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2022.3.8.사순 제1주간 화요일                                                              이사55,10-11 마태6,7-15

 

 

 

주님의 기도

-하느님 말씀의 힘-

 

 

 

사랑밖엔 길이 없습니다. 사랑밖엔 답이 없습니다. 사랑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그대로 기도에도 적용됩니다. 기도밖엔 길이 없습니다. 기도밖엔 답이 없습니다. 기도 없이는 살 수 없습니다.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사랑이듯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것이 기도입니다. 우리는 사랑에 영원한 초보자이듯, 기도에도 영원한 초보자라함이 맞습니다. 평생 정주의 수도생활을 하는 우리 베네딕도회 수도자들에게는 너무나 자명한 체험적 진리입니다.

 

기도는 테크닉이 아니라 사랑입니다. 기도는 영혼에 호흡이요 생명입니다. 그러니 어찌 기도없이 살 수 있겠습니까? 참 신기한 것이 기도없이 살아가는 사람들입니다. 참 위태하게 생각됩니다. 살아있다 해도 유령같은 헛것 같은 삶되기 십중팔구입니다. 사람이라 다 사람이라 할 수 없습니다. 사람이라하여 다 살아 있다 할 수 없습니다. 참으로 사는 것! 기도없이는 불가능합니다. 

 

제 집무실에 오직 살아 있는 생명체는 저와 더불어 스파트 필름이라는 작은 화분 속의 식물입니다. 공기를 청정하게 하는 식물이라는데 흡사 세상을 정화하여 청정하게 하는 수도자의 역할과 흡사합니다. 그런데 참 신기합니다. 매일 물을 줘야 합니다. 물을 주지 않으면 시들어 죽어가다 물만 주면 언제 그랬느냐 시피 싱싱하게 살아나는 모습이 시들어가다 기도할 때마다 싱싱하게 살아나는 영혼과 흡사하다는 생각을 늘 하게 됩니다.

 

기도와 삶은 하나입니다. 기도와 삶은 함께 갑니다. 기도없는 삶은 공허하고, 삶이 없는 기도는 맹목입니다. 그러니 참으로 살기 위해 기도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 주신 최고의 선물이 성경과 예수님이라면, 예수님께서 주신 최고의 선물은 단연코, 미사와 오늘 복음에 나오는 주님의 기도 둘뿐이라고 생각합니다.

 

하느님 말씀과 기도는 하나입니다. 말씀의 힘은 하느님의 힘이듯이 기도의 힘 역시 하느님의 힘입니다. 그러니 말씀으로 바치는 기도인 렉시오 디비나 성서 독서가, 시편기도가 또 주님의 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시편은 그리스도인들에게 3000년 이상 검증된 기도교과서입니다. 우리의 정통적 영성은 파스카 영성이 기반이 된 전례영성, 시편영성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시편에서 가장 긴 시편은 119장 무려 장장 176절까지 계속되는 '하느님의 법'이라는 제목하의 시편입니다. 참으로 주옥같은 말씀으로 말씀의 찬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첫 두절과 마지막 세 절도 간절하여 심금을 울립니다.

 

“행복하여라, 그 길이 온전한 이들

주님의 가르침을 따라 사는 이들!

행복하여라, 그분의 법을 따르는 이들

마음을 다하여 그분을 찾는 이들!“(시편119,1-2)

 

“주님, 당신의 구원을 애타게 그리는 이 몸

당신의 가르침이 즐거움입니다.

제가 살아 당신을 찬양하고

당신의 법규가 저를 돕게 하소서.

길잃은 양처럼 헤매니

당신의 종을 찾으소서.

당신의 계명을 잊지 않습니다.”(시편119,174-176)

 

이런 기도하는 ‘말씀의 사람’인 지도자라면, 대통령이라면 얼마나 좋겠는지요! 정말 기도하는 대통령, 하느님과 국민을 사랑하는 대통령, 공부하는 대통령이라면 얼마나 좋겠는지요! 내일 3월9일 대선을 앞둔 마음이 참으로 긴절하고 조마조마합니다. 대부분 사람들이 백척간두百尺竿頭의 나라의 현실에 건곤일척乾坤一擲의 승부이니, 참으로 대통령을 잘 뽑아야 한다고 말합니다. 

 

참으로 넓고 깊이 멀리 내다 보며 세계 속의 한반도를 생각해야 합니다. 절대 즉흥적 감정이나 기분으로 투표하면 안됩니다. 나라의 명운命運이 달린 선거이니 참으로 간절히 기도하며 하느님의 도움을 청하며 투표하시기 바랍니다.

 

기도중의 기도가, 말씀중의 말씀이 오늘 복음에 나오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우리가 날마다 수없이 바치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예수님의 삶을 그대로 요약한 예수님께서 가르쳐 주신 예수님 삶의 노하우가 고스란히 담긴 참 귀한 선물이 주님의 기도입니다. 

 

우리 믿는 이들의 참 좋은 삶의 꼴을 형성해 주는 신구약 성경의 압축 요약과 같은 본질적 기도입니다. 기도하는 대로 살고 사는 대로 기도합니다. 이대로 기도하여 생활화, 습관화, 일상화하면 예수님을 닮아 참으로 겸손하고 온유하고 진실한 참사람이, 하느님의 자녀가 되어 살 수 있습니다. 예수님을 닮아가는 첩경의 기도가 주님의 기도입니다. 주님의 기도에 앞선 주님의 기도에 관한 가르침입니다.

 

“너희는 기도할 때에 다른 민족 사람들처럼 빈말을 되풀이하지 마라. 그들은 말을 많이 해야 들어 주시는 줄로 생각한다. 그러니 그들을 닮지 마라. 너희 아버지께서는 너희가 청하기도 전에 무엇이 필요한지 아신다.”

 

말씀하시며 그 기도의 전범을 보여 주시니 바로 주님의 기도입니다. 주님이 환히 아시는데 왜 기도하느냐 물음은 당연합니다. 까닭은 단 하나 우리를 위해서 우리가 아쉬워서 하는 기도입니다. 참으로 간절히 항구히 기도할 때 무엇이 하느님이 우리에게 바라시는 필요하고 본질적인 뜻인지 깨달아 알기 때문입니다. 예수님의 가르침과 성 베네딕도의 가르침이 일치합니다.

 

“그러므로 기도가 하느님의 은총에서 영감을 받은 열정으로 길어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기도는 짧고 순수해야 한다. 모든 이가 모여 있을 때 기도는 짧게 할 것이다.”(성규20,4-5ㄱ)

 

말씀의 힘, 기도의 힘은 하느님의 힘임을 제1독서에서 이사야가 쉬운 비유로 명쾌하게 밝혀 줍니다. 하늘에서 내려오는 비와 눈이 상징하는바 그대로 하느님 말씀의 은총입니다. 

 

“비와 눈은 하늘에서 내려와 그리로 돌아가지 않고, 오히려 땅을 적시어, 기름지게 하고 싹이 돋아나게 하여, 씨뿌리는 사람에게 씨앗을 주고, 먹는 이에게 양식을 준다. 이처럼 내 입에서 나가는 말도, 나에게 헛되이 돌아오지 않고, 반드시 내가 뜻하는 바를 이루며, 내가 내린 사명을 완수하고야 만다.”

 

한 글자도 생략하지 않고 그대로 인용했습니다. 바로 이 말씀의 결정적 본보기 말씀이 오늘 복음의 주님의 기도입니다. 하느님이 뜻하는 바 사명을 완수하여 이땅에서 하느님 나라의 꿈을 실현시켜 주는 주님의 기도입니다. 주님의 기도 전반부는 하느님 중심의 삶에 대한 강조입니다. 하느님께 일방적으로 맡기는 무책임한 기도가 아니라 우리의 적극적 협력을 요하는 기도입니다. 

 

“하늘에 계신 저희 아버지!”

이렇게 부를 수 있는 하늘에 계신 아버지가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요! 믿지 않으면 곤경에 처했을 때, 죽음을 앞두었을 때 그 누구의 이름을 부를 수 있겠는지요. 이 호칭만 부르면 눈물이 나와 더 이상 기도를 못했다는 동방 수도승의 일화도 생각납니다.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도록,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도록,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도록, 기도할 뿐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100% 하느님 은총의 손에 달린 듯이 기도하고, 100% 내 손에 달린 듯이 분투의 노력을 다하라는 말씀입니다. 바로 이것이 진인사대천명의 삶이요 지성이면 감천의 삶입니다.

 

이어지는 네가지 본질적 청원입니다. 나머지는 다 군더더기 짐만 될 뿐입니다. 나에게 모든 분야에 걸쳐 본질적 필요한 하루의 양식을 청하는 것이요, 둘째는 잘못한 이를 용서하였듯이 저희 잘못을 용서해 달라는 청원입니다. 그러니 우선적인 것이 이웃을 용서하는 것입니다. 용서가 안돼도 용서의 지향은 던져 놓고 보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다음 말씀이 명쾌하게 밝혀 줍니다.

 

“너희가 다른 사람들의 허물을 용서하면, 하늘의 너희 아버지께서도 너희를 용서하실 것이다. 그러나 너희가 다른 사람들을 용서하지 않으면, 아버지께서도 너희의 허물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용서와 더불어 셋째로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해달라는, 또 넷째 악에서 구해달라는 청원입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하느님 은총 없이는 유혹에 빠질 수 있고, 악에 함락당할 수 있으니, 참으로 늘 깨어 유혹에 빠지지 않도록, 악에 굴복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동시에 하느님 도움의 은총을 간절히 청하라는 것입니다. 

 

주님의 기도의 참 적절한 최고의 자리는 이 거룩한 미사중 성찬전례후 ‘영성체 예식’안에 있습니다. 주님은 온힘을 다해 주님의 기도를 바친 우리 모두에게 오늘의 일용할 양식 모두를 함축한 주님의 성체를 선물하시어, 우리 모두 각자 파견된 삶의 자리에서 주님과 일치된 참평화와 참행복, 참자유의 삶을 살게 해 주십니다. 아멘.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784 승천昇天의 삶 -희망, 승리, 기쁨-2019.6.2. 주님 승천 대축일(홍보 주일) 1 프란치스코 2019.06.02 163
1783 어떻게 예수님을 따라야 하는가? -구원의 길-2020.8.7.연중 제18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0.08.07 163
1782 주님과 일치의 여정 공동체 -중심, 일치, 개방, 인내-2021.10.3.연중 제27주일 1 프란치스코 2021.10.03 163
1781 개안開眼의 여정 -기도와 회개, 믿음- 2021.12.3.금요일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사제(1506-1552)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1.12.03 163
1780 영원한 주님이자 스승이신 하느님 -겸손, 경청, 배움, 순종-2021.12.10.대림 제2주간 금요일 1 프란치스코 2021.12.10 163
1779 생명의 말씀 -예수 그리스도-2021.12.27.월요일 성 요한 사도 복음 사가 축일 1 프란치스코 2021.12.27 163
1778 성소聖召에 충실한 삶 -성소는 은총의 선물膳物이자 평생 과제課題이다-2022.1.15.토요일 사부 성 베네딕도의 제자들 성 마오로와 성 쁠라치도 기념일 1 프란치스코 2022.01.15 163
1777 우리는 주님의 종이다 -사랑의 관상가-2022.4.11.성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22.04.11 163
1776 예수님의 제자답게 사는 삶 -앞문은 세상에, 뒷문은 사막에 열려 있는 삶- 프란치스코 2022.05.21 163
1775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기쁨 충만한 삶-2022.5.28.부활 제6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2.05.28 163
1774 영적승리의 삶 -“늘 깨어 기도하여라”-2023.12.2.연중 제34주간 토요일 프란치스코 2023.12.02 163
1773 비움의 여정-2016.5.18. 연중 제7주간 수요일 (5.18 민주화 운동 기념일) 프란치스코 2016.05.18 164
1772 우리 함께 '믿음의 전사戰士''로 살아갑시다-2016.10.2. 연중 제27주일(군인주일) 프란치스코 2016.10.02 164
1771 예수님의 제자답게 -끊임없는 자기훈련-2016.11.7. 연중 제32주간 월요일 프란치스코 2016.11.07 164
1770 꿈이 답이다 -하느님 꿈의 현실화-2017.3.17. 사순 제2주간 금요일 프란치스코 2017.03.17 164
1769 파스카 축제의 영원한 삶 -끊임없이 하느님을 향한 건너감의, 통과함의 여정-2017.4.13. 주님 만찬 성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7.04.13 164
1768 하느님의 나라와 선교 -평화의 선교사-2017.10.18. 수요일 성 루카 복음사가 축일 1 프란치스코 2017.10.18 164
1767 자기인식(self-knowledge)의 전인적 치유와 구원 -중심, 균형, 조화, 소통-2018.7.5. 연중 제13주간 목요일 1 프란치스코 2018.07.05 164
1766 천사天使같은 삶 -하느님 찬미와 심부름꾼의 삶-2017.9.29. 금요일 성 미카엘, 성 가브리엘, 성 라파엘과 모든 거룩한 천사 축일 프란치스코 2017.09.29 164
1765 개안開眼의 여정 -주님을 알고 나와 너를 알아가는 여정-2019.2.20. 연중 제6주간 수요일 1 프란치스코 2019.02.20 164
Board Pagination Prev 1 ... 78 79 80 81 82 83 84 85 86 87 ... 172 Next
/ 172
©2013 KSODESIGN.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