘 복음의 세관에 우두커니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던 세리 마태오를 찾아온 주님이십니다. 

 

“나를 따라라.”

 

마태오의 내적 갈망을 한눈에 알아채신 주님의 부르심입니다. 참으로 주님과의 운명적 만남입니다. 주님께서 먼저 부르셨고 즉시 첫눈에 반해 그분을 따라 나선 마태오입니다. 이제 주님을 따라 맑게 흐르는 시냇물 인생을 살게 된 마태오입니다.

 

이렇듯 부르심의 성소는 은총입니다. 주님께서 불러 주셨기에 따라 나선 마태오처럼 우리도 그러합니다.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함으로 비로소 참으로 존재하게 된 우리들입니다. 진정 그렇게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해 충만한 존재로 살고 있는지요. 

 

부질없는 질문이지만 마태오가 불림받지 않았다면, 또 우리가 불림받지 않았다면 지금 어디서 어떻게 살고 있을런지요. 새삼 우리 성소는 우연이 아니라 특별 은총의 선물임을 깨닫게 됩니다. 부르심을 받아 마태오가 주님의 제자공동체에 합류했듯이 우리는 주님의 교회공동체에 합류하게 되어 이렇게 거룩한 미사전례에 참석하고 있습니다. 

 

자타가 공인하는 죄인 세리 마태오가 공동식탁에 참석하는 것을 본 바리사이들의 시비성 물음에 제자들을 대신한 주님의 명쾌한 답변이 시공을 초월한 영원한 진리입니다. 

 

“튼튼한 이들에게는 의사가 필요하지 않으나, 병든 이들에게는 필요하다. 너희는 가서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 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하신 말씀이 무슨 뜻인지 배워라. 사실 나는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왔다.”

 

진정 복음말씀입니다. 바로 이것이 예수성심의 말씀이자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율법학자들은 물론 오늘 우리를 한없이 부끄럽게 하면서 회개로 이끄는 말씀입니다. 죄인罪人이자 병자病者로서 우리의 신원을 확인하게 됩니다. 착한 목자牧者이자 최고의 명의名醫이신 주님을 만나 영적 배고픔과 목마름이 해결되고 온전한 치유의 구원을 받는 이 복된 미사시간입니다.

 

깊이 들여다 보면 세상에 죄인아닌, 병자아닌 사람 하나도 없습니다. 우리가 잘나서 부른 것이 아니라 부족한 죄인이자 병자라 불러 주셨다는 사실이 우리를 참으로 회개와 더불어 겸손하게 합니다. 참으로 차별이 없으신, 자비하신 주님을 닮게 합니다. 바로 이들이 성인이며 우리 인생의 궁극목표입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희생제물이 아니라 자비다.”

 

오늘 마음에 담고 살아야 할 말씀입니다. 이 말씀에 오해 없으시기 바랍니다. 전례의식 자체가 원칙적으로 비난을 받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들에게 자비를 베풀어야 한다는 근본 계명을 소홀히 할 정도로 전통적 종교의식에 편중된 자세를 바로 잡으라는 말씀입니다. 

 

전례의 생활화, 생활의 전례화를 통해 자비를 생활화하라는 것입니다. 전례가 없는 삶은 맹목盲目이 될 수 있고 자비로운 삶이 빠진 전례는 공허空虛할 수 있습니다.  새삼 자비 역시 부단한 노력과 수행의 영성훈련임을 깨닫습니다. 

 

오늘 제1독서의 아모스 예언자는 예수님의 예표이자 영적형제처럼 느껴집니다. 빈민이 착취당하고 있는 현실을 개탄하며 가진 자들의 횡포를 고발하며 이들의 회개를 촉구하는 아모스입니다. 날로 극심해지는 생존경쟁과 빈부의 양극화로 오늘도 계속되는 가난한 자들의 고통입니다. 참으로 임박한 심판을 선포하며 가진 자들의 회개를 촉구하는 아모스입니다.

 

“그날에 나는 한낮에 해가 지게 하고, 대낮에 땅이 캄캄하게 하리라. 너희의 축제를 슬픔으로, 너희의 모든 노래를 애가로 바꾸리라. 나는 모든 사람이 허리에 자루옷을 두르고, 머리는 모두 대머리가 되어, 외아들을 잃은 것처럼 통곡하게 하고, 그 끝을 비통한 날로 만들리라.”

 

유비무환입니다. 하느님의 심판은 우리가 스스로 자초하는 것입니다. 다음 아모스의 진단이 정확합니다. 그대로 오늘의 현실같습니다. 회개와 더불어 말씀의 발견과 생활화가 절실합니다. 

 

“보라, 그날이 온다. 주 하느님의 말씀이다. 내가 이 땅에 굶주림을 보내리라. 양식이 없어 굶주리는 것이 아니고, 물이 없어 목마른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을 듣지 못하여 굶주리고 목마른 것이다.”

 

말씀은 영이요 빛이자 생명입니다. 말씀은 주님의 현존입니다. 인간의 본질은 말씀입니다. 말씀을 통한 부단한 주님과의 만남이 날마다 우리 모두 회개와 더불어 겸손한 삶을 살게 합니다. 내적內的 사랑의 혁명가革命家가 되어 주님과 함께, 주님을 따라 끊임없이 맑게 흐르는 시냇물 인생이 되어 살게 합니다. 바로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입니다.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마태4,4ㄷ).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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