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4.4.성주간 화요일                                                            이사49,1-6 요한13,21ㄴ-33.36-38

 

 

예수 그리스도님

-우리는 예수님의 제자이자 친구이다-

“서로 사랑하여라”

 

 

"주 하느님, 당신은 저의 희망, 어릴 적부터 당신을 믿었나이다.

 저는 태중에서부터 당신께 의지해 왔나이다."(시편71.5)

 

화답송 시편이 제 고백처럼 은혜롭습니다. 지난 주일 오후 입원중인 분에게 병자성사를 드리려 외출했고 방문명단에 기재했습니다. 환자와의 관계란에 저는 지인知人이라 쓰니 담당 간호사가 친구親舊로 바꿨고 즉시 감탄했고 공감했습니다. 진작 친구라 썼으면 좋았을 것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예수님이 입원해 계셨다면 저는 지체없이 관계란에 친구라 기재했을 것입니다. 마침 “예수님은 나의 참 친구”라는 개신교 어린이 성가가 좋아 나눕니다. 검색하다 은총처럼 발견하고 참 기뻤습니다.

 

“예수님은 나의 참 친구

 항상 나와 함께 동행해

 어디서나 어느 때나 나와 함께 해

 저기 우주보다 더 넓게

 푸른 바다보다 더 깊이 사랑한다 말씀하시네 

 내게 힘주시네”

 

요즘 제가 부쩍 자주 자연스럽게 사용하는 말마디는 예수님은 나의 절친이란 표현입니다. 믿는 이들 누구나가 예수님의 절친이 될 수 있습니다. 참으로 믿는 모든 이가 주님의 친구이듯 믿는 이들 모두가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요한복음 말씀도 생각납니다.

 

“이것이 나의 계명이다.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친구들을 위하여 목숨을 내놓는 것보다 더 큰 사랑은 없다. 내가 너희에게 명령하는 것을 실천하면 너희는 나의 친구가 된다.”(요한15,12-14)

 

새삼 제 작은 사랑이 부끄러워 회개하게 됩니다. 그리고 오늘 강론은 “예수 그리스도님-우리는 주님의 제자이자 친구이다-”로 정했습니다. 오늘 예수님의 곤궁중에 있는 모습이 제1독서의 이사야서 둘째 “주님의 종의 노래”에 나오는 주님의 종의 처지와 참 흡사합니다. 그대로 우리 친구 예수님의 심중을 반영하는 듯 하며, 새삼 우리의 신원도 이렇겠구나 생각합니다.

 

“주님께서 모태에서부터 부르시고 어머니 배 속에서부터 내 이름을 지어 주셨다. 그분께서 나에게 말씀하셨다. ‘너는 나의 종이다. 이스라엘아, 너에게서 내 영광이 드러나리라.”

 

예수님은 분명 이 말씀에서 자신의 신원을 참 이스라엘로 확인하셨을 것입니다. 우리의 신원도 마찬가지 똑같습니다. 답답하고 전망이 보이지 않을 때 이스라엘 대신 내 이름을 넣고, 주님의 영광을 발하는 예수님의 친구로서 자신의 고귀하고 존엄한 신분을 새롭게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이어지는 주님의 종이 얼마나 곤궁한 처지인지 잘 드러납니다. 참 마음의 기복이 변화무쌍하지만 곧장 자신의 중심이신 하느님을 붙잡고 분연奮然히 일어납니다. 그대로 복음의 예수님이 이를 닮았습니다.

 

“그러나 나는 말하였다. ‘나는 쓸데없이 고생만 하였다. 허무하고 허망한 것에 내 힘을 다 써버렸다. 그러나 내 권리는 나의 주님께 있고, 내 보상은 나의 하느님께 있다.”

 

오늘 복음은 유다가 배신할 것을 예고하는 장면이 나오고 이어 베드로의 배반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배신자 유다는 빵을 받고 바로 밖으로 나갔고 때는 밤이었다 합니다. 당신의 측근 제자들중 하나인 유다의 배신으로 예수님의 심중도 그대로 밤처럼 어뒀을 것입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어둠중에 환한 빛으로 자신의 신원을 드러냅니다. 새삼 예수님은 우리의 빛이자 구원임을 깨닫습니다.

 

“이제 사람의 아들이 영광스럽게 되었다. 또 사람의 아들을 통하여 하느님께서도 영광스럽게 되었다. 하느님께서도 사람의 아들을 통하여 영광스럽게 되셨으면, 하느님께서도 몸소 사람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이제 곧 영광스럽게 하실 것이다.”

 

어둠속에서 찾아 낸 영광의 하느님, 구원의 하느님입니다. 문득 수도원 정문 바위판에 새겨진 “모든 일에 있어 하느님께 영광”(성규57,9)이란 우리 베네딕도회 수도자들의 모토가 생각납니다. 하느님은 예수님의 영광이 되고 예수님은 하느님의 영광이 된 것처럼 우리 역시 그러해야 함을 깨닫습니다. 자주 되뇌어 보는 말마디가 있습니다.

 

“하느님 그대의 자랑이듯 그대 하느님의 자랑이어라.”

“하느님 그대의 영광이듯 그대 하느님의 영광이어라.”

 

얼마나 멋집니까! 예수님이 바로 그러했고 예수님의 친구인 우리가 바로 그러합니다. 유다의 배신에 이어 베드로의 호언장담이 뒤따르지만 예수님은 세 번이나 그가 자신을 배반할 것을 예고합니다. 유다와 베드로는 배신의 가능성을 지닌 우리를 부단한 회개에로 이끄는 우리의 삶에 평생 반면교사가 됩니다. 똑같이 주님을 배반했지만 유다는 자살로 파멸을 자초했고 베드로는 처절한 회개로 주님의 으뜸 수제자가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마음은 참으로 어둡고 착잡했을 것이나 흔들림없이 영광의 빛과 힘으로 어둠을 통과해 나갑니다. 예수님의 제자이자 친구인 우리가 평생 배우고 따라야할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오늘 복음에는 생략된 주님의 유언같은 새계명입니다. 유다의 배신 예고와 베드로의 배반 예고 사이, 참 절묘한 자리에 위치해 있는 주님의 유언같은 말씀입니다. 바로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를 통해 당신의 제자이자 친구인 우리 모두에게 주시는 당신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말씀입니다.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13,34-35), 

이에 한마디 덧붙인다면,

“너희가 내 친구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일 것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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