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0.13.연중 제28주간 목요일                                                         에페1,1-10 루카11,47-54

 

 

 

사랑의 찬미, 찬미의 기쁨, 찬미의 훈련

-희망(꿈), 열정, 찬미-

 

 

 

제 집무실 커다란 게시판에는 이런저런 온갖 게시물로 가득합니다. 잊지 않고 자주 기억하기 위함입니다. 마침 20대 웃는 젊은이 사진을 한동안 붙여놓고 있었고 고백성사차 온 도반사제가 누구냐고 물었습니다.

 

“얼마전 고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려 자살한 젊은이입니다. 젊은이의 어머니가 절절한 마음으로 아파하고 후회하고 그리워하기에 기도해준다 말하고 사진을 받아 게시해 놓은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꽤 자주 있습니다. 조금이라도 위안이 되고자 때로는 미사대장에도 작은 사진을 붙여놓고 매일 연미사를 봉헌한 적도 여러번입니다. 자살자가 연루되어 있는, 평생 아픔을 가슴에 안고 살아가는 가정도 꽤 많을 것입니다. 도반사제는 우리나라가 자살률 첫째로 40분마다 한명씩 자살하는 꼴이라 말했습니다.

 

마침 어제 수도원을 방문한 분과 대화중 ‘열정’에 대해 나눴습니다. 영성생활은 물론 일상생활에서 열정은 삶의 기본적 필수요소라는 결론이었습니다. 혹자는 정치인은 열정, 책임감, 균형감각을, 학자는 열정, 책임감, 객관성을, 운동가는 열정, 책임감, 헌신을 꼽고 있었으며 우선적인 것이 열정과 책임감이었습니다.

 

매사 일의 시작은 열정에서부터 시작입니다. 성소의 잣대도 하느님을 찾는 열정입니다. 열정있을 때 순수도 있습니다. 하느님을 찾는 열정, 배움에 대한 사랑이 수도자의 기본적 자질입니다. 아무리 세월흘러 나이들어도 열정을 잃어서는 안됩니다. 열정을 잃으면 삶은 끝입니다. 살아있어도 살아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떻게 샘솟은 열정을 지닐 수 있을까요? 꿈이 희망이 있어야 합니다. 우리 믿는 이들에게 궁극의 꿈이자 희망은 하느님이요 그리스도 예수님입니다. 하느님은 우리의 희망입니다. 우리 삶의 궁극의 중심이자 의미입니다. 바로 이런 하느님 희망을, 하느님 중심을, 하느님 의미를 잃었을 때 열정의 상실이요 급기야는 절망에 자살입니다. 요즘 피정강의중 주로 다루는 주제는 희망의 여정입니다. 바다라는 동요를 부르고 희망의 다섯 원리에 대해 나눕니다.

 

“아침바다 갈매기는 금빛을 싣고, 고기잡이 배들은 노래를 싣고

 희망에 찬 아침바다 노저어 가요, 희망에 찬 아침바다 노저어 가요.”

 

제가 아침산책때마다 자주 노래하는 바다라는 동요입니다. 소규모 단체 피정시 60대 중반이후 분들은 즉시 흥겹게 노래하는데 그 이하 연령대 분들은 부러움 가득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모습에서 확연한 세대차를 느낍니다. 독일의 에른스트 블로흐(1885-1977) 철학자는 <희망의 원리>라는 책에서 희망에 대해 다섯으로 정리합니다.

 

1.인간은 빵을 먹고 사는 것이 아니라, 본질적으로 희망을 먹고 산다.

2.희망을 잃어버린 사람은 이미 삶자체를 잃어버린 사람이다.

3.희망은 힘이다. 희망이 없는 사람은 아무리 좋은 조건에서도 삶을 포기하지만, 희망이 있는 사람은 최악의 상태에서도 극복하게 된다.

4.희망을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배우고 훈련해야 한다.

5.희망은 인간을 인간답게 하고 행복을 약속해 준다.

 

희망이나 꿈이나 같습니다. 희망을, 꿈을 잃으면 인생은 끝입니다. 거짓 희망이나 거짓 꿈이 아니라 진짜 희망, 진짜 꿈이요, 우리에게는 하느님이, 그리스도 예수님이 영원한 진짜 희망이자 꿈이 됩니다. 그러니 이런 하느님 희망이 하느님 꿈이 열정의 샘입니다. 하느님 희망에서, 하느님 꿈에서 끊임없이 샘솟는 열정입니다. 그러니 자주 주님을 호흡하는 기도를 권합니다.

 

“오소서, 주 하느님! 당신이 되게 하소서.”

“오소서, 주 예수님! 당신이 되게 하소서.”

“오소서, 주 성령님! 당신이 되게 하소서.”

 

이래서 하루하루 날마다 평생 희망을 선택하고 배우고 훈련해야 하며, 희망의 주님을 날로 닮아가는 희망의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이런 희망의 배움과 훈련에 최고의 수행이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시편 성무일도와 미사의 공동전례기도입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평생 사랑의 찬미, 찬미의 기쁨, 찬미의 훈련중에 샘솟는 열정이요 희망에 넘치는 일상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공동전례기도가 열정과 희망의 샘입니다. 하느님은 빛입니다. 무지의 어둠을 환히 비춰주는 하느님의 빛, 찬미와 감사의 기쁨의 빛입니다. 이런 찬미와 감사의 삶과 기도가 없으면 곧장 영혼은 무지의 어둠속에 휘말리고 영혼도 육신도 병이듭니다. 바로 어제에 이어 주님께 불행선언의 대상인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가 그러합니다. 

 

“너희는 불행하여라! 바로 너희 조상들이 죽인 예언자들의 무덤을 너희가 만들기 때문이다. 세상 창조 이래 쏟아진 모든 예언자의 피에 대한 책임을 이 세대가 져야 할 것이다. 그렇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이 세대가 책임을 져야 한다.”

 

예언자들의 무덤을 만들기만 할 것이 아니라 예언자들의 피를 더 이상 흘리는 무지의 악순환에서 단호히 벗어나라는 강력한 회개의 촉구입니다. 무지로 인해 여전히 반복되는 악순환의 역사입니다. 이어지는 불행선언의 대상인 율법교사 역시 무지하기는 똑같습니다. 지식의 열쇠를 치워버리고, 자신들도 들어가지 않고 들어가려는 이도 막아버립니다.

 

예수님께서 집은 나오시자, 율법교사들과 바리사이들은 독한 앙심을 품고 많은 질문으로 그분을 몰아대기 시작했으니 그분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그분을 옭아매려고 노렸던 것입니다. 참으로 예나 이제나 무지한 인간의 본질은 그대로 인 것 같습니다. 

 

희망의 훈련, 찬미의 훈련을 통한 살아계신 주님과 일치를 깊이하는 것이 얼마나 결정적으로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끊임없는 희망과 찬미의 영성훈련을 통한 주님 은총의 빛이 무지와 허무의 어둠을 몰아냅니다. 바로 오늘 복음에 대한 답을 제1독서 에페소가 줍니다.

 

하느님께서 그리스도를 통하여 베풀어진 은총에 대한 찬미입니다. 3절에서 14절까지 그리스말 본문에서는 한문장입니다. 그야말로 숨을 멈추지 않고, 하느님께서 베풀어 주신 은총을 내리 노래합니다. 우리 가톨릭 교회는 바로 오늘 제1독서 내용을 매주 월요일 저녁기도때 마다 찬가(에페1,3-10)로 바칩니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 하느님께서 찬미받으시기를 빕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리스도 안에서 하늘의 온갖 영적인 복을 우리에게 내리셨습니다. 세상 창조 이전에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를 선택하시어, 우리가 당신 앞에서 거룩하고 흠없는 사람이 되게 해주셨습니다.

 

사랑으로 예수그리스도를 통하여 우리를 당신 자녀로 삼으시기로 미리 정하셨습니다. 이는 하느님의 그 좋으신 뜻에 따라 이루어진 것입니다. 그리하여 사랑하시는 아드님 안에서 우리에게 베푸신 은총의 영광을 찬양하게 하셨습니다.”

 

찬미가중 전반부 일부만 인용했습니다. 우리는 우연한 존재가 아니라 이미 하느님의 섭리 안에 있는 존엄한 품위의 귀한 존재라는 것입니다. 인간을 이렇게 드높이는 찬미가가 어디 있을까요! 이런 사랑의 찬미, 찬미의 기쁨, 찬미의 훈련이 우리를 열정의 사람, 희망의 사람, 주님의 사람으로 만듭니다. 

 

끊임없는 사랑의 찬미를 통한 하느님 은총의 빛앞에 흔적없이 사라지는 무지와 허무의 어둠입니다. 바로 바리사이들과 율법학자들에게 결정적으로 결핍되어 있던 것이 바로 하느님 찬미와 감사의 기도와 삶이었음을 봅니다. 

 

하루하루 날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의 빛이 

우리 내면의 무지와 허무의 어둠을 말끔히 몰아 내시고, 

우리를 날로 당신을 닮은 열정과 희망의 사람, 찬미의 사람이 되게 하시며, 

날로 당신과의 관계를 깊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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