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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10.대림 제2주간 목요일                                                                      이사41,13-20 마태11,11-15

 

 

 

지상 천국天國의 삶

-“두려워하지 마라”-

 

 

 

어떻게 살아야 하나? 저절로 자주 묻게 되는 질문입니다. 참 어둡고 혼란한 시절입니다. 이렇게 코로나로 미사때 노래도 못하고 마스크를 하고 강론을 하는 이런 일은 사상 초유의 일로 예전에는 상상치도 못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블루, 우울증등 무력감을 호소합니다. 자영업자들이 겪는 고통 역시 상상을 초월합니다.

 

어제도 여러분으로부터 전화도 가톡 메시지도 받고 미사신청도 받았습니다. 흡사 곳곳에서 긴급 구조를 청하는, 죽게 되었으니 살려 달라는 ‘에스오 에스SOS’ 신호같다는 느낌이 들면서 정신이 번쩍 들었습니다. 에스오 에스(SOS)를 찾아 봤습니다.

 

SOS는 구조를 위한 대표적 모스 부호로, "우리의 영혼을 구하소서Save Our Souls," "우리의 배를 구하소서Save Our Ship"라는 영어 각 대문자를 딴 것입니다. 그대로 죽게 되었으니 살려 달라는 구조 요청입니다. 흡사 세상 바다에서 인생 항해중 세상 파도의 격랑에 조난 당한 이들이 곳곳에서 보내는 구조 요청 같습니다. 44년전 20대 후반 초등학교 교사 시절 제자로부터도 뜻밖에 반가운 소식을 받았습니다.

 

“저예요. 윤숙이. 평안하신지요. 겨울 잘 이겨내는 새싹들처럼 슬기롭게 보내고 날이 따뜻해 지면 찾아 뵐께요. 건강하셔야 해요.”

 

참으로 피해 갈 곳 어디도 없어 보이는 작금의 엄중하고 위중한 상황입니다. 매4주간 수요일 저녁 성무일도 시편이 떠올랐습니다. 참 공감이 가는 시편 내용 일부 인용합니다.

 

“주여, 당신은 나를 샅샅이 보고 계시나이다. 

앉거나 서거나 매양 나를 아옵시고, 멀리서도 내 생각을 꿰뜷어 아시나이다. 

당신의 얼을 떠나 어디로 가오리까. 당신 얼굴 피해 갈 곳 어디오리까.

하늘로 올라가도 거기 주는 계시옵고, 지옥으로 내려가도 거기 또한 계시나이다.“

 

시간 되시면 시편 139장 24절 까지 깊이 묵상하시기 바랍니다. 정말 깊고 은혜로운 하느님 묵상 체험이 될 것입니다. 하느님을 도망쳐 떠나 숨을 곳은 세상 그 어디도 없음을 깨닫습니다. 언제 어디나 계신 하느님이니 하느님을 찾아 나설 필요도 없습니다.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느님을 만나지 못하면 어디서도 못만납니다. 

 

중세기의 신비가 마이스터 엑카르트는 말합니다. 하느님을 집에 놔두고 외출하여 하느님을 찾는 어리석은 사람이라고 말입니다. 하느님을 떠나 어디도 숨을 곳 없다는 말은 역설적으로 하느님만이 우리의 유일한 안식처, 피난처, 정주처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궁극의 갈 곳은 지금 여기 성전뿐이요, 궁극의 만날 분은 성전에 계신 주님뿐임을 깨닫습니다. 주님만이 영원한 참 쉼터요 샘터요 배움터임을 깨닫습니다. 그러다 보니 휴가 안간 지가 수십년이 되었습니다. 하여 많은 이들이 끊임없이 주님을 만나려 주님의 집 수도원을 찾습니다. 지난 11월에 써놓은 ‘오늘 지금 여기’란 고백시도 생각이 납니다.

 

-“가고 싶으나/갈곳이 없네

보고 싶으나/볼분이 없네

가고 싶은 곳/오늘 지금 여기 '주님의 집' 성전

보고 싶은 분/오늘 지금 여기 계신 '주님'뿐이네”-

 

참으로 주님만이 우리의 유일한 피신처요 안식처요 정주처임을 고백하는 내용을 우리는 성서에서 무수히 만납니다. 시편 90장 서두 내용이 우리에게 참 깊은 평화를 줍니다.

 

“주님, 당신께서는 대대로 저희에게 안식처가 되셨습니다.

산들이 생기기전에 땅이며 누리가 나기도 전에 

영원에서 영원까지 당신은 하느님이십니다.”

 

이런 하느님께서 우리의 안식처가 되시러 오셨으니 바로 대림시기 고대하는 예수님이십니다. 어제 복음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고생하며 무거운 짐을 진 너희는 모두 나에게 오너라. 내가 너희에게 안식을 주겠다.”

 

궁극의 안식처인 예수님을 찾으라는 말씀입니다. 예수 성심만이 우리의 궁극의 안식처요 더불어 참 좋은 안식을 선물로 받습니다. 예수님 안식처를 찾아 미사에 참석한 우리들입니다. 미사를 통해 늘 확인하는 참 귀한 진리는 우리의 궁극의 안식처는 주님뿐이라는 자각입니다. 오늘 복음 전반부 말씀도 참 은혜롭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여자에게서 태어난 이들 가운데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큰 인물은 나오지 않았다. 그러나 하늘 나라에서는 가장 작은 이라도 그보다 더 크다. 세례자 요한 때부터 지금까지 하늘 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다. 폭력을 쓰는 자들이 하늘 나라를 뻬앗으려 한다.”

 

바로 오늘 지금 여기서, 지상 천국의 하늘 나라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주는 말씀입니다. 하늘 나라는 예수님과 함께 이미 시작되었습니다. 이미 하늘 나라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세례자 요한보다 더 크다는 것입니다. 세례자 요한은 결코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 예수님의 제자가 아니었기에 파스카 예수님과 함께 지상 천국을 살지 못했습니다. 바로 초대 교회 신자들의 자부심을 보여 줍니다.

 

그러니 바로 주님과 함께 있는 오늘 지금 여기가 하늘 나라의 안식처입니다. 그러나 예나 이제나 박해나 시련, 유혹을 통해 우리가 살고 있는 지상 천국의 하늘 나라는 폭행을 당하고 있으며 폭력을 쓰는 자는 하늘 나라를 빼앗으려 합니다. 그러니 끊임없이 깨어 기도하는 주님의 전사가 되어 임재하신 주님과 함께 하늘 나라를 수호하는 일이 참으로 중요합니다. 고정적 현실의 하늘 나라가 아니라 끊임없는 도전과 변화가 함께하는 역동적이요 내적인 하늘 나라의 현실임을 깨닫습니다.

 

임재臨在하면 떠오르는 일화가 있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신 외방전교회 프랑스 출신 문세화 신부님입니다. 신학교 시절 강의중 ‘임재臨在’란 한자 뜻이 너무 좋다고 감탄하셨고 저 또한 공감했던 추억이 35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합니다. 임재臨在는 주님께서 임하셔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뜻입니다.

 

우리 가운데 임재하신 주님께서 안식과 평화를 선물하시니 두려워하거나 무서워하거나 걱정할 것 없다는 것입니다. 주님께서 늘 하시는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희와 함께 있다”란 말씀입니다. 수도원 십자로에 예수님 부활상 아래 바위판에 새겨진 “나다. 두려워하지 마라”는 말씀도 기억하실 것입니다. 오늘 제1독서 이사야 예언자도 ‘두려워하지 마라’ 우리 모두를 격려 하시고 축복을 약속하시며 대림시기 그대로 실현될 것입니다.

 

“나 주님이 너의 하느님, 내가 네 오른손을 붙들어 주고 있다. 나 너에게 말한다. ‘두려워하지 마라. 내가 너를 도와 준다. 두려워하지 마라. 벌레같은 야곱아, 구더기 같은 이스라엘아! 내가 너를 도와 주리라. 주님의 말씀이다. 이스라엘의 거룩한 분이 너의 구원자이다.”

 

이런 구원자 주 예수님과 함께 할 때 두려움의 어둠은 사라지고 생명의 빛 충만한 하늘 나라의 안식처가 실현됩니다. 이어지는 우리 모두를 향한 주님의 축복 말씀입니다.

 

“너는 주님 안에서 기뻐 뛰놀고, 이스라엘의 거룩한 분 안에서 자랑스러워하리라. 나는 벌거숭이산들 위에 강물이, 골짜기들 가운데에 샘물이 솟아나게 하리라. 광야를 못으로, 메마른 땅을 수원지로 만들리라.”

 

바로 대림시기 오늘 지금 여기 주님께서 임재臨在하셔서 함께 할 때 펼쳐지는 풍요로운 내적 변화를 상징하는 예언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지상 천국의 당신 안에서 안식의 삶을 살게 하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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