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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5.21.연중 제7주간 화요일                                                                      야고4,1-10 마르9,30-37

 

 

 

겸손을 추구하라

-겸손은 모든 덕행의 스승이다-

 

 

 

겸손하면 생각나는 '자귀나무꽃'이란 시가 생각납니다. 그윽한 향기맡고 한참 만에 찾아내는 꽃입니다.

 

“향기맡고

찾아내는 꽃

한참가다

향기맡고 뒤돌아 보는 꽃

자귀나무꽃

그윽하고 은은한 향기

존재의 향기

생명의 향기

사랑의 향기

겸손의 향기

이런 향기의 사람이 되고 싶다”-2013.6.19

 

 오늘 새벽성무일도시 코헬렛 독서중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라는 내용들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바로 모든 것에는 때가 있음을 아는 지혜가 겸손임을 깨닫습니다. 새벽 눈에 들어온 겸손과 관련된 말씀이 좋은 가르침이 됩니다.

“친구란 나란히 서서 서로 어깨동무를 하는 사이다. 저보다 나은 사람만 사귀려는 것은 받기만을 바라는 욕심이다.”<다산>

참으로 겸손할 때 좋은 우정의 친구도 가능함을 봅니다.

교황청을 방문한 시카고 로욜라 대학의 교수진에게 주신 교황님의 말씀입니다.

“희망이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부지런히 꿈꾸는 사람들이, 희망의 사람들이 되십시오.”

부지런히 꿈꾸는 희망의 사람들, 참으로 겸손한 사람들입니다.

 

눈만 열리면 모두가 겸손의 스승입니다. 참으로 아름답고 온전한 사람은 겸손한 사람입니다.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는 사람이 겸손한 사람입니다. 존재의 향기는 바로 겸손의 향기입니다. 엊그제 주일에는 올해 60세가 된, 47년전 13세, 신림초등학교 6학년때 제자들 둘이 와서 “스승의 은혜” 노래를 불러 줬습니다. 벌써 10년째 매해 방문하는 제자들입니다. 수사님들 잡수라고 추어탕과 게장도 선물했습니다. 이 제자들은 매해 추석때는 쌀 수십 부대를 수도원에 선물합니다. 스승의 은혜 노래는 늘 들어도 감격입니다. 저는 ‘스승’대신 ‘주님’을 넣어서 가끔 불러보곤 합니다.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아서, 우러러 볼수록 높아만 지네.

 참되거라 바르거라 가르쳐 주신, 스승은 마음의 어버이시다.

 아아 고마워라 스승의 사랑, 아아 보답하리 스승의 은혜”

 

스승의 은혜는 주님의 은혜입니다. 저절로 노래를 들으면서 자각하게 되는 감사와 더불어 겸손입니다. 평생 주님으로부터 배워야 하는 겸손과 온유요, 평생 배워도 초보자같다는 생각이듭니다. 또 어제 대구가대 1회 동기생중 들꽃마을을 일구어 가난한 이들을 위해 헌신했던 최영배 비오 신부의 부음을 접했습니다. 대구가대 대학원에 들어갔을 때 대구백화점에 가서 베레모를 사준 동기신부인데 병환으로 향년 69세로 선종한 것입니다. 

 

죽음 또한 겸손의 참 좋은 스승입니다. 사부 성 베네딕도는 늘 죽음을 눈앞에 환히 두고 살라 조언을 주셨습니다. 참으로 죽음을 생각할 때 환상이나 허영, 교만은 걷히고 본질적 깊이의 겸손을 살게 합니다. 흙(humus)에 어원을 둔 인간(homo)이요 겸손(humilitas)입니다. 흙을 닮은 겸손한 사람이 되라는 것입니다. 이래서 생래적으로 흙을 찾는 인간같습니다. 교부들의 가르침에도 겸손에 대한 주옥과 같은 설명이 많았습니다.

 

“겸손은 모든 덕행의 스승이요, 천상선물의 가장 확고한 기초이다.”

“겸손과 하느님께 대한 두려움은 모든 덕을 능가합니다.”

“겸손이 있는 곳에 사랑이 있습니다.”

“겸손은 자신의 영광을 과시하지 않고 하느님의 영광을 찾는 것입니다.”

“겸손은 아주 무서운 죄를 지은 죄인도 구원합니다.”

“우리가 하느님 앞에서 겸손할 때 모든 좋은 것이 주어집니다.”

“겸손한 마음가짐은 황금사슬과도 같습니다.”

“거룩해진 영혼의 장신구는 가난하고 겸손한 마음입니다.”

 

사막의 수도승, 마카리우스 압바에게 패퇴한 악마의 고백입니다.

“나도 네가 하는 모든 것을 한다. 너는 단식하지만 나는 아무것도 먹지 않는다. 너는 철야를 하지만 나는 전혀 잠을 자지 않는다. 오직 한가지 점에서만 네가 나를 능가한다.”

마카리우스 압바가 그것이 무엇이냐고 묻자 악마는 대답합니다.

“너의 겸손이다. 그것 때문에 내가 너에게 맞서 싸울 수 없다.”

어느 사막교부는 겸손한 자만이 온갖 악마의 덫에 걸리지 않는다 했습니다. 테오도라 암마는 금욕수행이나 철야 또는 어떤 노고로도 구원될 수 없고 오직 참된 겸손만으로 구원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참으로 자기를 아는 겸손한 자가 지혜로운 자요, 겸손과 지혜는 함께 갑니다. 모세를 위시한 성경의 위대한 인물들의 특징 또한 겸손입니다. 겸손의 대가, 겸손의 달인인 겸손한 성인들입니다. 영성의 진위를 식별하는 잣대가 겸손입니다. 겸손을 실천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습니다. 자신을 낮추는 이는 높아질 것이니 부단히 겸손을 추구하라 말씀하시는 야고보 사도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교만한 자들을 대적하시고, 겸손한 자들에게 은총을 베푸십니다. 하느님께 복종하고 악마에게 대항하십시오. 악마가 여러분에게서 달아날 것입니다. 하느님께 가까이 가십시오. 하느님께서 여러분에게 가까이 오실 것입니다. 손을 깨끗이 하십시오. 마음을 정결히 하십시오. 주님 앞에서 자신을 낮추십시오. 그러면 그분께서 여러분을 높여주실 것입니다.”

 

악마와의 영적전쟁에서 겸손보다 더 좋은 무기도 없습니다. 말그대로 인자무적(仁者無敵)에 겸자무적(謙者無敵)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철부지 제자들은 예수님의 2차 수난예고에도 그 심각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스승 예수님 부재시 누가 가장 큰 사람이 되는지 의견이 분분합니다. 

 

“너희는 길에서 무슨 일로 논쟁하였느냐?”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신 주님으로부터 참으로 겸손을 배웠다면, 길위에서 이런 누가 가장 큰 사람이냐는 불필요한 논쟁은 없었을 것이며, 겸손히 주님을 따르는 여정에만 충실했을 것입니다. 주님은 열두제자를 불러 겸손한, 참된 종의 모습을 제시합니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려면, 모든 이의 꼴찌가 되고 모든 이의 종이 되어야 한다.”

 

섬김(service)과 종(servant)의 어원은 같습니다. 섬김과 종의 영성으로 드러나는 겸손임을 깨닫습니다. 겸손 역시 훈련입니다. 사랑으로 자기를 비워가는 평생 겸손의 훈련장이 수도공동체입니다. 요한 크리소스토모의 겸손을 추구하라는 말씀도 참 강렬합니다. 

 

“그대가 윗자리와 최고 영예를 사랑한다면 이제는 끝자리에 있는 것들을 찾아 나서십시오. 모든 것 가운데 가장 보잘 것 없는 것, 가장 낮은 것, 가장 작은 것을 추구하고, 그대 자신을 다른 사람들 뒤에 세우십시오.”

 

참으로 겸손한 사람은 가난하고 약한 이들을 주님처럼 환대합니다. 어린이가 상징하는 바 주님의 제자들이자 가난하고 약한 이들이요 이들의 환대를 강조하는 주님입니다.

 

“누구든지 이런 어린이 하나를 내 이름으로 받아들이면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요, 나를 받아들이는 사람은 나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나를 보내신 분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어찌보면 어린이가 상징하는바 인간 일반이라는 생각이듭니다. 하나하나 깊이 들여다보면 한없이 약하고 가련한 인간존재요 그 배경에는 예수님이, 그리고 하느님이 계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주님을 닮은 겸손한 사람은 차별함이 없이 주님을 맞이하듯 모든 사람을 맞이할 것입니다. 주님의 거룩한 미사은총이 날로 우리 모두 겸손과 온유의 예수성심을 닮아가게 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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