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1.2.수요일 

성 대 바실리오(330-379)와 

나지안조의 성 그레고리오 주교 학자(329/30-389/90) 기념일

1요한2,22-28 요한1,19-28

 

 

주님과의 관계

-그분 안에 머무르십시오-

 

 

오늘 우리는 성 대 바실리오, 나지안조의 그레고리오의 기념미사를 봉헌합니다. 이 두분에다 바실리오의 동생 니싸의 그레고리오를 합해 카파도키아의 3대 교부라 일컫기도 합니다. 바실리오는 가족 대부분이 성인들인 영광스러운 가문 출신이었고 나지안조의 그레고리오와는 오랫동안 절친이었습니다. 공부도 함께 했고, 둘 다 신학자로 수도승 생활 후에는 주교가 되어 아리우스 이단에 대항해 온갖 노력을 다했던 분들입니다. 

 

바실리오는 49세로, 나지안조의 그레고리오는 바실리오보다 10년쯤은 더 살아 59세로 선종했습니다. 제가 성인 축일시 우선 꼭 확인하는 것이 성인의 생몰生沒 연대입니다. 성인의 산 햇수를 제 나이와 비교할 때 각오도 새로워지기 때문입니다.

 

성인들의 공통점은 주님과 깊은 친교를 나누다가 세상을 떠났다는 것입니다. 위 두 수도자 출신의 성인 주교들이 싸운 대상은 아리우스파 이단이었고, 이들 이단은 예수 그리스도의 신성을 거부했습니다. 예수님의 신성을 거부한다면 그대로 우리 신앙은 참 무의미해져 버립니다. 바로 오늘 요한 1서의 거짓말쟁이로 지칭하는 이단도 아리우스 이단과 비슷합니다.

 

“누가 거짓말쟁이 입니까? 예수님께서 그리스도이심을 부인하는 자가 아닙니까? 아버지와 아드님을 부인하는 자가 곧 ‘그리스도의 적’입니다. 아드님을 부인하는 자는 아무도 아버지를 모시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에게 너무나 당연하고 자연스런 그리스도 예수님을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이들에게 예수님은 진리도 길도 생명도 아닙니다. 성탄 축제도 아예 무의미해집니다. 바로 이런 영지주의 이단과 맞서 싸운 산물의 결과가 요한 서간입니다. 이들 이단에 현혹되지 말 것을 신신당부하는 요한 사가의 우리 모두를 향한 말씀입니다.

 

“그분께서 기름부으심으로 여러분에게 모든 것을 가르치십니다. 기름부음은 진실하고 거짓이 없습니다. 여러분은 그 가르침대로 그분 안에 머무르십시오. 그러니 이제 자녀 여러분, 그분 안에 머무르십시오. 그래야 그분께서 나타나실 때에 우리가 확신을 가질 수 있고, 그분의 재림때에 그분 앞에서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기름부음은 성령을 가르키며 예수님께서 선사하시는 성령입니다. 그대로 미사은총을 가리킵니다. 주님 사랑 안에 머무르는 친교를 통해 깊어지는 주님과의 관계입니다. 이런 주님과의 관계는 우리 믿는 이들의 모두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주님 안에 살아간다는 것은 날로 주님과 깊어지는 관계를 뜻합니다. 이런 주님이 계시기에 행복기도문중 다음 고백도 가능합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저의 생명, 저의 빛, 저의 사랑, 저의 진리,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옵니다.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선물의 하루이옵니다.”

 

주님과 일치의 관계가 아니라면 할 수 없는 고백입니다. 사람마다 주님과의 관계의 깊이는 다 다를 것이나, 주님과의 관계는 우리의 모두라 할 수 있습니다. 주님은 우리 삶의 목표, 삶의 방향, 삶의 중심, 삶의 의미입니다. 이런 주님 없이 우리 신원은 해명되지 않습니다. 예수님 없는 세례자 요한을 상상할 수 없듯이 말입니다.

 

“당신은 누구요?”

 

유다인들은 요한에게 묻습니다. 우리 모두에게 주어지는 화두와 같은 물음입니다. 과연 무어라 대답하겠습니까? “예수님의 친구요!”, “하느님의 자녀요!” 감사하는 마음으로 대답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요한은 거듭된 질문에 예수님과의 내밀한 관계를 고백합니다.

 

“나는 물로 세례를 준다. 그런데 너희 가운데에는 너희가 모르는 분이 서 계신다. 내 뒤에 오시는 분이신데, 나는 그분의 신발끈을 풀어 드리기에도 합당하지 않다.”

 

예수님과의 관계 속에 자신의 위치를 확실히 하는 겸손한 요한입니다. 날로 주님과의 관계가 깊어지면서 주님을 알아갈수록 나를 알게 되어 비로소 겸손과 지혜요, 무지로부터의 해방임을 깨닫습니다. 

 

주님을 모르면 나도 모릅니다. 평생을 살면서 주님도 모르고 나도 모른 채 무지無知의 어둠 중에 평생 욕망따라 ‘진아眞我’의 참나를 살지 못하고 ‘가아假我’의 허상을, 우상을, 환상을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삶의 허기虛氣와 무의미無意味는 바로 이 때문입니다. 

 

그러니 주님과 일치의 관계 아니고 무엇이 우리를 충족시킬 수 있겠는지요. 그래서 주님은 우리의 전부요 행복이라 고백하는 것이며 모든 성인들의 삶이 입증하는 진리입니다. 미사중 성찬전례의 마지막 대영광송이 삼위일체 하느님 안에서 그리스도 예수님의 위치를 명확히 합니다.

 

“그리스도를 통하여, 그리스도와 함께, 그리스도 안에서 

 성령으로 하나되어, 전능하신 천주 성부 

 모든 영예와 영광을 영원히 받으소서.” 아멘

 

이렇게 삼위일체 하느님 고백후 이어지는 영성체 예식입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과 일치의 관계를 날로 깊게 해주시며 온갖 좋은 것을 베풀어 주십니다. 아멘.

 

  • ?
    고안젤로 2019.01.02 09:57
    오늘 말씀안에서 머무르시는 주님, 저희가 저희에게 주시는 말씀으로 주님과 일치 하게 하소서.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217 “주님, 저를 축복하소서!” -사랑, 기도, 순종-2017.12.20. 수요일 12월20일 프란치스코 2017.12.20 128
3216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영의 사람으로 삽시다-2024.4.20.부활 제3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4.04.20 109
3215 “주님, 저희가 누구에게 가겠습니까?” -“일어나시오!”-2016.4.16. 부활 제3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6.04.16 245
3214 “주님, 저희를 진리로 거룩하게 해주소서”-2016.5.11. 부활 제7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16.05.11 148
3213 “주님께서 항상 여러분과 함께!” -내 삶의 성경의 렉시오 디비나-2021.12.24.금요일 12월24일 1 프란치스코 2021.12.24 135
3212 “주님을 만나고 싶습니까?” -개방, 섬김, 환대-2023,5,4 부활 제4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3.05.04 280
3211 “지상에서 천국을 살고 싶습니까?” -간절하고 항구한 기도-2018.11.17.토요일 헝가리의 성녀 엘리사벳 수도자(1207-1231)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8.11.17 128
3210 “참 멋있다! 우리 하느님” -기도는 주님과 대화요 관계다-2018.3.10. 사순 제3주간 토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3.10 186
3209 “참 멋지고 아름답다!” -예수님, 베드로, 주님을 만난 우리들-2020.4.15.부활 팔일 축제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4.15 136
3208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기쁨 충만한 삶-2022.5.28.부활 제6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2.05.28 171
3207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청해야 할 유일한 하나는 기쁨이다-2016.5.7. 부활 제6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16.05.07 236
3206 “축祝, 주님 성탄” -오늘 밤 구원자 주 그리스도님 태어나셨습니다-2020.12.25. 주님 성탄 대축일 밤미사 프란치스코 2020.12.24 131
3205 “축하합니다!” -예수님 부활 만세, 우리들 부활 만세- “우리의 생명이신 그리스도”2024.3.31.주님 부활 대축일 낮미사 프란치스코 2024.03.31 114
3204 “카르페 디엠carpe diem” -오늘 지금 여기서 하느님 나라를 삽시다-2019.11.29.연중 제34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19.11.29 204
3203 “코로나19팬데믹 시대-어떻게 살아야 하나?” -은총, 겸손, 관상, 순종-2020.12.20.대림 제4주일 1 프란치스코 2020.12.20 115
3202 “탈리타 쿰! 일어나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믿음의 여정, 믿음의 전사-2020.2.4. 연중 제4주간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2.04 188
3201 “하느님은 어디에서 사시는가?” -존엄한 품위의 우리 안에, 우리와 더불어- “우리가 바로 성전입니다”2024.2.6.성 바오로 미키(1564-1597)와 25위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프란치스코 2024.02.06 132
3200 “하늘에 보물을 쌓으라!” -참 거룩하고 아름다운, 부유하고 자유로운, 지혜로운 삶-2023.9.29.금요일 한가위 프란치스코 2023.09.29 226
3199 “하닮의 여정” -“우리 모두가 ‘임마누엘’입니다”-2020.3.25.수요일 주님 탄생 예고 대축일 1 프란치스코 2020.03.25 180
3198 “하닮의 여정” -하느님 중심의 아버지의 자녀다운 삶-2024.3.13.사순 제4주간 수요일 프란치스코 2024.03.13 130
Board Pagination Prev 1 ... 7 8 9 10 11 12 13 14 15 16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