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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2.24. 사순 제1주간 토요일                                                                            신명26,16-19 마태5,43-48



평생공부, 평생과제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일-



오늘 복음은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여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구체적 처방의 다섯 대당 명제, ‘1.성내지 마라, 2.남의 아내를 탐내지 마라, 3.아내를 소박하지 마라, 4.맹세하지 마라, 5.보복하지 마라.’에 이어 마지막 여섯째 대당 명제, ‘원수를 사랑하여라.’를 다룹니다. 마지막 여섯번째 ‘원수를 사랑하여라’는 대당명제의 결론은 마지막 구절입니다.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이 구절이 마태복음 5장21절부터 47절까지 여섯 대당 명제의 마지막 결론이 되는 구절입니다. 바로 우리의 평생과제입니다. 율법학자와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여 하늘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하느님의 우리에 대한 기대가 이처럼 큽니다.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아버지께서 거룩하신 것처럼, 아버지께서 자비하신 것처럼 우리도 완전한 사람, 거룩한 사람, 자비로운 사람이 되라는 것입니다. 바로 이것이 우리의 원대한 평생과제요 평생목표입니다. 이런 목표의식을 지니고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아야 무의미하고 허무한 인생이 아닌 아름답고 향기로운 보람있는 삶을 살 수 있습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일은 우리의 평생공부이자 평생과제이며 유일한 길은 사랑뿐입니다. 원수를 사랑하고 박해하는 자들을 위해 기도할 수 있는 사랑뿐입니다. 원수를 왜 사랑해야 하는가? 우리에게 원수지, 원수 역시 하느님께서 사랑하는 자녀들이기 때문입니다. 이래야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습니다. 우리의 하늘 아버지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시는 대자대비大慈大悲, 공평무사公平無私하신 하느님이십니다.


바로 이런 사랑이 아가페agape 사랑입니다. 육체적 성적 사랑을 뜻하는 에로스eros의 사랑, 친구간의 상호 사랑 필리아phila 사랑을 넘어서는 무사한, 일방적인 무한한 연민의 사랑입니다. 


어떻게 이런 사랑을 할 수 있겠습니까? 항구한 노력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여 하느님을 닮아가는 것입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십니다. 대자대비한 사랑, 공평무사한 아가페 사랑입니다. 결코 끼리끼리 주고 받는 유유상종의 패거리 사랑, 차별적 사랑이 아닙니다. 


세례받았다 하여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것 역시 선물이자 평생노력의 과제입니다. 모세가 신명기에서 말하는 것을 오늘 복음이 구체화합니다.


“오늘 주 너희 하느님께서 이 규정과 법규들을 실천하라고 너희에게 명령하신다. 그러므로 너희는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그것들을 명심하여 실천해야 한다.”


여기서는 주로 계명준수의 외적 자세를 말하지만 복음은 우리의 내적자세를 말합니다. 참으로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하느님을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거듭 강조되는 단어가 ‘오늘’입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부터 사랑을 실천하라는 것입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사랑뿐이 길이 없습니다. 완전한 사람, 거룩한 사람, 자비로운 사람이 되는 길은 사랑의 실천뿐입니다. 우리를 미워하는 이들은 뭔가 까닭이 있겠고 그 미움으로 이미 고통을 받고 있는 것입니다. 이들이 아무리 우리를 미워하고 위해危害를 가한다 해도 우리 내적자아inner self는 다치지 못합니다. 


이들을 미워하고 보복하면 서로의 상처만 깊이할뿐 악순환의 반복입니다. 우리를 미워하는 이들을 사랑하고 이들을 위해 기도할 때 서로의 상처는 치유되고 화해하게 됩니다. 악을 무력화無力化시키고 무장해제武裝解除시킬 수 있는 유일한 길도 사랑뿐입니다. 모르기에, 무지하기에 미워하고 싫어하고 분노하고 거부하는 것이지 알면 알수록 사랑할 수뿐이 없을 것입니다. 모두가 이런저런 내적상처와 아픔을 겪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지의 어둠을 밝히는 사랑의 빛입니다. 참으로 마음을 다하고 힘을 다해 하느님을 사랑할 때 우리 역시 하느님을 닮아 점차 대자대비하신, 공평무사하신 하느님을 닮아갈 것입니다. 부단히 편협하고 이기적인 나를 넘어서는 자아초월의 사랑입니다. 어제 주간지에서 읽은 어느 부부상담 전문가와의 인터뷰 한 대목에 공감했습니다.


-결혼은 새장과 같다고 한다. 새장 밖의 새들은 안으로 들어가려 하고, 새장 안의 새들을 밖으로 나갸려 한다. 결혼에 임하는 자세는 어떠해야 하는가?-


“좋은 관계를 만들려면 나를 넘어서야 한다. 나를 넘어서지 않는 관계는 불가능하다. ‘이해한다’, ‘공감한다’라는 말의 뜻은 나를 넘어선다는 거다. 나를 비워야 한다. 자기중심적이 되면 상대방 얘기가 들리지 않고 내가 원하는 것만 말하게 된다. 보아도 보지 못하고 들어도 듣지 못하는 사람이 된다.”


부단히 나를 넘어서게 하는 것이 하느님 사랑입니다. 내 중심에서 하느님 중심으로 넘어설 때 참으로 서로를 자유롭게 하는 사랑, 치유하는 사랑, 생명을 주는 사랑이 가능합니다. 바로 우리가 마음을 다하고 힘을 다해 하느님 사랑하는 마음으로 행하는 모든 수행이, 특히 미사와 시편성무일도의 공동전례기도 수행이 하느님 중심의 삶으로 변모시켜 주면서 사랑의 하느님을 닮게 합니다.


미사시 영성체 예식중 주님의 기도를 바치기전  “하느님의 자녀되어, 구세주의 분부대로 삼가아뢰오니” 라는 권고 말씀이 참 좋습니다. 하느님의 자녀되어 하느님의 자녀답게 하느님 중심의 사랑의 삶을 살게 해주는 주님의 기도의 은총입니다. 하느님의 자녀답게 사는 것은 바로 우리의 긍지요 자랑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하느님을 닮아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도록 해 주십니다. 끝으로 하늘과 산이라는 자작시를 나눕니다. 하늘은 하느님을, 산은 하느님을 배경한 우리로 바꿔읽어도 무방합니다.


-하늘이 있어/산이 좋고

 산이 있어/하늘이 좋다

 하늘은/산에 신비를/더하고

 산은/하늘에 깊이를/더한다

 이런 사이가 되고 싶다/이런 사랑을 하고 싶다


하느님을 배경한, 하느님과 둘이자 하나인, 하느님과 우리와의 상호보완관계를 보여주는 시입니다. 이런 자각이 더욱 우리를 하느님의 자녀답게 살게 할 것입니다. 


“행복하여라, 온전한 길을 걷는 이들,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 사는 이들!”(시편119.1).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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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젤로 2018.02.24 08:43
    내 중심에서 하느님 중심으로 넘어설 때 참으로 서로를 자유롭게 하는 사랑, 치유하는 사랑, 생명을 주는 사랑이 가능합니다. 바로 우리가 마음을 다하고 힘을 다해 하느님 사랑하는 마음으로 행하는 모든 수행이, 특히 미사와 시편성무일도의 공동전례기도 수행이 하느님 중심의 삶으로 변모시켜 주면서 사랑의 하느님을 닮게 합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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