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4.28.부활 제3주간 금요일                                                                 사도9,1-20 요한6,52-59

 

 

회심의 은총, 회심의 여정, 일치의 여정

-회심과 성체성사-

 

 

“주님을 찬양하여라, 모든 민족들아.

 주님을 찬미하여라, 모든 겨레들아.”(시편117,1)

 

사울의 극적인 회심장면은 늘 읽어도 새롭고 감동적입니다. 사울의 회심에 이르기까지 끝까지 기다려온 주님의 인내가 놀랍습니다. 사울이 회심에 이른 결정적 장면중 주님과 사울과의 대화입니다. 때가 되자 주님은 결정적 순간 번쩍이는 빛과 더불어 다마스쿠스 도상의 사울에 나타납니다.

 

-“사울아, 사울아, 왜 나를 박해하느냐?”

“주님, 주님은 누구십니까?”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다. 이제 일어나 성안으로 들어가거라. 네가 해야 할 일을 누가 일러 줄 것이다.”-

 

박해받는 제자들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주님이십니다.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은 시공을 초월하여 언제나 당신 제자들과 함께 하심을 깨닫습니다. 이어지는 주님이 예비하신 하나니아스가 주님의 말씀을 듣습니다.

 

“가거라. 그는 다른 민족들과 임금들과 이스라엘 자손들에게 내 이름을 알리도록 내가 선택한 그릇이다. 나는 그가 내 이름을 위하여 얼마나 많은 고난을 받아야 하는지 그에게 보여 주겠다.”

 

주님의 생각은 이처럼 깊고 그 시야도 한없이 넓고 깊음을 깨닫습니다. 마침내 사울이 하나니아스를 만나 안수를 받고 자초지종 사연을 듣자 그의 눈에서 비늘 같은 것이 떨어지면서 다시 보게 되었고, 즉시 일어나 세례를 받습니다. 이어 복음 선포의 일꾼으로 돌변하여 예수님은 하느님의 아드님이시라고 선포합니다.

 

회심의 은총, 회심의 여정임을 깨닫습니다. 무지에 대한 답도 끊임없는 회심뿐임을 깨닫습니다. 이런 “회심의 습관화”를 이뤄주는 평생, 하루하루 날마다 “회심의 시스템”과도 같은 일과표에 따라 끊임없이 바치는 찬미와 감사의 시편 성무일도와 미사 공동 전례 은총이 참으로 고맙습니다. 새삼 회심 역시 의식적 선택의 은총이자 훈련이요 습관임을 깨닫습니다.

 

회심과 함께 가는 개안의 여정이요 날로 눈이 열려 밝아지는 영적 시야입니다. 사울과 같은 극적인 회심만 아니라 평범한 일상적인 회심도 있고 이런 회심이 대부분입니다. 회심의 여정과 더불어 날로 깊어지는 주님과의 일치입니다.

 

회심의 여정에 성체성사의 영향은 결정적입니다. 회심과 더불어 주님과의 일치가 깊어지면서 우리는 더욱 주님의 성체성사를 갈망하고 찾게 됩니다. 성체성사의 은총이 더욱 끊임없는 회심의 여정을 살게 합니다. 무지한 사람들에게 정말 필요한 회심의 은총입니다. 

 

눈이 열려야, 깨달음의 은총이 있을 때, 비로소 성체성사의 깊이를 깨닫습니다. 무지한 유다인들에 대한 주님의 성체성사에 대한 가르침이 시공을 초월하여 오늘의 우리에게도 참 좋은 가르침이자 깨우침이 됩니다. 전문을 그대로 인용합니다.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을 먹지 않고 그의 피를 마시지 않으면, 너희는 생명을 얻지 못한다.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고, 나도 마지막 날에 그를 다시 살릴 것이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

 

살아있다고 다 살아있는 것이 아니라 참으로 성체성사를 통해 주님과의 전인적인 일치가 날로 깊어가면서 주님을 닮아갈 때 비로소 충만한 삶, 영원한 삶이요 참으로 살아있다 할 수 있겠습니다. 이런 참 삶의 여정에 회심과 성체성사의 은총의 역할은 얼마나 결정적인지요!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 머무르고, 나도 그 사람 안에 머무른다.”

 

성체성사를 통한 주님과의 이런 상호내주(相互內住) 일치의 은총이 전인적 변화와 더불어 주님을 닮은 참나의 영원한 삶을 살게 합니다. 무지의 어둠에서 벗어나 빛의 자녀로서 자유롭고 행복한, 아름다운 삶을, 복음 선포의 삶을 살게 합니다. 이어지는 주님의 결론 같은 말씀입니다.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로 말미암아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믿는 사람도 나로 말미암아 살 것이다. 이것이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너희 조상들이 먹고도 죽은 것과는 달리,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끊임없는 회심과 더불어 날로 믿음을 북돋아 주는 성체성사의 은총입니다. 내힘으로 사는 것이 아니라, 성체성사의 힘으로, 주님의 힘으로, 믿음의 힘으로 살아가는 우리 믿는 이들입니다. 주님의 참 좋은 선물인 이 거룩한 성체성사의 은총이 우리 모두 무지와 허무의 어둠에서 벗어나 자유롭고 행복한, 아름답고 영원한 복음 선포의 참 삶을 살게 합니다.

 

“우리 위한 주님 사랑 굳건하여라.

 우리 위한 주님의 진실하심 영원하여라.”(시편117,2ㄱㄴ).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442 천사적 삶 -찬미讚美와 선행善行의 삶-2016.9.29. 목요일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 대천사 축일 프란치스코 2016.09.29 107197
3441 사랑의 공동체-사랑밖엔 길이 없었네-2015.1.8. 주님 공현 후 목요일(뉴튼수도원 59일째) 프란치스코 2015.01.08 2963
3440 왕중의 왕이신 그리스도 -섬김의 왕, 진리의 왕, 평화의 왕-2015.11.22. 주일 그리스도왕 대축일(성서주간) 프란치스코 2015.11.22 2633
3439 "너는 나를 사랑하느냐?” -사랑하라, 찬미하라, 기뻐하라-2016.4.10. 부활 제3주일 프란치스코 2016.04.10 2495
3438 주님과 일치의 여정중인 우리들 -그리스도 중심의 삶- 2022.9.5.연중 제23주간 월요일 ​​​​​​​ 프란치스코 2022.09.05 2114
3437 천상의 것을 추구하십시오.-부활의 기쁨-2016.3.27. 예수 부활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6.03.27 2012
3436 참 행복한 삶 -기다리라, 기뻐하라, 사랑하라-2019.12.15. 대림 제3주일(자선주일, 장미주일) 1 프란치스코 2019.12.15 1394
3435 하늘 나라의 삶 -사랑의 관상, 사랑의 활동-2023.7.31.월요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1491-1566)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7.31 1240
3434 환대(歡待)의 성모 마리아-환대 예찬-2015.2.7. 토요일(성모영보수녀원 피정 3일째) 1 프란치스코 2015.02.07 889
3433 새 예루살렘 -늘 깨어 기도하여라-2020.11.28.연중 제34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0.11.28 864
3432 천국에서 천국으로 -한결같은 삶-2015.2.6. 금요일(말씀의 성모 영보 수녀원 피정 2일째) 1 프란치스코 2015.02.06 864
3431 내 삶의 여정旅程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2016.1.3. 주일 주님 공현 대축일 프란치스코 2016.01.03 844
3430 보물찾기 인생 여정 -참보물이자 참지혜이신 그리스도 예수님- 2023.7.30.연중 제17주일 프란치스코 2023.07.30 794
3429 그리스도 예수님 중심의 공동체 -환대와 섬김의 사랑-2023.7.29.토요일 주님의 손님 성녀 마르타와 성녀 마리아와 성 라자로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7.29 786
3428 연민과 겸손 -참여형과 은둔형-2015.1.15. 연중 제1주간 목요일(뉴튼수도원 66일째) 히브3,7-14 마르1,40-45 1 프란치스코 2015.01.15 764
3427 아나빔(anawim)의 영성-성서의 가난한 사람들-2015.12.15. 대림 제3주간 화요일 프란치스코 2015.12.15 759
3426 떠남의 여정- 2015.2.5. 목요일 성녀 아가타 동정 순교자 기념일 3 프란치스코 2015.02.04 748
3425 어린이처럼-2015.10.1. 목요일 아기 예수의 성녀 데레사 동정 학자(1873-1897) 축일 프란치스코 2015.10.01 739
3424 예수님의 공동체-오래된 미래-2015.1.22.연중 제2주간 목요일(뉴튼수도원 73일째) 프란치스코 2015.01.22 705
3423 착한 목자 -예수닮기, 예수살기-2015.4.26. 부활 제4주일(성소주일, 이민의 날) -인보성체수도회 피정지도 6일째)- 프란치스코 2015.04.26 674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73 Next
/ 173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