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5.20.월요일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

창세3,9-15.20 요한19,25-34

 

어머니인 교회

-교회의 어머니 마리아-

 

 

어제 5월19일 성령강림대축일 다음날인 오늘 5월20일은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 기념일입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2018년 이 기념일을 정해 첫 번째 기념미사를 봉헌했고, 매해 성령강림대축일 다음 월요일에 이 기념미사를 봉헌하도록 했습니다. 교황님의 첫째 기념미사때 강론이 지금도 생생하며 전폭적으로 공감합니다. 

 

“교회는 성모 마리아처럼 여성이며 어머니입니다.” 주제의 강론이었습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 역시 “하느님은 아버지이시고 교회는 어머니이시니, 우리는 형제들입니다.” 갈파했습니다. 참으로 교회는 교회의 어머니 복되신 동정 마리아를 닮아 어머니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교회는 우선 교회를 뜻하는 단어인 ‘교회’와 ‘신부’가 여성형이기에 여성적입니다. 그리고 자녀를 출산하는 어머니입니다. 교회는 신부이자 어머니입니다. 여성적인 차원이 없을 때, 교회는 참된 정체성을 잃게 되고 교회가 아니라 단순히 하나의 자선단체나 축구팀 같은 무엇이 되고 맙니다. 

 

그러니 교회가 여성이고, 신부요 어머니인 이러한 태도를 지니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를 망각할 때, 교회는 이러한 차원이 결여된 남성적인 교회가 되고, 슬프게도 사랑도 할 수 없고 출산도 할 수 없는 외로움 속에서 살아가는 노총각들의 교회가 되고 맙니다. 여성없이 교회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합니다. 왜냐하면 교회는 여성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이 여성의 태도는 마리아에게서 옵니다. 예수님께서 그렇게 원하셨습니다.

 

교회는 사랑의 길을 걸어가는 어머니입니다. 침묵할 줄 알고, 연민 가득한 눈길로, 조용하게 어루만저주는, 수많은 지혜의 언어를 구사할 줄 압니다. 또한 사랑이 넘치며, 웃음을 머금고, 따뜻한 애정과 부드러운 온유의 사람으로서, 어머니의 길을 똑같이 걸어가야 하는 어머니 교회입니다.”

 

교회나 수도원이 여성이며 어머니인 자매님들 없으면 참 유지하기 힘들 것입니다. 교회를 사랑하여 미사예물이나 봉헌금을 바치는 이들은 거의가 자매들입니다. 남자 형제들은 대부분 빈손으로 오지만 자매들은 거의 무언가 들고 옵니다. 봉사자들도 대부분 자매들입니다. 하느님 사랑을 가장 많이 닮은 분들이 바로 어머니들입니다. 

 

모성애에 비하면 부성애는 빈약하기 그지 없으며, 아버지에 대한 추억보다도 어머니에 대한 추억이 대부분일 것입니다. 훌륭한 자녀들을 보면 십중팔구 배경에 자리잡고 있는 거룩한 사랑의 어머니들입니다. 특히 교회의 어머니이자 예수님의 어머니인 성모 마리아는 모든 어머니들의 모범입니다. 끊임없이 교회가, 우리가 닮아야할 마리아 성모님의 믿음, 희망, 사랑입니다.

 

오늘 말씀의 배치도 재미있습니다. 창세기의 살아 있는 모든 것의 어머니가 된 하와와 복음의 예수님의 어머니와는 참 극명한 대조를 이룹니다. 우리는 하와 어머니의 실패를 완전히 만회한 참 좋은 어머니 마리아를 만납니다. 5월 성모성월에 참 잘 어울리는 오늘 복음의 성모마리아입니다. 오늘 복음의 장면이 살아 있는 성화같습니다. 성모님과 우리의 자리가 잘 드러납니다. 흡사 이등변 삼각형의 구도를 연상케 합니다.

 

이등변 삼각형의 위 꼭지점에 십자가의 예수님이 계시고 아래 한 쪽에는 성모님이, 한쪽에는 우리가 있습니다. 아드님의 십자가 아래 성모님의 마음은 어떠했을까요! 하느님께 전적 의탁하심으로 자신을 완전히 비우신 케노시스의 절정이었을 것이며 저절로 거룩한 성모성심을 묵상하게 됩니다. 애제자를 두고 하시는 말씀은 역시 예수님의 십자가 밑에 있는 우리를 두고 하시는 말씀입니다.

 

“여인이시여, 이 사람이 어머니의 아들입니다.”

자매님은 “어머니의 딸입니다”로 알아들어도 무방하겠습니다. 우리 모두 교회의 어머니이신 성모님의 자녀들이기 때문입니다.

성모성월 5월에는 모든 어머니들이 예수님의 십자가곁에 계신 성모님의 비움의 사랑을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사랑으로 끊임없이 자기를 비워가는 겸손의 훈련장 공동체’에서 성모님은 최고의 스승입니다. 이어서 애제자와 동시에 우리를 향한 예수님의 당부입니다.

“이분이 네 어머니시다.”

그때부터 그 제자가 성모님을 자기 집에 모셨다 합니다. 

 

주님의 집인 수도원이나 교회는 물론이요 가정교회와 같은 가정집에서도 성모님을 모시고 살아야 함을 깨닫습니다. 성모님을 모시고 살 때 우리가 받는 은총이 헤아릴 수 없이 클 것이며 무엇보다도 공동체는 모성적이 될 것입니다. 이어지는 예수님의 두 임종어를 마리아 성모님은 누구보다도 더 깊이 잘 이해했을 것입니다.

 

“목마르다!”

평생 하느님께, 진리에 목말랐던 아드님 예수님처럼, 마리아 성모님도 똑같이 목말랐을 것입니다.

“다 이루어졌다!”

아드님 예수님의 고백처럼, 모든 것이 다 이루어졌음을 고백하셨을 성모님의 진인사대천명(盡人事待天命)의 삶이었을 것입니다. 아마도 마리아 성모님도 남은 생애 아드님의 이 두 말마디를 평생 마음에 담고 사셨을 것입니다.

 

오늘 옛 어른의 말씀도 깊은 울림을 줍니다.

“바람을 거스르는 풀은 없기에 모든 가르침은 바름이어야 한다.”<다산>

“군자의 덕은 바람이고 백성은 풀이다. 바람이 불면 풀은 바람을 따라 눞는다.”<논어>

 

바람이 상징하는바 성령처럼 생각됩니다. 성령에 따라 배우고 깨닫고 실천하는 성령의 사람으로 살아야 하겠습니다. 교회의 어머니, 마리아 성모님의 전생애도 그러하셨을 것입니다. 주님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성령의 바람따라 성모님과 함께 순리의 삶을 살도록 이끌어 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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