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6.20.연중 제11주간 화요일                                                              2코린8,1-9 마태5,43-48

 

 

 

사랑의 여정

-평생과제-

“사랑은 은총이자 선택이요, 훈련이자 습관이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사랑입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평생이 사랑의 여정입니다. 삶은 선물이요 평생과제가 사랑입니다. 영적성장과 성숙도 결국 사랑의 성장이자 성숙입니다. 외적성장은 멈춰도 내적 사랑의 성장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수도원의 아름다운 아름드리 메타세콰이어 하늘길 가로수들이 상징하는바 내적성장의 사랑입니다.

 

사랑은 아무나 하나? 사랑 역시 은총이자 의식적 선택이요, 훈련이자 습관임을 깨닫습니다. 그래서 평생공부가 사랑이요 사랑에는 영원한 초보자요 평생 사랑의 학인임을 깨닫습니다. 제가 평생 사랑을 강조하며 수십년간 매일 강론 해온대로 살았다면 성인이 되고도 남을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적 깨달음은 날마다 새롭게 시작하는 영원한 초보자라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처럼 너희도 완전한 사람이 되어라.”(마태5,48)

 

오늘 ‘원수를 사랑하여라’라는 6번째 마지막 대당명제의 결론이자 6개 대당명제의 결론이기도 합니다. 율법학자들과 바리사이들의 의로움을 능가하여 하늘 나라를 살게 하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아, 바로 평생학인이 되어 완전한 사람되는 사랑 공부가 우리의 평생공부요 평생과제임을 깨닫습니다.

 

완전한(perfect)은 온전한(whole)을 뜻합니다. 

온전함(wholeness)이 거룩함(holiness)이요 영어발음도 같습니다.

온전함은 원숙(圓熟)함과 원만(圓滿)함과 통합니다. 가을되어 익은 둥근 열매들을 보면 둥글 ‘원(圓)’자를 실감합니다. 바로 “둥근 삶, 둥근 마음” 바로 제 졸저의 제목이기도 합니다. 여기에 “둥근 사랑”을 추가하고 싶습니다. 정말 사랑도 익어 갈 때 둥근 사랑일 것입니다. ‘원숙(圓熟)’이란 시도 생각납니다.

 

“가을 열매는 태양의 자식들

호박, 배...태양을 닮아 둥글둥글 환하다

사람도 사랑으로 익어 열매되면

얼굴도 마음도 글도 말도 행동도 하느님 사랑 닮아, 성체를 닮아

둥글둥글 환하다”-1998.9.10.

 

무려 25년전 여기 배밭수도원에서 쓴글입니다. ‘배밭’하니 ‘별밭’이라는 어제 쓴시도 생각납니다. 초록빛 하늘 배나무에 달린 흰봉지의 배열매들이 꼭 흰별들처럼 생각되어 쓴 시입니다.

 

“날마다

별밭사이 

흰별들 사이 초록빛 하늘길을 걸을 때마다

 

기쁨 가득

충만한 행복이다

가을 열매익어 

 

흰별들 배열매 딸때까지 계속될 거다

이 설렘, 이 기쁨, 이 행복에 산다

날마다”-

 

정말 배밭이자 별밭을 산책할 때의 마음입니다. 불가의 성철 스님 말씀도 생각납니다. “나는 모나게 살았지만 너희들은 둥글게 살라” 하시며 많은 제자들의 법명에 둥글 원圓자를 넣어 줬다는 것입니다. 어떻게 완전한 사랑, 온전한 사랑, 원숙한 사랑을 살 수 있을까요? 바로 복음 앞부분에 상세하게 밝혀줍니다. 바로 대자대비하신 공평무사하신 아버지 하느님을 닮으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원수를 사랑하여라. 박해하는 자들을 위하여 기도하여라. 그래야 너희가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의 자녀가 될 것이다. 그분께서는 악인에게나 선인에게나 당신의 해를 떠오르게 하시고 의로운 이에게나 불의한 이에게나 비를 내려 주신다. 

사실 너희가 자기를 사랑하는 이들만 사랑한다면 무슨 상을 받겠느냐? 그것은 세리들도 하지 않느냐? 너희가 자기 형제들에게만 인사한다면, 너희가 남보다 잘하는 것이 무엇이겠느냐? 그런 것은 다른 민족들도 하지 않느냐?”

 

원수를 사랑하여라, 맞습니다. 바로 이것이 하느님 마음, 하느님 사랑입니다. 하느님의 우리에 대한 믿음과 기대는 이처럼 높습니다. 내눈에 원수지 타인엔, 하느님께는 다를 수 있습니다. 원수에게도 피치 못할 원인이, 사연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니 일단 판단은 보류하는 것입니다. 대자대비하신 하느님을 닮아 한없이 너그럽고 자비로우라는 것입니다. 이건 이기적 심리적 사랑이 아니라 인간에 대한 보편적 연민과 존중, 배려의 사랑, 아가페 사랑입니다.

 

당장 저부터 실천해야 할 것이 낯선 피정자들을 봐도 소 닭보듯, 개 닭보듯 할 것이 아니라 상냥하게 웃으며 목례하고 다정한 인사말 던져야 하겠다는 반성을 합니다. 사랑의 침묵이자 사랑의 말과 표정입니다. 유유상종의 배타적 사랑을 한없이 부끄럽게 합니다. 

 

결코 값싼 사랑은 없음을 깨닫습니다. 새삼 환대의 사랑에 각별 힘써야 함을 깨닫습니다. 주님의 은총과 더불어 부단한 선택과 훈련, 습관의 최우선 대상이 이런 대자대비의 사랑공부요 실천임을 깨닫습니다. 바로 이의 빛나는 모범이 하느님 사랑의 화신인 우리 예수님이십니다. 바오로 사도의 말씀이 참 적절합니다.

 

“여러분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총을 알고 있습니다. 그분께서는 부유하시면서도 여러분을 위하여 가난하게 되시어, 여러분이 그 가난으로 부유하게 되도록 하셨습니다.”

 

아, 바로 예수님의 사랑 은총이 우리의 작은 사랑을 격려합니다. 이웃 원수사랑과 더불어 우리 하느님을, 예수님을 열렬히, 한결같이 사랑하는 것입니다. 이 사랑을 늘 선택하고 훈련하여 습관화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하느님을, 예수님을 치열하게 가열차게 한결같이 사랑할 때 주님은 지칠줄 모르는, 샘솟는 아가페 사랑을 선물하십니다. 

 

바로 이 사랑이 두려움을 몰아내고 하느님 마음, 예수성심의 사랑으로 원수사랑도, 공평무사한 보편적 사랑을 하게 하십니다. 자주 고백성사시 보속으로 써드리는 말씀 처방전도 생각납니다.

 

“주님께 아뢰옵니다. ‘당신은 저의 주님, 저의 행복 당신밖에 없습니다.”(시편16,2)

“저는 당신을 사랑합니다. 주님, 저의 힘이시여.”(시편18,2)

 

삶은 선물이자 숙제입니다. 결코 값싼 사랑은 없습니다. 분투의 노력을 다해야 하는 사랑의 수행입니다.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사랑이 답입니다. 평생학인이 되어 평생 해야할 평생공부가, 평생과제가 사랑입니다. 사랑에는 늘 초보자요 날마다 용기를 내어 새롭게 시작하는 사랑입니다. 날로 하느님을, 예수님을 닮아가게 하는 사랑이요 이 거룩한 미사은총이 결정적 도움을 주십니다. 그리고 다음 고백기도대로 살 수 있도록 은총을 청하시고, 사랑의 수행에 분투의 노력을 다하시기 바랍니다.

 

“주님, 

당신은 저의 전부이옵니다.

저의 사랑, 

저의 생명, 

저의 희망, 

저의 기쁨, 

저의 행복이옵니다.

 

하루하루가 

감사와 감동이요 감탄이자, 

새로움이요 놀라움입니다.

오, 날마다 당신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아름다운 하루이옵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3144 개안開眼의 여정 -무지로부터 깨달음의 앎으로-2020.9.11.연중 제23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9.11 104
3143 개안開眼의 여정 -주님과의 끊임없는 만남-2020.11.16.월요일 성녀 제르투르다(1256-1302) 동정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0.11.16 114
3142 개안開眼의 여정 -주님을 알고 나와 너를 알아가는 여정-2019.2.20. 연중 제6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2.20 164
3141 개안開眼의 여정-2015.11.16. 연중 제33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5.11.16 203
3140 개안開眼의 은총 -경외敬畏와 찬미讚美의 삶- 2021.6.4.연중 제9주간 금요일 ​​​​​​​ 1 프란치스코 2021.06.04 94
3139 개안開眼의 은총, 개안의 여정 -부활하신 주님과의 만남-2021.4.6.부활 팔일 축제 화요일 1 프란치스코 2021.04.06 132
3138 개안의 은총, 개안의 여정 -예수님이 답이다-2021.11.15.연중 제33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21.11.15 203
3137 개안의, 회개의, 깨달음의 여정 -무지에 대한 궁극의 답은 파스카 예수님뿐이다-2023.7.26.연중 제16주간 목요일 프란치스코 2023.07.27 391
3136 거꾸로 살아라 -발상의 전환-2015.3.9. 사순 제3주간 1 프란치스코 2015.03.09 278
3135 거룩하고 슬기로운 삶-2017.9.1. 연중 제21주간 금요일 2 프란치스코 2017.09.01 114
3134 거룩하고 아름다운 봉헌의 여정 -봉헌과 축복-2020.2.1.주일 주님 봉헌 축일(축성 생활의 날) 1 프란치스코 2020.02.02 180
3133 거룩하고 아름다운 순교적 삶 -회개, 희망, 인내-2020.7.5.연중 제14주일 한국 순교자들의 수호자 성 김대건 안드레아 사제(1821-1846) 순교자 프란치스코 2020.07.05 155
3132 거룩하고 아름다운 평신도(성인聖人)의 삶 -찬미, 감사, 섬김-2022.11.6.연중 제32주일(평신도 주일) 프란치스코 2022.11.06 214
3131 거룩한 꽃자리 -腐敗인생이 아닌 醱酵인생을 삽시다-2022.7.4.연중 제14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2.07.04 201
3130 거룩한 사람이 되는 것 -평생과제-2019.3.11.사순 제1주간 월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3.11 126
3129 거룩한 사람이 되어라 -최후 심판의 잣대는 사랑- 2023.2.27. 사순 제1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3.02.27 279
3128 거룩한 삶 -버림, 따름, 섬김-2018.5.29. 화요일 복자 윤지충 바오로(1759-1791)와 동료 순교자들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18.05.29 109
3127 거룩한 삶, 권위있는 삶-거룩함 예찬-2015.2.1. 연중 제4주일(뉴튼수도원 83일째) 1 프란치스코 2015.02.01 364
3126 거룩한 삶-2015.8.28. 금요일 성 아우구스티노 주교 학자(354-430)기념일 프란치스코 2015.08.28 533
3125 거룩한 삶의 놀이 -주님과의 친교와 우정-2015.1.23. 연중 제2주간 금요일(뉴튼수도원 74일째) 프란치스코 2015.01.23 355
Board Pagination Prev 1 ...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