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15.10.24. 연중 제29주간 토요일                                                                                        로마8,1-11 루카13,1-9


                                                                                 성령을 따르는 삶

                                                                                     -회개의 삶-


우리 삶은 회개의 여정이요 눈만 열리면 모두가 회개의 표징들입니다. 한 번으로 끝나는 부르심이 아니듯 한 번으로 끝나는 회개가 아니라 평생과정의 회개입니다. 요즘 계속되는 강론 주제는 회개입니다. 


우리가 불우한 일을 당했을 때 본능적으로 떠오르는 것은 죄책감일 것입니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가? 우리의 죄때문이 아니겠는가? 하는 의문입니다. 


오늘 복음의 사람들 역시 빌라도가 갈릴래아 사람들을 죽여 그들이 바치려던 제물을 피로 물들게 한 비극을 접했을 때, 또 실로암에 있던 탑이 무너지면서 열여덟 사람이 깔려 죽었을 때, 우선 생각한 것이 이들의 죄였음이 분명합니다. 바로 인과응보의 생각입니다. 하느님은 결코 인과응보의 틀에, 상선벌악의 틀에 넣으실 수 있는 분이 아니십니다. 이에 대한 주님의 반응이 아주 단호합니다.


“아니다,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모두 그처럼 멸망할 것이다.”


죄의 원인을 찾을 것이 아니라 회개의 표징으로 삼아 즉각 회개할 것을 촉구하는 주님이십니다. 우리가 지금 이렇게 살아있는 것은 죄가 없어서가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이니 회개를 지체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자각이 우리를 겸손하게 하고 끊임없는 회개의 삶을 살게 합니다. 


살아있을 때 회개이지 죽으면 회개도 못합니다. 살아있을 때 하느님 찬미이지 죽으면 찬미도 못합니다. 우리의 날이 연장되는 것은 회개하라, 찬미하라 주시는 주님의 은총입니다. 


바로 이어지는 무화과 나무의 비유가 이를 입증합니다. 열매들 없는 무화과 나무에 실망하여 베어버리려는 주인을 극구 만류하는 포도 재배인이 흡사 아버지께 심판을 유예해 달라 청하는 예수님을 닮았습니다. 


“주인님, 이 나무를 올해만 그냥 두시지요. 그동안에 제가 그 둘레를 파서 거름을 주겠습니다. 그러면 내년에는 열매를 맺겠지요. 그러지 않으면 잘라 버리십시오,”


참으로 절박한 상황입니다. 그대로 우리의 처지를 상징합니다. 회개하라 주어진 남은 여생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의 은총에 우리가 회개로 응답할 때 따라오는 믿음, 희망, 사랑, 평화, 기쁨 등 풍요로운 삶의 열매들입니다.


우리가 앞으로 얼마동안 살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분명한 것은 낭비할 시간이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오늘 지금 여기가 회개의 출발점입니다. 하여 ‘회개의 시스템’ 같은 매일의 일과표에 따라 하루 일곱 번 성전에서 시간경을 바치며 ‘회개의 생활화’로 깨어 있는 삶을 추구하는 우리 수도자들입니다.


오늘 로마서는 회개의 구체적 삶에 대한 언급입니다. 루가는 물론 바오로에게도 회개는 단지 죄로 부터의 전환만이 아니라, 믿음으로 예수님께 향하는 것입니다. 예수님 안에 머물러 성령에 따라 사는 회개의 삶입니다.


“이제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 있는 이들은 단죄를 받는 일이 없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생명을 주는 성령의 법이 죄와 죽음에서 해방시켜 주었기 때문입니다. 무릇 육을 따르는 자들은 육에 속한 것을 생각하고, 성령을 따르는 이들은 성령에 속한 것을 생각합니다. 육의 관심사는 죽음이고, 성령의 관심사는 생명과 평화입니다.”


육에 따른 '죽음의 삶'에서 성령에 따른 '생명과 평화의 삶'으로의 전환이 바로 회개입니다. 하느님이 보시는 것은 과거도 미래도 아닌 오직 현재 회개한 우리들입니다. 우리가 지금 그분과 함께 있는 한 걱정할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회개한 우리 모두가 성령충만한 삶을 살게 하십니다.


“누가 주님의 산에 오를 수 있으랴? 누가 그 거룩한 곳에 설 수 있으랴? 손이 깨끗하고 마음이 결백한 이, 헛된 것에 정신을 팔지 않는 이라네.”(시편24,3-4ㄱㄴ).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58 하느님 중심의 교회 공동체 -전례; 우정의 여정-2023.8.18.연중 제19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23.08.18 264
3157 탈출(Exodus)의 여정 -날마다 새로운 출발-​​​​​​​"산처럼, 물처럼-"2023.8.17.연중 제19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3.08.17 268
3156 올바로 ‘보는 눈(觀)’ -하느님 중심의 올바른 공동체관(共同體觀)-2023.8.16.연중 제19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08.16 277
3155 “기뻐하고 즐거워하여라” -우리 모두 승천하신 마리아 성모님과 함께-2023.8.15.성모 승천 대축일 프란치스코 2023.08.15 288
3154 분별력의 지혜 -사랑이 답이다-2023.8.14.월 성 막시밀리아노 마리아 콜베 사제 순교자(1894-194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8.14 293
3153 “우리 모두 ‘믿음의 뿌리’를 튼튼히 합시다.” -기도하라, 사랑하라, 함께하라-2023.8.13.연중 제19주일 프란치스코 2023.08.13 299
3152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삶 -믿음의 답이다-2023.8.12.연중 제18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08.12 314
3151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예수님을 따라 “해맞이꽃 사랑”으로-2023.8.11.금요일 성녀 클라라 동정(1194-1253)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8.11 313
3150 영원한 삶 -주님을 섬기고 나누며 따르는 삶-2023.8.10.목요일 성 라우렌시오 부제 순교자(225-258) 축일 프란치스코 2023.08.10 321
3149 주님의 전사, 믿음의 전사 “영적승리의 삶” -끊임없는, 한결같은 기도와 회개, 믿음의 훈련-2023.8.9.연중18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08.09 330
3148 하느님 중심의 삶 -기도와 회개, 믿음과 겸손, 자비와 지혜- “선택, 훈련, 습관”2023.8.8.화요일 성 도미니코 사제(1170-1221)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8.08 337
3147 섬김과 나눔의 위대한 지도자들을 본받읍시다 -모세, 예수, 프란치스코 교황- 2023.8.7.연중 제18주간 월요일 ​​​​​​​ 프란치스코 2023.08.07 337
3146 변모의 여정 -갈망, 만남, 이탈, 경청, 추종-2023.8.6. 주님의 거룩한 변모 축일 프란치스코 2023.08.06 337
3145 희년(禧年)의 영성 -인간의 해방, 경제적 해방, 생태적 해방-2023.8.5.연중 제17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08.05 327
3144 믿음의 여정 -전례와 믿음; 믿음의 은총, 믿음의 공부와 훈련-2023.8.4.금요일 성 요한 마리 비안네 사제(1786-1859)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8.04 344
3143 귀향(歸鄕)의 여정 -늘 새로운 시작2023.8.3.연중 제17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3.08.03 312
3142 참선물, 참보물 -“찾으라, 발견하라, 반기라”-2023.8.2.연중 제17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3.08.02 321
3141 영적전쟁 -주님의 전사, 영적승리의 삶-2023.8.1.화요일 성 알포소 마리아 데 리구오리 주교 학자(1696-1787)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8.01 320
3140 하늘 나라의 삶 -사랑의 관상, 사랑의 활동-2023.7.31.월요일 성 이냐시오 데 로욜라 사제(1491-1566)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3.07.31 1238
3139 보물찾기 인생 여정 -참보물이자 참지혜이신 그리스도 예수님- 2023.7.30.연중 제17주일 프란치스코 2023.07.30 794
Board Pagination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