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6.5. 월요일 성 보니파시오 주교(675-754)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토빗1,3;2,1ㄴ-8 마르12,1-12



누가 하느님의 사람인가?



누가 하느님의 사람입니까? 좌절하지 않는, 절망하지 않는 사람입니다. 하느님 사전에 없는 낱말이 절망입니다. 넘어지는 것이 죄가 아니라, 일어나지 않는 것이 죄입니다. 자포자기, 절망으로 일어나지 않는 것이 진짜 죄입니다. 넘어지면 곧장 일어나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사람이 하느님의 사람입니다.


우리는 오늘 이런 하느님의 사람의 모범을 봅니다. 복음의 예수님, 1독서 토빗기의 주인공 토빗, 그리고 오늘 기념하는 성 보니파시오 순교자입니다. 저는 성인들 미사를 드릴 때 마다 늘 제 나이와 성인들의 산햇수를 비교해 보며 자신의 삶을 묵상하곤 합니다. 얼마나 오래 살았는가가 아닌 어떻게 살았는가의 관점에서 성인들을 살펴봅니다. 


오늘 기념하는 영국의 베네딕도회 수도승 출신인, ‘독일의 사도’로 불리는 성 보니파시오는 거의 80세 고령까지 유럽대륙에서 백절불굴의 선교사로 살다가 오늘의 네델란드 땅에서 755년 6월 5일, 성령강림 대축일에 52명 동료들과 함께 순교하셨습니다. 


초지일관, 시종여일 순교적 삶에 항구했던 열정의 사도, 하느님의 사람 보니파시오 주교의 삶은 말그대로 불가사의의 감동적 삶입니다. 지금부터 꼭 1262년 전 이날에 순교하신 성인이지만 시공을 초월하여 영원한 감동에 삶의 좌표를 제시해 줍니다. 성인은 하느님의 사람이자 그리스도의 사람이었습니다. 이교도들에 선교하면서 하신 권고 말씀입니다.


“그리스도가 네 집안의 중심에 되게하라. 그리스도가 너의 항구한 빛이 되게 하라. 그리스도가 너의 위로와 안내자가 되게 하라.”


말씀대로 평생을 그리스도 중심으로 사시다가 순교의 월계관을 쓰신 성인입니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구약의 토빗기의 주인공 토빗의 삶도 감동적입니다. 토빗기는 유다 문학의 보물과 같은 책으로 대중적 설화에 기반한 기원전 587년에 유다 왕국의 멸망으로 시작된 유배시대, 흩어져 사는 유다인들을 위한 가르치기 위해 쓰여진 책입니다. 


역시 시공을 초월하여 감동적이고 아주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있는 책입니다. 토빗은 그리스어 이고 원래의 히브리어 ‘토비’는 ‘나의 선my good’이고 그의 아들 ‘토비아’는 ‘주님은 나의 선Yahweh is my good’입니다. 이미 이름 안에 토빗 부자가 얼마나 좋은 사람인지 암시되고 있습니다. 오늘 서두에 토빗의 “나 토빗은 평생토록 진리와 선행의 길을 걸어왔다.”라는 고백이 그의 전삶을 요약합니다. 


예수님의 삶자체가 사회교리다 라는 말마디를 읽은 적이 있는데 토빗의 삶자체도 사회교리같습니다. 하느님을 경외할 뿐 아니라 참으로 용기있게 연민의 사랑으로서 자선, 선행 등 이웃사랑을 실천하다가 겪는 고난이 오늘 독서에 소개되고 있습니다. 하느님과 가난한 이웃에 활짝 열려있는 통합적 영성의 하느님의 사람 토빗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예수님은 ‘포도밭 소작인의 비유’를 통해 이스라엘 지도자를 비판하고 있으며 자신의 운명을 예감하면서 최종적 하느님의 승리를 확신합니다. 여기서 포도밭 주인은 하느님이시고 포도밭은 이스라엘이며 소작인들은 이스라엘 사람들, 이들에게 죽임을 당한 주인의 종들은 예언자들, 그리고 마지막으로 죽임을 당한 주인의 사랑하는 아들은 예수님입니다. 예수님의 비유에 기반이 된 이사야서 말씀입니다.


“내 친구에게는 기름진 산등성이에 포도밭이 하나 있었네. 땅을 일구고 돌을 골라내어 좋은 포도나무를 심었네. 그 가운데에 탑을 세우고 포도 확도 만들었네. 그러고는 좋은 포도가 맺기를 바랐는데 들포도를 맺었다네.”(이사5,1ㄷ-2).


그대로 오늘 복음의 비유에 해당됩니다. 들포도가 상징하는바 복음의 악한 포도밭 소작인들입니다. 과연 주님의 잠정적 소작인들은 우리는 우리 삶의 포도밭에서 좋은 포도 열매를 맺는 착하고 충실한 소작인들의 삶인지 반성하게 합니다. 사실 포도밭의 비유가 의도하는 바 악한 소작인들로 상징되는 이스라엘 지도자들의 회개입니다.


하느님은 역사의 주인이십니다. 모든 시간이 하느님 섭리의 손길 안에 있습니다. 하느님의 궁극의 승리를 내다보는 예수님이요, 초대교회 신자들은 다음 시편을 통해 부활하신 예수님을 통한 하느님의 승리를 노래했습니다. 우리 역시 파스카의 예수님과 함께 다음 시편을 통해 하느님의 승리를 노래합니다. 


“집짓은 이들이 내버린 돌, 그 돌이 모퉁이의 머릿돌이 되었네. 이는 주님께서 이루신 일, 우리 눈에 놀랍기만 하네.”(시편118,22-23).


하느님의 궁극의 승리를 믿는 하느님의 사람들에게 좌절이나 절망은 없습니다. 오늘 복음의 예수님, 토빗기의 토빗, 오늘 기념하는 성 보니파시오가 하느님의 사람의 롤모델입니다. 바로 오늘 화답송 시편은 하느님의 사람에 대한 찬사입니다. 


“행복하여라. 주님을 경외하고, 그분 계명을 큰 즐거움으로 삼는 이! 그의 후손은 땅에서 융성하고, 올곧은 세대는 복을 받으리라.---올곧은 이들에게는 어둠 속에서 빛이 솟으리라. 그 빛은 너그럽고 자비로우며 의롭다네.”(시편112, 1-4참조). 


매일의 이 거룩한 주님의 미사은총이 우리 모두 이런 하느님의 사람으로 만들어 줍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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