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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3.4.사순 제1주간 토요일                                                              신명26,16-19 마태5,43-48

 

 

평생과제

-성인이 되십시오-

 

 

“행복하여라,

 온전한 길을 걷는 이들,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 사는 이들!”(시편119,1)

 

어제 마태복음 5장은 산상설교중 첫째 대당명제에 해당됐다면 오늘은 마지막 여섯째 대당명제로 소주제 역시 “원수를 사랑하여라.” 아주 선명합니다. 산상설교의 결론이자 절정부분처럼 생각되는 마지막 다음 구절입니다. 예수님 말씀안에 하느님의 소망이 그대로 담겨 있습니다.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

 

말그대로 우리 믿는 이들에게 주어진 평생과제입니다. 하느님의 기대 수준은 이렇듯 높습니다. 그만큼 당신 자녀들인 우리에 대한 당신의 믿음, 희망, 사랑을 반영합니다. 우리만 하느님을 믿고, 희망하고,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 또한 우리를 믿고, 희망하고, 사랑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하느님 기대에 부응하여 하느님의 자녀답게, 성인답게 살아가는 것이 우리의 평생과제임을 깨닫습니다. 일부 영적 엘리트에게 주어진 것이 아니라, 세례 받아 하느님의 자녀가 된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과제입니다. 하여 저는 지체없이 강론 제목을 “평생과제-성인이 되십시오.”로 정했습니다.

 

비상한 성인이 아니라, 평범한 참으로 주님을 닮은 고유한 참나의 성인입니다. 말그대로 평생과정이요 평생과제입니다. 세상 그 누구보다 성인이 되기에 좋은 환경을 구비한 자들이 우리 수도자들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성인이 되려는 경쟁에는 제한이 없기 때문입니다. 사실 수도원에 들어온 목적도 여기 있을 것입니다.

 

“수도자는 무엇을 ‘하기 위해’(to do) 수도원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사람이 ‘되기 위해’(to be)서다” 라는 말마디가 이를 입증합니다. 참으로 하느님의 사람이, 하느님의 자녀가, 성인이 되는 것은 평생과정임을 깨닫습니다.제가 요즘 뒤늦게 탐구하는 어른들이 있습니다. 옛 한국의 사표가 될 위인들이요 선비들입니다. 천주교식으로 말해 성인이라 불러도 전혀 손색이 없는 분들입니다. 공통적인 점은 참으로 치열히 참사람 성인이 되기 위해 평생 분투 노력했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500년 이상된 왕조는 한국밖에 없다고 합니다. 중국도 200년이상 된 왕조가 없다 하는데 한국은 삼국이나 고려나 조선이, 다 500년이상입니다. 바로 정신적 중심 가치인 선비문화가 건재했기에 가능했다는 것입니다. 이에 관계된 책을 주문해도 한참만에 받아보기에 까닭을 수도형제가 알려 줬습니다.

 

“요즘 사람들이 주로 보는 책은 자기계발이나 인간관계, 사업상에 관한 대부분 실용적인 것이라, 수사님 주문한 인물 평전에 대한 책을 보는 사람이 거의 없을 것입니다. 재고를 찾아 보내다 보니 늦어진 것 같습니다.”

 

지금부터 대략 50년전, 1970년대 제가 초등학교 교사시절, “훌륭한 사람이 되라”고 열변을 토하면 당시 아이들은 통했는데 아마 지금 아이들이나 젊은 부모들은 공감하지도 탐탁해 하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당시 아이들이나 부모들은 참 정신적으로도 건강했고 순수했고 소박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자는 물론 믿는 우리들에게는 평생과제는 단 하나 주님을 닮은 참사람의 성인이 되는 것입니다. 사람으로 태어난 보람이나 참행복도 이런 참나의 성인이 되는데 있을 것입니다. 인생 허무나 무지에 대한 유일한 해법도 성인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면담성사시 성인이, 성녀가 되라고 많이 강조합니다.

 

언젠가 그날이 아니라 오늘부터 다시 새롭게 노력하는 성인이 되기 위한 공부요 실천입니다. 매일 성인이 되려는 선택과 더불어 치열한 영적 훈련을 요구합니다.오늘 제1독서 신명기는 모세가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 전합니다. 강조되는 말마디 “오늘”이 무려 3회 나옵니다.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 주 우리 하느님께서는 우리가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여 주님의 규정과 법규들을 실천하라 명령하십니다. 바로 그 구체적 처방을 오늘 예수님께서 주십니다.

 

베네딕도 성인 역시 우리 수도자들이 성인이 되기를 바라시며 말씀하십니다. “성인이 되기 전에 성인으로 불리우기를 바라지 말고, 참으로 성인으로 불리어지도록 먼저 성인이 되라.” 이래서 끊임없이 보고 배워 성인이 되라 우리 천주교회는 무수한 성인들이란 살아 있는 보물을 지니고 있고, 신자마다 성인의 세례명을 지니고 있습니다.

 

완전한 성인은 완벽한 성인이 아니라 온전한 전인적 성인을 뜻합니다. 저절로가 아닌 은총과 더불어 분투의 치열한 노력과 훈련을 필요로하는 사랑입니다. 둥글둥글 둥근 마음, 둥근 사랑, 둥근 삶을 뜻하는 온전한 사랑, 원만圓滿한 사랑, 원숙圓熟한 사랑, 집착이 없는 사랑, 자유롭게 하는 사랑, 생명과 빛을 주는 사랑, 차별이 없는 공평무사한, 대자대비하신 주님을 닮은 아가페 사랑입니다. 바로 다음처럼 묘사되는 하느님입니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가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주신다.”

 

싫어하는 사람이나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좋아하라는 것이 아니라 사랑하라는 것입니다. 인간에 대한 기본적 존중과 배려의 아가페 사랑, 참으로 성숙한 온전한 사랑입니다. 이래야 원수도 사랑할 수 있고 박해자를 위해 기도할 수 있고 비로소 하늘에 계신 아버지의 자녀가 될 수 있다 하십니다. 

 

유유상종, 끼리끼리의 사랑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이니 모두를 차별없이 사랑하고 환대하라니 참으로 어려운 숙제이나 주님은 우리에게 치열히, 가열차게 분발하여 노력할 수 있는 열정과 사랑을 주십니다. 이런 아가페 사랑 역시 자발적 선택이요 훈련이요 습관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주님과 일치를 이루는 이 거룩한 매일 미사은총이 성인이 되는 평생훈련, 평생과제에 결정적 도움을 주십니다. 

 

“지금이 바로 은혜로운 때요,

 오늘이 바로 구원의 날이네.”(2코린6,2).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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