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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0. 연중 제27주간 화요일                                                                          요나3,1-10 루카10,38-42



환대의 구조

-들음, 회개, 환대-



들음은 회개로, 회개는 환대로 직결됩니다. 그 적절한 예가 우리의 공동전례기도입니다. 우리는 매일 미사와 시편 시간경 공동전례기도를 바칠 때 마다 주님의 말씀을 듣고 회개와 동시에 가슴을 활짝 열어 주님을 환대합니다. 주님 역시 가슴 활짝 열고 회개한 우리를 환대해 주십니다. 


하여 우리는 주님의 위로와 치유, 기쁨과 평화도 선물로 받고 ‘주님과의 우정’도 날로 깊어갑니다. 회개와 환대를 일상화日常化해주는 ‘회개와 환대의 시스템’ 같은 수도원 일과표가 참 고맙습니다.


오늘 복음의 주제는 환대입니다만 역시 마르타의 경우를 통해 회개로 직결됨을 봅니다. 마리아와 마르타 두 자매 모두 주님을 열렬히 환대합니다. 그러나 환대의 방식이 달랐습니다. 마리아는 주님이 원하시는 바에 따라 주님의 발치에 앉아 주님의 말씀을 경청함으로 주님을 환대했고, 마르타는 자기 식대로 주님을 대접할 식사를 준비하며 주님을 환대했습니다. 


환대에도 상대방의 필요를 고려하는 분별의 지혜가 절대적임을 깨닫습니다. 배고픈 자에게는 우선 식사를 제공하는 환대가 우선이겠지만 주님의 환대는 그분의 말씀을 경청하는 환대가 우선임을 깨닫습니다. 하여 미사의 구조도 우선 말씀의 경청을 통해 주님을 환대한 후에 성찬을 나누라 ‘말씀의 전례’후에 ‘성찬의 전례’의 순서로 배치되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입니다.


진정한 환대는 마리아처럼 주님의 뜻대로 우선 주님의 말씀을 경청함으로 주님을 환대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실은 주님의 환대뿐 아니라 사람의 환대도 대부분의 경우 주님의 환대처럼 상대방의 말을 잘 들어 주는 것임을 체험합니다. 특히 고백상담을 통해 절감하는 사실입니다. 내담자가 원하는 것은 충고나 조언보다는 내담자의 말을 잘 들어주고 위로와 격려를 통한 환대입니다.


들음의 중요성을 절감하기에 실제적으로 청력의 약함은 정말 안타깝고 답답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시력視力과 더불어 청력聽力 역시 영성생활의 절대적 요인입니다. 그러나 마음따라 보는 눈이고 마음따라 듣는 귀이기에 ‘마음의 정화淨化’ 역시 필수적임을 깨닫습니다. 이래야 제대로 잘 보고, 제대로 잘 들을 수 있습니다. 하여 마음의 회개를 그리도 강조하는 것입니다. 다음은 마르타의 회개를 촉구하는 주님의 애정 가득한 말씀입니다.


“마르타야, 마르타야! 너는 많은 일을 염려하고 걱정하는 구나. 그러나 필요한 것은 한 가지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선택하였다. 그리고 그것은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분별의 지혜를 발휘하여 우선 주님의 말씀을 경청함으로 당신을 환대하는 마리아에 대한 칭찬과 더불어 마르타의 회개를 촉구하는 말씀입니다. 식사준비보다 당신의 말씀을 경청하는 환대에 우선 순위를 두라는 것입니다. 이것은 믿는 이들 모두에게 해당되는 참 좋은 몫임을 깨닫습니다. 


말씀을 잘 들어야 순종과 겸손의 덕도 자연스럽게 뒤따릅니다. 하여 구약의 예언자들이 한결같이 강조한 것은 주님의 말씀을 들으라는 것입니다. 우리의 베네딕도 규칙도 ‘들어라, 오, 아들아(Obsculta, o fili)’로 시작됩니다.


주님의 말씀을 들음을 통한 회개요, 회개를 통한 개방의 환대입니다. 아마 마리아 역시 주님의 말씀을 들으며 회개와 더불어 마음을 활짝 열어 주님을 깊이 환대했을 것입니다. 바로 그대로 이 거룩한 미사중, 말씀 전례시 우리의 자세이기도 합니다.


오늘 요나서의 말씀 구조를 통해서도 그대로 입증됩니다.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여 요나는 니네베 성읍 사람들에게 주님의 심판을 선포함으로 이들의 회개를 촉구합니다.


“이제 사십일이 지나면 니네베는 무너진다!”


정작 무서운 것은 외적 어려움이 아니라 죄로 인해 내적으로 무너져 내리는 것입니다. 니네베뿐 아니라 회개하여 죄악에서 돌아서지 않으면 우리 역시 안에서부터 서서히 무너져 내리고 이런 경우 아무도 도울 수 없습니다. 영성생활에서 자기와의 싸움도 결국 무너지지 않기 위함으로 귀결됩니다.


니네베 사람들의 회개가 참 기민합니다. ‘그러자 니네베 사람들이 하느님을 믿었다.’, 짧은 한 마디 말이 이들의 기민한 회개 상태를 요약합니다. 모두가 거족적인 공동회개의 실천으로 마음 활짝 열어 주님을 환대합니다. 이런 니네베 사람들의 회개와 환대에 대한 주님의 응답입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들이 악한 길에서 돌아서는 모습을 보셨다. 그래서 하느님께서는 마음을 돌리시어 그들에게 내리겠다고 말씀하신 그 재앙을 내리지 않으셨다.’


니네베 사람들의 기민한 회개와 환대로 해피엔딩으로 끝나는 오늘 제1독서 요나서입니다. 주님은 개인의 회개와 환대보다 공동체 전체의 회개와 환대를 더욱 기뻐하십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중 당신 말씀을 경청하고 회개를 통해 당신을 환대하는 우리 공동체를 당신 생명과 사랑의 빛으로 가득 채워 주십니다.


“행복하여라,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지키는 사람들!”(루카11,28).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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