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4.25.월요일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                                              1베드5,5ㄴ-14 마르16,15-20ㄴ

 

 

 

복음 선포의 사명

-안으로는 관상의 제자, 밖으로는 활동의 사도-

 

 

 

“행복하여라, 축제의 기쁨을 아는 백성!

주님, 그들은 당신 얼굴 그 빛 속을 걷나이다.”(시편89,16)

 

화답송 세 번째 시편이 은혜롭습니다. 파스카 축제의 기쁨을 아는 우리들은 참 행복한 사람들입니다. 오늘은 성 마르코 복음사가 축일입니다. 해마다 주님 부활 파스카 축제 시기에 맞이하는 축일입니다. 베드로의 제자이면서 한 때는 바오로의 제자이기도 했던 복음사가 마르코 였기에 누구보다 두분으로부터 보고 배운 것도 많았을 것입니다. 

 

최초의 복음서로 알려진 마르코 복음서의 저자이자 초대 알렉산드리아 총대주교로 여겨지는 마르코는 다른 복음사가들처럼 사도에 속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그가 예수님을 개인적으로 알고 있었는지는 확실히 알 수 없으나 예수님 체포에 관해 적을 때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지 않았나 하는 설도 있습니다. 바로 다음 대목입니다.

 

‘몸에 고운 삼베만을 두른 젊은이가 예수를 따라가다가 사람들에게 붙들리게 되었다. 그러자 그는 삼베를 버리고 알몸으로 달아났다.’(마르14,51)

 

전승에 의하면 마르코는 58년-62년 사이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 교회를 설립한 후 초대 주교를 역임하였으며, 65년에서 70년 사이에 주로 베드로 사도의 가르침을 기초로 삼아 로마에서 최초의 마르코 복음서를 기술하였다 합니다. 마르코는 68년경 복음 전파를 막으려는 이교도들에게 끈에 의해 목이 묶여 도시 전체를 끌려다니며 돌팔매질을 당한후 고문 끝에 순교했다 전해 집니다. 

 

이어 마르코는 베네치아의 수호성인이 되었고 베네치아의 깃발은 마르코를 상징하는 앞발로 성서를 잡은 ‘날개 달린 사자’가 그려져있습니다. 오늘 마르코 복음은 거두 절미하고 예수님의 제자들에 대한 복음선포의 사명으로 시작됩니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

 

예외없이 믿는 이들 모두에게 주어지는 예수님의 유언과도 같은 복음선포의 사명입니다. 마르코 복음사가의 행적을 보면 순교하기까지 주님의 명령인 복음선포 사명에 최선을 다했음을 봅니다. 복음선포의 양상은 사람마다 다릅니다. 각자 삶의 자리가 세상의 중심이요 복음선포의 자리임을 봅니다. 그러니 죽으시고 부활하신 파스카의 주님을 증언하는, 날마다 새롭게 파스카의 신비를, 파스카의 기쁨을 살아가는 삶자체보다 더 좋은 복음선포의 삶도 없을 것입니다. 오늘 복음 후반부가 우리에겐 큰 위로와 힘이 됩니다.

 

‘주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신 다음 승천하시어 하느님 오른쪽에 앉으셨다. 제자들을 떠나가서 곳곳에 복음을 선포하였다. 주님께서는 그들과 함께 일하시면서 표징들이 뒤따르게 하시어, 그들이 전하는 말씀을 확증해 주셨다.’

 

여전히 현재진행형의 영원한 진리 말씀입니다. 하느님곁에 계시면서 동시에 우리와 함께 계신 초월超越과 내재內在의 ‘중재자’이자, ‘영원한 현재’이신 파스카 예수님이십니다. 참으로 우리와 늘 함께 하신다는 사실이 큰 위로와 힘이 됩니다. 새삼 늘 함께 하시는 주님이자 스승이시며 영원한 도반이신 주님과 우정을 깊이하는 일이 복음선포의 삶에 얼마나 결정적으로 중요한지 깨닫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을 읽던중 서울대교구 성유 축성 미사시 정순택 대주교님의 강론 머릿기사가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있는 것이 사제들의 첫째 임무”라는 말마디였습니다. 어찌 사제들뿐이겠는지요. 수도자들은 물론이요 믿는 모든 이들의 첫째 임무가 예수님의 제자가 되어 예수님과 함께 하며 날로 우정을 깊이하는 것임을 깨닫습니다. 참으로 주님과 함께 안으로는 제자로, 밖으로는 사도로, 관상과 활동을 동시적으로 살아야 함을 깨닫습니다.

 

오늘 제1독서 베드로 1서 서간에서 베드로 사도가 복음선포의 사명 수행에 앞서 각자 삶의 자리에서 주님의 제자답게 사는 삶이 어떤 것인지 참 좋은 구체적 가르침을 주십니다. 바로 겸손과 깨어 있음과 믿음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겸손의 옷을 입고 서로 대하십시오. 하느님께서는 교만한 자들을 대적하시고 겸손한 이들에게는 은총을 베푸십니다. 자신을 낮추십시오. 때가 되면 그분께서 여러분을 높이실 것입니다.

 

정신을 차리고 깨어 있도록 하십시오. 여러분의 적대자 악마가 으르렁거리는 사자처럼 누구를 삼킬가 하고 찾아 돌아다닙니다. 여러분은 믿음을 굳건히 하여 악마에 대항하십시오. 여러분의 모든 걱정을 그분께 내맡기십시오.

 

여러분이 잠시 고난을 겪고 나면, 모든 은총의 하느님께서, 곧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당신의 영원한 영광에 참여하도록 여러분을 불러 주신 그분께서, 몸소 여러분을 온전하게 하시고 굳세게 하시며 든든하게 하시고 굳건히 세워 주실 것입니다. 그분의 권능은 영원합니다. 은총 안에 굳건히 서 있도록 하십시오.”

 

말씀이 은혜로워 많은 부분을 인용했습니다. 각자 구체적 삶의 자리에서 이렇게 겸손히 깨어 믿음으로 은총안에 굳건히 서서 살아갈 때 이런 삶자체가 참 좋은 복음선포의 삶일 것입니다. 우리의 영원한 도반이신 초월과 내재의 파스카 주님께서 늘 함께 하시며 우리를 도와 주십니다. 

 

주님은 이 거룩한 미사은총으로 우리 모두 ‘당신과 함께’ 안으로는 당신의 ‘관상의 제자’로서, 밖으로는 ‘활동의 사도’로서, 날마다 새롭게 아름다운 복음 선포의 삶을 살게 해 주십니다. 방금 부른 “주님, 당신 자애를 영원히 노래하오리다.”(시편89,1ㄴ) 시편 화답송 후렴을 들으면서, 자주 흥겹게 노래 했던 시인이자 신비가였던 고故 최민순 신부님의 번역이 더 좋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영원토록 노래하리라.”(시편89,1ㄱ).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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