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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7.8. 연중 제13주간 토요일                                                                          창세27,1-5.15-29 마태9,14-17



프레임으로부터의 자유

-사랑의 프레임-



거의 불가능한 것이 프레임의 변화, 패라다임의 변화입니다. 나이들어 갈수록 입력되어 고착된 프레임은, 패러다임은 철벽과 같습니다. 일종의 고정관념이나 편견같습니다. 사고의 개방성, 유연성, 신축성을 말하지만 한 번 형성되어 굳어진 프레임은, 패러다임은 참 바뀌기 힘듭니다. 이런면에서 우리는 대부분 프레임의, 패러다임의 노예일수도 있습니다.


그렇다 하여 인식의 틀, 사고의 틀인 프레임이나 패러다임없이는 살 수도 없습니다. 예로들면 공동생활하는데 일과표라는 프레임의 틀없이 질서와 균형잡힌 삶은 불가능합니다. 제멋대로의 삶은 자유가 아니라 방종이요 마음의 안정과 평화도 없습니다. 하여 프레임에 익숙해질 때 편안해 하며 프레임을 벗어날 때는 본능적으로 심한 거부반응을 하게 됩니다.


제가 요즘 새삼스럽게 깨달은 진리입니다. 제가 얼마나 경직되고 자유롭지 않은가 하는 겁니다. 예전 혜화동에서 가톨릭 대학교에서 화요일 강의가 끝나면 정확히 오후 4:15분, 5:30분 수도원 저녁기도에 맞춰 와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혜화역까지 뛰다시피하여 4호선을 타고 동대문역에서 1호선을 갈아타고 석계역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불야불야 오면 저녁기도를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숨차게 뛰어다녀 저녁기도에 참석하기 무려 6년 동안입니다. 1주 한번 저녁기도 참석못하더라도 좀 더 여유있게 왔었더라면 좋았을 것을 당시는 일과표의 절대적 프레임에서 벗어날 수 없었습니다. 한 번 익숙해지면 이렇게 바꿔지기 힘듭니다. 


또 격월간으로 서울 수녀원에 한 번 고해성사주러 가는데 3시경후 형제들의 도움으로 화랑대까지 우리차로 가곤 했는데 참 번거로웠습니다. 3시경후라는 프레임이 견고히 자리 잡았기 때문입니다. 10여년 동안 이렇게 하다가 요즘 3시경을 안하고 아침식사후 적당한 시간에 가니 쫓기지 않아 참 넉넉하고 편안해 좋습니다. 


이런 특별한 경우뿐 아니라 우리는 무수한 프레임에 갇혀 보수적이 되어 살아갑니다. 나이들어 갈수록 이런 프레임도 더욱 견고해집니다. 이런면에서 젊은이들이 훨씬 프레임에서 자유롭습니다. 


이념도 사상도 지역감정도 그렇습니다. 이런 부정적 프레임의 피해자들은 얼마나 많은지요. 프레임이 우상이 될 때 참으로 벗어나기 힘듭니다. 그러니 언론의 정확한 팩트facts에 입각한 편견없는 보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오늘 복음을 보면 잘 이해됩니다.


우리가 대부분 프레임의 수인囚人인 반면, 복음의 예수님은 프레임으로부터 참으로 자유로운 분입니다. 프레임이 있다면 단 하나 ‘사랑의 프레임’입니다. 오늘 복음의 요한의 제자들은 단식의 프레임에 완전히 사로잡힌 사람들입니다.


“저희와 바리사이들은 단식을 많이 하는데, 스승님의 제자들은 어찌하여 단식을 하지 않습니까?”


단식은 꼭 해야한다는 프레임을 염두에 둔 질문입니다. 예수님은 단식 수행을 상대화하여 단식의 때가 되면 단식을 할 것이고 지금은 축제의 때니 축제의 때를 즐겨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이어 프레임의 전환, 패러다임의 전환을 촉구하십니다.


“새포도주는 새부대에 담아야 한다. 그래야 둘다 보존된다.”(마태9,17ㄴ).


새 부대의 새 패러다임만이 새포도주의 참신한 내용의 생각들을 담을 수 있습니다. 결국 끊임없는 회개도 끊임없는 새부대를, 사랑의 패러다임을 마련하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하느님이야말로 새 패러다임의 원조입니다. 오늘 제1독서 창세기에서 부모의 우선적 축복은 장자인 에사우에게 가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패러다임입니다. 아무도 여기에 이의를 걸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생각은 우리와 달랐습니다. 레베카는 야곱과 모의하여 참 야비하고 비열하게도 이사악을 속여 기존의 패러다임을 깨고 장자 에사우에게 갈 축복을 가로챕니다. 깊이보면 하느님의 섭리입니다. 이 또한 하느님의 사랑의 패러다임이 작동된 것임을 깨닫습니다. 장남이기에 당연히 부모의 축복을 계승한다는 패러다임은 하느님의 뜻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야곱은 에사우가 받을 축복을 가로챘고, 마침내 야곱은 이런 죄과로 무수한 시련을 통해 새로운 사람으로 거듭나게 되니 하느님의 선택이 옳았음이 입증된 것입니다. 


요즘 주요 20개국 정상회의에 참석차 독일을 방문중인 문대통령의 활약이 눈부십니다. 특히 중국, 미국, 일본은 물론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온갖 패러다임을 활용하는 모습입니다. 북한도 문대통령의 진정성있는 대화제의에 화답했으면 좋겠습니다. 남북의 살길은 대화를 통한 공존공영共存共榮의 평화이기 때문입니다.


제 친구 사위가 중국의 저명한 인사인데 세 딸의 이름이 특별하여 다시 소개합니다. 큰딸은 한국에서 낳았다 하여 한국의 지혜를 배우라 한지韓智, 둘째딸은 중국에서 낳았다 하여 중국의 지혜를 배우라 중지中智, 셋째는 미국에서 낳았다 하여 미국의 지혜를 배우라 미지美智로 작명했다 합니다. 


정말 사면초가의 국제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지혜로운 패러다임의 활용이 절실하고 이런 지혜롭고 용기있는 대통령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주님은 매일의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의 고착된 갖가지 프레임을 사랑의 새 프레임으로 바꿔주십니다. 하느님의 뜻에 따른 부단한 새 패러다임으로의 전환이 회개요 진정한 살길活路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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