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2.5.대림 제1주간 화요일                                                              이사11,1-10 루카10,21-24

 

 

오소서, 성령님

-행복한 사람들이여, 성령께 마음을 열라!-

 

 

“오소서, 성령이여, 우리 맘에 오소서

위로자신이여, 주님 찾는 슬기를

우리에게 주소서 맘의 위로자여”

 

오늘 말씀 묵상중 떠오른 “오소서 성령이여”, 성가 142장 1절이었습니다. 이어 7절까지 성령 칠은을 청원하는 내용이 계속됩니다. 위 1절의 1.주님 찾는 슬기에, 2.맑은 지력, 3.바른 의견, 4.굳센 의지, 5.깊은 지식, 6.타는 효성, 7.두려움의 은혜등 성령칠은 얼마나 좋습니까! 시간 되는대로 성가 142장 7절까지 불러 보려합니다. 수도원에서 중요한 회의가 있을 때, 서원식때 주로 전 공동체가 부르는 성가입니다. 새삼 성령께 마음을 열고 성령충만한 사람이 되어 살아야함을 배웁니다.

 

오늘 제1독서 이사야 말씀이 우리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성탄 밤미사때 독서의 기도때 독서자가 부르는 노래이기도 합니다. 성령에 감도된 이사야 예언자를 통해 흘러나오는 참 아름다운 고백이요 예수님은 물론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 위에 선물처럼 하사되는 성령의 은사입니다. 

 

“이사이의 그루터기에서 햇순이 돋아나고, 

 그 뿌리에서 새싹이 움트리라. 그 위에 주님 의 영이 머루르리니

 지혜와 슬기의 영,

 경륜과 용맹의 영,

 지식의 영과 용맹의 영”

 

가톨릭 교회는 여기에 일곱 번째로 “자비의 영”을 추가하니 비로소 성령의 일곱가지 은사 목록이 이뤄집니다. 참 좋은 성령의 선물입니다. 선물중의 선물이 성령의 선물입니다. 성령은 우리의 사랑, 우리의 희망입니다. 인간 무지와 허무에 대한 궁극의 답도 성령의 은총선물뿐임을 깨닫습니다. 성령에 따른 성령 충만한 삶이요 참으로 간절히 청할바 성령칠은의 은총의 선물이니, 늘 성령께 마음을 활짝 열고 살아야 할 것입니다. 

 

초겨울이 되면 떠오르는 “겨울나무”라는 자작시입니다. 흡사 하늘 향해, 성령께 활짝 마음을 연 가난한 영혼을 상징하는 기도하는 겨울나무같습니다. 주님을 기다리는 대림시기에 참 잘 어울리는 시입니다. 

 

“떠나자

 떠나 보내자

 미련없이 홀가분하게 아름답게

 나 늘 푸른 사철나무보다 

 잎들 다 떠나 보낸 겨울나무가 좋다

 

 가난한 겨울나무앞에 서면, 

 왜 이리 마음 저릴까

 왜 이리 부끄러워질까

 

 하늘 향해 쭉쭉 뻗은 무수한 나뭇가지들

 참 간절한 그리움의, 기다림의 촉수(觸手)들!

 그대로 침묵의 기도하는 겨울나무로구나

 

 하늘 님 향해 쭉쭉뻗은 

 예나 이제나 한결같은

 내 그리움의, 기다림의 무수한 촉수(觸手)들!

 

 나도 그대로 한 그루 

 기도하는 겨울나무로구나

 나도 그대로 그리움 덩어리, 침묵의 기도로구나

 다시 배우는 침묵의 기도, 기도하는 겨울나무가 된다 

 나는!”-2000.11.29.

 

23년이 지난 지금도 초겨울 배밭을 지날 때마다 마음 저리게 와닿은 겨울나무라는 시입니다. 겨울되면 하늘 성령님께 활짝 마음을 연 가난한 겨울나무가 되어 살고 싶은 것은 하느님을 찾는 구도자들 누구나의 간절한 꿈이자 소망일 것입니다. 성령충만하여 바치는 이사야의, 주님의 종의 시가, 노래가, 평화의 꿈이 참 마음 설레게 합니다. 어제 봉사자 피정지도시 배밭봉사 세 자매들에게 드린 덕담도 생각납니다.

 

“하늘 안 배나무들 가지들 마다 봄에 흰봉지에 배열매의 무수한 흰별들을 달았다가, 가을에 익은 흰별들을 딴 자매님들! 감사드리며 축하드립니다. 하느님은 아버지이고 자매님들은 수도원 배나무의 어머니들입니다.”

 

평화의 혁명가들에게 끊임없는 영감의 원천이 되었던, 아마도 하늘 나라를 꿈꿨던 우리 예수님께도 결정적 영향을 미쳤을 이사야서 시 전문(이사11,6-9)을 인용합니다. 이사야같은 예언자는 부단히 하늘나라를 꿈꿨던 꿈의 사람이자 불세출의 시인이요 신비가이자 영성가임을 깨닫습니다. 대림시기 우리가 부단히 꿈꾸고 실현시켜야 할 평화의 하늘나라입니다.

 

“늑대가 새끼 양과 함께 살고

 표범이 새끼 염소와 지내리라.

 송아지가 새끼 사자와 더불어 살쪄가고

 어린 아이가 그를 몰고 다니니라.

 암소와 곰이 나란히 풀을 뜯고 

 그 새끼들이 함께 지내리라.

 사자가 소처럼 여물을 먹고

 젖먹이가 독사 굴 위에서 장난하며

 젖떨어진 아이가 살무사 굴에

 손을 디밀리라.

 나의 거룩한 산 어디에서도

 사람들이 악하게도 패덕하게도 행동하지 않으리라.

 바다를 덮는 물처럼 땅이 주님을 앎으로 가득할 것이기 때문이다.”

 

얼마나 아름다운 유토피아 이상향인지요! 완전히 실현된 평화의 왕국, 하늘나라를 상징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젖떨어진 아이가 살무사 굴에 손을 디밀리라” 대목에서 보다시피 창세기에서 시작된 인간과 뱀의 적대관계가 끝났다는 것입니다. 대림시기를 맞이하여 성령충만한 삶을 원하는 우리 내면의 평화를 상징하는 참 아름다운 예언적 영감들로 가득한 시입니다.

 

언젠가의 그날이 아닌 바로 오늘 지금 이 은총의 대림시기, 여기서 참으로 하늘나라의 평화의 꿈을 실현하며 살도록 합시다. 바로 그 빛나는 모범이 우리 주 예수님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의 성공적인 복음선포의 보고를 듣고 성령안에서 즐거워하며 감사기도를 바칩니다. 21절은 공관복음에 전해오는 단 하나의 예수님의 감사기도입니다.

 

“아버지, 하늘과 땅의 주님, 지혜롭다는 자들과 슬기롭다는 자들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들에게 드러내 보이시니, 아버지께 감사를 드립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아버지의 선하신 뜻이 이렇듯 이루어졌습니다.”

 

제1독서의 주님의 종, 이사야와 쌍벽을 이루는 성령충만한 사람 예수님입니다. 예수님만 아니라 우리의 참 좋은 아버지가 되는 하느님입니다. 아버지께서 주시는 성령이 우리 역시 참으로 천상 지혜를 가득 지닌 철부지들, 순수한 영혼들로 살게 합니다. 

 

대우(大愚)가 대지(大智)이니 그대로 역설의 진리를 보여줍니다. 크게 어리석은 듯 하나 크게 지혜로운, 참 거룩한 바보가 성령충만한 철부지들이요 은총의 대림시기 이렇게 살도록 성령의 은총이 우리를 돕습니다. 성령의 은총이 날로 온유하고 겸손한 예수님을 닮아가는 예닮의 여정에 결정적 도움을 줍니다. 은총의 대림시기를 맞이한 우리 모두에게 이 거룩한 미사중 주님께서 주시는 다음 말씀이 참 고맙습니다. 심기일전, 용기백배하여 다시 하늘 나라의 꿈을 실현하며 살게 하시니 우리는 참으로 행복합니다.

 

“너희가 보는 것을 보는 눈은 행복하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예언자와 임금이 너희가 보는 것을 보려고 하였지만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듣는 것을 들으려고 하였지만 듣지 못하였다.”(루카10,23ㄴ-24).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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